의예과 때 처음, 전공의 수련을 마칠 무렵 두번, 예수원을 다녀 온 맏딸이 그 곳에서 체험한 이야기를 수다를 떨며 늘어놓던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린 일은,1999년 초 한동대학교 김영길 총장 초청으로 솔향기,바다 내음 그윽한 한동대 제1회 학위수여식에 참석하여,두루 마기 입은 키 큰 대천덕 신부(예수원 원장)와 치마저고리 입은 나지막한 그의 부인을 만난 그 날 오찬장 식탁에서의 만남으로 점화 되었다. 그로부터 9년의 세월이 흐른,오색 단풍이 더 아름다운 늦 가을, 2008년10월8일, 2박3일 일정으로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섰다.
청옥산 청정지역을 지나 강원도 태백시에서 강릉 방향 편도 1차로 꼬불 꼬불한 시골길에 들어서니 가을 볕에 타고있눈 고냉지 배추가 부러울만큼 먹음직스럽다.
얼마를 달려 시멘트 다리를 건너니 '예수원가는 길' 안내판이 오른 쪽에 보인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데 부부간으로 보이는 신사 숙녀가 급히 손을 흔들어 차를 세운다.
25년간 예수원에서 생활하는 공동체 가족이라는 설명을 듣고 손잡아 함께 타고 산을 올랐다.
"예수원"은 1965년 강원도 황지(태백시)하사미리 산7번지에 미국에서 온 대천덕(Reuben Archor Torry3세) 성공회 신부(영국에서 발전한 개신교)와 그의 가족외12명이 '크리스챤 공동체와 기독의 집'을 만들기 위해 넓은 바위에 천막을 치고 성령강림절 첫 미사를 드리며 사역을 시작한 이래 어언 43년의 세월이 흘렀다.
1973년 '세례요한의 집'을 세우고,1976년 '삼수령 목장'을 만들며 심혈을 바치던중,2002년 8월6일 별세한 대천덕 신부의 뒷동산 양지 바른 묘지의 묘비명에는,"A Pioneer in the Kingdom of God(하나님 나라의 선구자),1918.1.19-2002.8.6"이란 글귀가 이슬을 함초롬히 먹은채 영롱히 빛나고있다.
미망인 현재인(Jane Mebone Grey Torrey)은 노스케롤라이나 데이비슨 출신으로 '퀸즈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1948년 대신부와 결혼하여 예수원 사역에 한 평생 헌신하고있다.
가족은 열네살 때 예수원에 온 맏 아들 벤 토레이,그와 열세 살 아래인 입양한 딸 옌시, 그리고 옌시 보다 세살 어린,이곳에서 태어 난 딸 버니등 1남2녀가 있다.
에수원 건물은 나사렛대예배실,가버나움 공부 방,숙소동 여러채,소 기도실,도서실,선물의 집등 서양식 냄새가 풍기는데 지붕 위에는 길다란 갈대숲을 엮어 얹어 저으기 이채롭다.
예수원 일과를 살펴 보면,
05:30 ,고요를 깨트리는 종 소리에 잠에서 일어 난다.
06:00 ,아침 삼종(Morning Angelus)이 5분간 세번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조도(Morning Service)',기도하며 아침예배를 드린다.
07:20 ,정성껏 준비한 아침을 먹는다.
08:00 ,모든 방문객들은 밭에 나가 고추를 따고,채소를 가꾸며,정원의 낙엽을 쓸고 벌통을 보살피는등 노동을한다.
11:50 ,노동을 멈추고 대예배실에 모인다.
12:00 ,점심 삼종(Mid Day Angelus)이 5분간 세번 울리면,
'대도(Intercessions)',낮 예배를 경건하게 드린다.
12:40 ,점심을 맛있고 즐겁게 먹는다.
13:00 ,대 침묵(Hour of Silence),오후 2시까지 하던 일을 멈추고 묵상 기도를 드린다.
14:00 ,정해진 일터로 나가 노동을 즐긴다."노동은 기도,기도는 노동"이라는 이념을 실천한다.
17:40 ,일터에서 예배실로 돌아 온다.
18:00 ,저녁 삼종(Evening Angelus)이 5분간 세번 울리면,식탁에 모여 앉아 저녁을 먹는다.
19:00 ,저녁 예배를 위한 찬송을 뜨겁게 부른다.
19:30 ,'만도(Evening Service)',저녁 예베는 주로 '성령 강해'를 통해 영성 훈련에 주력한다.
21:00-22:00 ,소침묵(The Lesser Silence),조용히 묵상 기도를 드린다.
22:00-다음 날 06:00까지,
대침묵(The Great Silence),하던 일을 멈추고 하나님께 몸과 마음을 드리며, 가난하고 억압 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조용히 잠자리에 든다.
예수원은 수도원에 버금가는 엄격한 규율을 요구하며 다음 사항을 엄격히 금한다.
음주 및 흡연(위반하면 즉시 퇴소)
분쟁, 마을 출입, 남녀간 이성 교제
노출이 심한 옷,맨 발 ,반 바지,트레인닝 복
휴대전화(입소시 맡김)
자동차 운행(입소시 열쇄 맡김)
사진 촬영
기타 공동생활에 장애가 되는 일등
방문객의 숙식은 예수원에서 제공하며 자원하는 사람은 형편에 따라 헌금 한다.
식수원 보호를 위해 샴푸,린스는 안되고 비누만 쓸수있으며,2박3일간 샤워도 참아야 한다.
또한 야외 기도처는 낮에는 공동으로 사용하지만, 밤에는 남녀 따로 구별된 장소에서 기도한다.
소 기도실은 24시간 침묵 기도 장소로 사용하며,
도서실은 도서 열람은 가능하나 대여는 불가하다.
선물의 집에서는 책,십자가 , 카드,도자기 작품,기도용 의자등을 살수있으며,
tea room에는 이용 시간 내 언제든지 값 없이 마음껏 마실수있는 커피와 음료가 준비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