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소 책을 읽고 나면 기록을 하는 습관이 있다.
2022년도 나의 72번째 책은 김지혜 작가의 ‘책들의 부엌’이었다.
이 책은 마치 나의 꿈을 들여다 본 작가가 나의 미래의 이야기를 책으로 쓴 줄 알았다.
내가 꿈꾸는 장래희망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현재 세컨 하우스로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작은 집을 렌트하여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다.
아스팔트 위의 아파트에서의 삶에 염증을 느껴 자녀들에게는 시골 생활을 경험시켜주고자 흙을 밟을 수 있는 시골집을 발품을 팔며 한참이나 알아보고 다녔다.
그리하여 멀지 않는 20분 거리의 구례 산동에 작고 오래된 시골집을 연세로 얻을 수 있었다.
연세란 1년에 얼마를 지불하고 없어지는 돈을 말한다.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는 아주 부끄럽기에 그냥 넘어간다.
그리하여 주중에는 아파트에서 살고 주말에는 시골집에서 살아오고 있다.
그러다가 우리의 주말 삶이 너무 좋아 아내와 나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바로 이곳에 시골 책방을 여는 것이다.
나는 특히 책을 좋아하여 책을 사서 읽고 그 책을 차곡차곡 모으는 취미가 있다.
현재 아파트 공간은 책들로 비좁아 자꾸 시골집으로 책들을 이사시키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골집 방에는 책들로 점점 채워지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자연스럽게 책방이 되어버리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방문하여 책을 빌려 마당에서, 산책로에서, 나무 그늘 밑에서, 계곡에서 독서를 하는 것을 꿈꾼다.
너무 멋지지 않는가?
그러다가 책을 사가면 좋고 아니어도 좋고.
도시 속 찌든 삶에 지친 이들을 위한 시골 한적한 책방에서의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고 싶다.
나는 커피에 관심이 많고 아내는 제빵에 관심이 많으니 책을 읽는 이들에게 커피도 내어드리고 빵도 내어드리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시골밥상에 시골집에서 하룻밤 주무시고 갈 수 있는 공간과 시간도 내어드리고...
이 책에서는 내가 평소 꿈꾸던 그런 힐링의 시간과 다양한 삶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물론 나에겐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현재 지내고 있는 집을 구매하기가 많이 벅차다.
가격이 비싸고 돈이 없다.
꿈만 있다.
그러나 누군가 그랬던가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그래서 간절히 원하고만 있다.
정말 원하면 이루어지겠지...
이 책은 잠시나마 내가 꿈꾸었던 나중의 삶이 내 눈앞에 당겨와져 이루어지는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고 신기하기만 하였다.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누군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고 이를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에는 추워서 시골집에 자주 가지를 못하지만 날이 조금 풀리면 자녀들과 주말마다 시골집에 가야겠다.
가면 자녀들과는 산책도 하고 냇가에 나가 수생생물 관찰도 하고 아내와는 커피도 내리고 음악도 들어야겠다.
혹시 구례 산동 대음을 지나가시다가 마당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우리를 만나면 주저하지 마시고 들어오시어 함께 커피 한 잔 나누기를 바란다.
#그냥에세이, #책들의부엌, #구례산동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