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달을 보내고 섣달을 맞으며 2022년 12월 22일 오늘은 동지(冬至)다 북한에서 선점해버린 좋은 뜻의 뜻을 같이하는 동지가 아니고 소설 대설 다 지나 앞으로 소한 대한 등 맹추위를 떨치는 본격적인 겨울철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음력 11월달에 들어서 11월을 동짓달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동짓날부터 지겹도록 기나긴 밤은 차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동짓날을 작은설이라고 하였으며 새해가 시작되는 날로 여겼다 떡국대신 팥죽을 끓여먹는 습속이 있다 팥죽은 처용설화에서 비롯한 고유음식문화인데 역신을 막기 위해 그의 얼굴을 그려 대문에 붙이거나 얼굴빛과 닮은 붉은 팥죽을 쑤어 먹던 것이 천년이 지난 지금도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어느 한 아들이 죽어서 역병 귀신이 되자, 그 아들의 아버지가 아들이 생전에 팥죽을 싫어했으니 문 앞에 팥죽을 뿌리라고 조언해서 귀신을 쫓아낸 이야기가 있기도 하다 음력 11월10일이 채 못 되어 드는 동지를 애동지라했다 그래서 윤달이 들어있는 해는 무조건 다 애동지라고 할수 있다 애동지에는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은 보통 팥죽 대신 팥시루떡을 해 먹는다 음력 동짓달 중순에 드는 동지를 중동지 또는 그냥 동지라 하고 음력 11월20일이 지나서 드는 동지를 노동지라 한다 금년도는 음력 11월29일 그믐날이다 그래서 노동지라 할수 있다 페북의 화륜목사님 말씀을 빌리면 로마애들은 태양을 미트라라는 이름으로 신격화했고 로마군대의 수호신이기도 했기 때문에 동지축제를 가장 큰축제로 여겼으며 예수탄생일을 동지축제에 맞추어 만들었다고 한다 오늘날은 동짓날이 되면 보통 붉은단팥죽을 끓여먹는데 옛날처럼 문앞에 뿌려 역신을 쫒아내는 의식은 하지 않는다 무당들이 귀신을 쫒을 때 팥을 뿌리는 행위는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 아마도 소금보다는 팥이 신빨이 더 쎈 모양이다 옛날 우리조상님들은 단팥죽이 아니라 그냥 쌀이 들어가거나 칼국수가 들어가거나 밤이 들어가거나 찹살로 빗은 새알이 들어간 팥죽을 먹는데 각 집집마다 다 달랐다고 하며 팥은 달지 않기 때문에 소금간을 해서 배추김치나 동치미를 곁들여 식사대신 먹던 음식이었다고 한다 이런 우리 고유의 음식이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일본인들의 팥죽인 설탕을 넣은 단팥죽이 들어오면서 음식문화도 일본인들을 따라 단팥죽으로 변해서 해방이 된지 77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우리의 입맛을 못찾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오늘밤이 지나면 12월23일 음력으로는 동짓달이 지나서 섣달로 들어가는 새달 새날이 시작되는 날이다 나는 달지 않은 전통음식인 짭짤한 새알팥죽을 동치미와 백김치를 곁들여 먹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내복에 그게 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한치한하는 심정으로 달달한 비비빅이라도 먹으며 일제의 뿌리를 언제쯤 말끔히 지우고 홍익인간 재세이화의 세상이 되려나 오만가지 걱정을 지고 밤은 깊어간다 잠시 후면 해와 달이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날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안과병원 진료는 수술한 눈알이 제대로 제 시력을 찾아가고 있으니 걱정말라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들의 삶도 우리들의 생각도 우리들의 교육도 우리들의 역사도 우리들의 지리도 우리들의 환경도 되먹지 못한 우리들의 정치도 종교도 잘못 설정된 모든 것들이 무간지옥으로 쳐박히기 전에 모두모두 그날이 그날이 되지 않고 새롭게 깨어나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믐을 보내며 초하루를 맞는다 2022. 12. 22(목) 행신동에서 자하 신경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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