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7 주일설교
전도를 잘하는 세 가지 비결
사도행전 18:1~5
지난주에 우리는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명씩 전도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기도는 그렇게 하면서도 누구나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차라리 돈을 좀 내라면 돈을 구해보겠는데 사람을 전도하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쉽지 않은 전도, 하지만 꼭 해야 하는 전도를 위해 뭐 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그런데 다행히 오늘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에서 전도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잘 말씀해 주십니다. 함께 성경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사도 바울은 아테네에서 언변과 실력을 발휘했지만 전도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결국 아테네를 떠났습니다. 다른 도시에서는 항상 박해와 생명의 위협을 피해서 떠났지만 여기서는 더 듣고 싶다는 사람들을 두고 스스로 떠났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복음 전도는 말을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 말하면 말을 유창하게 못 한다고 전도를 못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됩니다. 이 말을 들으니 용기가 생기지요?
바울은 아테네를 떠나 고린도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바울은 아테네에서 실라와 디모데를 만나기로 했는데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혼자서 아테네를 떠났습니다. 5절에 보면 실라와 디모데는 고린도에서 바울을 만났습니다.
아테네를 떠나면서 바울은 전도의 원칙을 정리했습니다.
첫째, 고린도전서 1~2장에 나타나 있는 대로 바울은 언변과 실력으로 예수님을 증명하는 것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바울은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기로 결심했습니다.
둘째, 믿음 없는 사람들이 우상을 숭배하는 것을 보더라도 화가 나서 홧김에 전도하는 것도 당연히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아직 실라와 디모데는 오지 않아서 바울은 혼자였고, 또 아테네에서 실패한 경험도 있어서 바울에게 격려와 위로가 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하나님은 뜻밖의 선물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란 물건이 아니고 사람이었는데 그들은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입니다. 그렇게 만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는 바울의 평생 동지가 되었습니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는 원래 본도 출신의 유대인입니다. 본도는 오늘날로 말하면 튀르키예 북쪽 흑해 연안 지역입니다. 이 부부는 사업을 하려고 제국의 수도 로마에 가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AD 49년에 당시 황제 클라우디오스(Κλαύδιος)가 로마에 사는 유대인들은 로마를 떠나라고 명령했습니다. 황제가 모든 유대인에게 추방령을 내린 사연은 이렇습니다. 역사가(歷史家) 수에토니우스(Suetonius)의 책에 보면 당시 로마에 살던 유대인 사회가 크레스투스라는 사람의 선동 때문에 계속해서 폭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크레스투스는 누구일까요? 어떤 사람은 수에토니우스(Suetonius)가 말하는 크레스투스가 크리스토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토스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바울의 전도 현장에서도 여러 번 보았듯이 유대인들은 예수님 믿는 유대인들을 미워해서 자꾸만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그 메시아이다, 즉 “예수가 크리스토스(그리스도)이다.”라고 전하는 것은 유대인의 처지에서 생각하면 선동입니다. 수에토니우스(Suetonius)가 유대인들에게서 말을 들었다면 크리스토스의 선동 때문에 폭동이 일어났다고 묘사할 수 있습니다.
로마에서 고린도까지는 직선거리 1200킬로입니다. 중국 북경에서 일본 동경까지 가는 거리보다 더 멉니다. 황제의 추방령 때문에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멀고 먼 고린도로 왔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바울은 아테네에서 고린도에 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이 하나 발견하는데 2절 끝에 있는 “새로 온지라”입니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는 새로운 터전을 찾아서 이제 막 고린도에 왔습니다. 이들에게는 자기를 받아주는 친구도 필요하고 새로 사업을 펼칠 동지도 필요했습니다.
어찌어찌하여 이 사실을 알게 된 바울은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에게로 갔습니다. 여기서 “가매(προσέρχομαι)”는 가까이 다가갔다는 뜻입니다. 친하게 지내기 위해 접근한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효과적인 전도의 비결 하나를 배웁니다. 전도는 새로 와서 정착하는 사람, 도움과 안내가 필요한 사람에게 다가갈 때 효과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어느 사회이든 먼저 자리를 잡고 사는 사람은 새로 온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 귀농하는 사람이 많이 생겼는데 귀농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시골 노인들의 텃세라고 합니다. 수돗물도 안 주고, 길도 틀어막고, 심한 경우 밤에 몰래 와서 농작물을 훼손하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이런 텃세와 괴롭힘이 아니어도 새로 온 사람이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에게 어떤 가치체계를 바꾸려고 하면 일단 거부하고 봅니다. 이럴 때 사용하는 속담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입니다. 그런 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어떤 모임에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사람들은 동질감을 느끼고 친구가 됩니다. 학교나 군대에서도 동기는 곧 친구가 됩니다. 직장에서도 입사 동기는 친구가 됩니다. 또 며칠 먼저 들어온 사람은 후임의 안내자가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떤 사람과 친해지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박힌 돌보다 굴러온 돌, 아직 자리를 잡지 않은 돌에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울은 며칠 먼저 고린도에 도착했지만 새로 도착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알게 되었고 친근하게 다가갔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발견하는 전도의 중요한 원리는 새로 온 사람은 하나님이 나에게 보내어 주신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기존의 장소에서는 복음을 받기 어렵던 사람을 새로운 곳에 보내어 나를 통해 복음을 받게 하려고 그 사람을 강권적으로 옮기신 것은 하나님의 계획입니다. 그런 하나님의 계획을 모르고 무심하게 지나가면 하나님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저는 축구 경기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축구 경기에서 정말 답답한 장면은 우리 편 선수가 멋지게 패스해 준 공을 놓쳐서 상대편이 낚아채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자칫하면 역습을 당해 실점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축구 선수를 마구 달리면 안 되고 공의 움직임을 잘 보며 달려야 합니다.
그와 똑같은 일이 영적인 생활에서도 일어납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전도하라고 좋은 사람을 패스해 주셨는데 내가 무관심해서 보지 못하고 놓치면 재빨리 사탄이 그 사람을 낚아채 갑니다. 그 얼마나 답답한 일입니까?
다행히 사도 바울은 그들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클라디오스 황제를 시켜서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를 Achaia(아가야)의 고린도까지 Long-Pass해 주셨을 때 바울이 정확히 트래핑(trapping)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도 하나님이 여러분에게 보내시는 패스를 놓치지 말고 잘 트래핑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전도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전도에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본문에는 또 하나의 비결이 나와 있는데 3절에 나오는 “생업이 같으므로(ὁμότεχνος 호모-테크노스)”라는 표현입니다. 여기서 생업은 원래 기술(테크노)이라는 뜻이며 벌어 먹고사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함께 살며”라는 말은 한집에 살았다는 말이 아니라 같이 머물렀다는 뜻입니다. 아마 같은 공장에서 같이 일한 것 같습니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는 당시 천막 사업가였고 바울은 대학자이고 또 선교사입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아무리 학자여도 기술을 하나씩 배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선교사인 동시에 천막 기술자였습니다. 그래서 선교하면서도 때로 천막을 만들어 선교비를 마련했을 것입니다.
사람은 같은 직업, 같은 취미를 가지면 금방 친해집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운동장에서 만난 사람은 다 친구가 됩니다. 주말농장 하는 사람은 텃밭에서 만나면 다 친구가 됩니다. 저는 목사라서 목사들은 모두 친구입니다. 교수들은 교수끼리, 기업가는 기업가끼리, 골목길 사장들은 그 사장들끼리 금방 친해집니다. 그러므로 만나기 어려운 사람에게 접근하기보다는 쉽게 만나고 친해지기 쉬운 사람, 그 사람이 여러분이 전도할 대상입니다.
이 말을 들을 때에 여러분 마음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사람, 내가 가까이 가더라도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접근하는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 같이 일하다 보면 저절로 대화하게 되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에게 예수님의 십자가의 구원과 부활과 천국의 소망을 말해주시면 됩니다. 바로 이것이 전도의 두 번째 비결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사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선한 일에는 동역자, 동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일을 하지 않아도 옆에서 마음으로 응원하고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납니다. 4절에 보면 바울이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강론하고 유대인과 헬라인들을 권면했습니다. 그리고 5절을 보면 마케도니아에 있던 실라와 디모데가 고린도에 도착하자 바울에게 변화가 생겼습니다.
원래 바울은 성격이 적극적이고 혼자서도 뭐든지 잘합니다. 하지만 그런 바울도 동역자, 동지들이 오니 힘이 났습니다. 그리고, 원래도 성령과 말씀에 사로잡힌 바울이지만 더욱 하나님의 말씀에 붙잡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밝히 증언했습니다.
우리가 늘 맛있는 것을 먹어도 더 맛있는 음식이 있듯이 늘 은혜가 충만한 바울도 동지들이 오자 더 은혜가 충만해졌습니다. 그러므로 전도할 때는 목사님 혼자서 하라고 하지 말고 옆에 교인들이 서 있어 주어야 합니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힘이 됩니다.
여러분도 전도하러 갈 때에도 혼자 가기보다 가족이나 교인을 데리고 가시기 바랍니다. 또 같이 가자는 요청을 받으면 바빠도 거절하지 말고 동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드린 말씀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전도의 첫 번째 비결: 새로 온 사람 혹은 동기들을 놓치지 말고 전도하라는 것이 좋습니다.
전도의 두 번째 비결: 같은 업종, 같은 기술, 같은 취미 등 친해지기 쉬운 사람을 향해 전도하라는 것이 좋습니다.
전도의 세 번째 비결: 전도하러 혼자 자지 말고 함께 가고, 동행을 부탁받으면 거절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비결을 잘 활용해서 전에는 전도에 실패했더라도 올해는 반드시 성공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