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보다 귀한 말씀 / 창 32:9-11, 20-32, 막 7:1-14
오늘은 총회에서 제정한 남신도주일이다. 우리 교회는 남자 성도들은 있지만 여신도처럼 하나의 조직은 만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총회에서 보내온 총회장 남신도주일 설교문을 만저 읽어드린 다음, 마가복음의 본문 말씀을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총회장 설교문은 오늘 구약 본문인 창 32:9-11, 20-32절이다. 제목은 ‘네 고향으로 돌아가라’이다.
1.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희년이 은총이 삼천리 금수강산에 사는 칠천만 겨레와 땅끝까지 이르러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택함받은 남신도회 회원님들 위에 넘치기를 축원한다. 오늘은 총회가 제정한 남신도회 주일이다. 우리 교단 남신도회 회원들은 안으로는 주님의 몸된 교회의 성장을 위해 헌신 봉사하고 밖으로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소금과 빛의 직분을 잘 감당하여 왔다. 남신도회원들의 이같은 발걸음은 한국교회가 선포한 희년정신과 희년의 삶에도 일치하는 것이다.
2. 지금으로부터 7년전 1988년 2월 2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회에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통하여 올해를 민족통일희년으로 선포하였다. 곧 우리 민족이 해방되고 곧바로 분단 된지 50년째 되는 이 해를 희년으로 선포한 것이다. 구약 레위기와 신약 누가복음에 나타난 희년의 정신과 뜻은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원상회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나님의 창조하신 원래의 아름답고 조화로운 기쁨이 충만한 세계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억압과 노예 이전의 자유와 해방의 땅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불의와 불평등 이전의 정의와 평등의 땅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에덴동산 바깥의 가시와 엉겅퀴, 죽음과 죄악의 땅에서 이제 생명과 샬롬의 에덴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3. 오늘 본문 창세기 야곱에 관한 말씀은 오늘 우리 시대 우리 신앙의 후손들이, 우리 교회가 우리 남신도회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근본적인 자세를 예시해 주고 있다. 오늘 본문 9절 말씀을 보라. ‘야곱이 또 이르되, 내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 내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전에 내게 명하시기를 네 고향,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네게 은혜를 베풀리라 하셨나이다.’ 야곱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고향 원래의 땅으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가 있다. 수십년 동안 쌓여온 형과의 갈등과 대립관계가 풀어지지 않고서는, 화해되지 않고서는 안된다. 야곱은 얍복강가에서 모든 고리와 매듭을 푸시는 하나님의 허리춤을 잡고 씨름하며 밤을 새며 허벅지 관절이 어긋나도록 기도하였다. 결국 그는 응답을 받았고 브니엘의 태양이 그가 가는 앞길을 원래의 땅으로 가는 그 길을 비추고 있었다.
4. 야곱은 우리와 같은 남신도이다. 하나님을 믿는 신실한 신도였다. 지금 우리는 야곱처럼 역사의 얍복강가에 서 있다. 시대적 분기점에 직면해 있다. 시대의 얍복강 저 너머에는 화해되어야 하고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원래의 땅으로 되돌아가 기쁨의 해를 맞이하느냐, 지나온 역사의 갈등과 분열의 악순환에 말려들어 슬픔의 해로 계속되느냐, 우리는 지금 시대의 기로에 서 있다. 지금까지 인간들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원래의 땅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탕자처럼 이방의 땅에서 원고향을 잊고 살았다. 인간은 뺌이 하는데로 내버려 두었다. 뱀이 장조질서를 교란하여 온 피조물이 신음할 때도 우리는 무관심했다. 뱀이 하나님의 형상을 망가뜨리고 인간성을 말살시킬 때도 침묵하였다. 뱀이 우리 민족과 사회 곳곳에서 히틀러를 심고 증오와 미움의 38선을 긋고 돌아다닐 때에도 지난 50년 동안 우리 민족은 너무도 무기력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1988년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통하여 분단과 증오의 죄책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희년선언을 기점으로하여 우리는 더 이상 갈등과 대립의 가시덩쿨과 엉겅퀴, 죽음과 비참의 땅으로 인도하는 뱀이 하는데로 내버려 두지 아니하고 뱀의 머리를 짓부수고 네 원래의 땅으로 돌아가라 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우리 한국교회는 민족과 사회 현실 속에서 되돌아가는 여정 속에 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얍복강에 도달하였다.
5. 역사의 얍복강가에 서 있는 우리 남신도회 회원들은 첫째, 하나님의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어둔 밤이 새도록 남신도 야곱과 같이 기도해야 하겠다. 저는 우리 교단 여신도회 사회위원회와 총회 교회와 사회위원회가 공동으로 전개하는 생명회복운동 포스터에서 지구가 두 손을 가리고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 지구는 지금 공해, 오염, 오존층 파괴, 온난화 현상으로 심각한 생태적 위기를 겪고 있어 멸망의 경고음을 계속 인류에게 보내고 있다. 온 피조물이 신음하고 있다. 우리는 돌아가야 한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신 원래의 창조하신 조화와 생명의 땅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바로 시작하는 때이며, 가장 빠른 때이다. 이제 우리는 창조질서 회복의 땅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생명존중의 땅으로 발걸음을 되돌이키기 위하여, 생명희년을 성취하기 위하여 온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바쳐 씨름하는 기도를 해야 하겠다.
6. 우리는 역사의 얍복강가에서 둘째, 하나님이 형상을 회복하는 일에 야곱과 같이 허벅지 관절이 어긋나는 아픔을 감수하면서 씨름하는 기도를 계속해야 하겠다. 오늘날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은 더 이상 그럴 수 없이 죄악의 땅에서 헤메고 있다. 오늘의 문명은 하나님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탕자문명으로 가고 있다. 탐욕주의, 이기주의, 쾌락주의, 물질주의, 세속주의, 무신주의, 편의주의, 등 각종 우상들은 인간 속에 하나님의 형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그 위에 악의 악마적 제국을 세우고 있다. 인간의 인간성은 자연 이상으로 파괴되어 가고 있다. 한국기독교도 60-70년대의 성장기를 지나 80년대의 완만한 상승곡선과 함께 90년대의 정체기에 접어 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천년에는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 분명하다.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것은 원래의 땅이 아니다. 모든 우리 인간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존재이다. 우리 모든 인간은 하나님이 지으신 하나님 형상의 원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주께서 이 땅에 오신지 2천년이 되는 때에는 복음이 땅끝까지 전해져야 한다. 우리는 이제 하나님의 형상 회복을 위해서, 인간의 인간성 회복을 위해서, 복음의 희년 성취를 위해서 또한 씨름하는 기도를 해야 하겠다.
7. 역사의 얍복강가에 서있는 우리는 셋째,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야곱과 같이 씨름하면서 기도하자. 지금까지 우리는 민족에게 원죄와 같은 분단 때문에 심한 고통을 받아왔다. 주의와 이념이 무엇이기에, 그 이념 때문에 우리 민족은 서로 죽고 죽이며 서로 미워하고 더 미워하며 반세기를 지내왔다. 우리 민족은 슬기로운 민족인데 이렇게 아직 둘로 나뉘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원래 모습이 아니었다. 우리는 예로부터 흰옷을 좋아하고 평화를 사랑한 민족이다. 이제 우리는 이렇게 있을 때가 아니다. 이제 한 민족 한 나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제 우리 남신도들은 야곱과 같이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칠천만 겨레가 하나가 되도록 역사의 어둔 밤이 새도록 온갖 희생을 감수하며 화해와 일치의 씨름하는 기도를 드리자. 우리가 얍복강가에서 생명희년, 복음희년, 통일희년 성취를 위해 기도할 때 우리는 흩어져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기도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야 한다. 이제 한국교회는 교리주의 교파주의 교권주의 교세주의 개교회주의를 떠나 거시적이고 대국적인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와 연합을 이루어야 한다. 한민족 한교회를 이루어야 한다. 교회일치의 희년이 있을 때 우리는 그 기쁨의 에너지로 통일희년 생명희년 복음희년을 향해 더욱 힘있게 기도할 수 있게 된다.
8.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심지 않은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데서 모으시는 분이 아니다. 우리가 씨름하는 기도의 씨앗을 심지 않았는데 그냥 희년을 자동적으로 주시지 않는다. 우리의 눈물과 땀의 기도의 씨앗을 보시고 우리의 정성과 기도를 5병2어로 삼으시어 역사속에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이 바로 우리가 믿는 은혜로우신 하나님이시다. 올해 이 희년선포의 해에 우리 남신도 회원들이 더욱 하나가 되어 기장의 지체로서 한국교회의 지체로서 칠천만 겨레의 일원으로서 더욱 하나가 되어 복음희년과 생명희년 그리고 통일희년 성취를 위하여 최선을 다해 씨름하는 기도를 계속하자. 고향으로 돌아가라 하시는 주님의 명령을 받들어 하나님 창조하신 원래의 조화와 통일의 세계 회복을 위해 더욱 전진하여 기도에 힘쓰자. 역사의 주 하나님께서는 그 밝은 얼굴을 우리에게 돌리시어 칠천만 겨레 위에 삼천리 금수강산 방방곡곡에 희년의 태양 브니엘의 태양을 비추어 주실 것이다. 마침내 우리는 본문 9절의 말씀 ‘내가 네게 은혜를 베풀리라’ 약속하신 대로 우리 모두는 희년의 은총을 누리며 기뻐하고 기뻐하게 될 것이다.
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희년의 은총이 한국기독교장로회와 지체인 남신도회 전국연합회 위에 더욱 충만하길 축원한다.
이상이 총회장 설교문이다. 앞으로 우리 교회도 남신도 모임을 예수 사랑 안에서 친목형식으로라도 모였으면 한다. 오늘 마가복음 내용을 간단히 말씀드리겠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지방에서 전도하실 때에 예루살렘으로부터 바리새인들과 서기관 중 몇사람이 예수님이 계신 곳을 찾아 왔다. 그들이 예수님을 찾아온 목적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섬기고 자기의 죄를 회개할 아름다운 목적에서가 아니라 예수님에게서 흠을 잡아 괴롭히려는 악한 마음을 품고 백리, 2백리의 길을 찾아 왔다. 마침 식사 때가 되었는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었다. 이 광경을 본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이것을 트집잡아 예수님께 물었다.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장로들의 전통을 준행하지 아니하고 부정한 손으로 떡을 먹나이까?’ 예수님이 대답하시기를 ‘옛날 이사야 선지자가 하신 말씀이 옳다. 너희가 입술로는 하나님을 잘 믿는다고 하나 마음은 하나님을 거역하여 멀리 있구나. 그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섬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교훈만을 따라서 섬기는 고로 하나님에게서는 탈선하였구나’ 하시고 예를 들어 말씀하신다. ‘모세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또 부모를 훼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으리라고 말씀하셨는데 너희는 말하기를 내가 부모님에게 드려야 할 것을 하나님께 바쳤으니까 부모님은 공경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구나. 그러나 너희 장로들의 교훈이 살아계신 부모님께 불효하도록 만들었고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배반하도록 만들었으니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하지 않고 사람의 교훈을 앞세우는 것이 탈선이다’라는 말씀이 오늘의 본문이다.
우리는 캄캄한 밤과 같은 죄악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데 무엇을 빛으로 삼고 살아야 하나? 사람의 유전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말씀인가? 옛사람들의 교훈은 대단히 중요하다. 5천년 전부터 사람들이 이런 일을 만나고 저런 일을 만나고 부딪히면서 경험을 쌓은 옛사람들의 교훈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데에 대단히 요긴하다. ‘이런 일을 만났을 때에 이렇게 하면 되었고 저렇게 했더니 실패했다’는 옛사람의 경험적 교훈은 대단히 좋다. 그러므로 유전을 따라서 사는 것은 어두운 세상에 등불을 든 것처럼 좋은 것이다. 세상 풍습, 과학문명, 세상의 법 등은 우리가 살기에 편리한 점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들은 우리의 신앙생활의 표준은 아니다. 우리의 생명을 구원하지는 못한다. 우리의 생명이 살고 영혼이 사는 것은 옛사람이 유전이나 교훈에 있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만 있다. 우리나라 전설에 의하면 사람은 곰의 자손이다. 그런가? 과학으로 보면 사람의 조상은 원숭이이다. 사실인가? 그렇지 않다. 사람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 우리는 하나님이 자녀들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아멘으로 받고 순종하면서 옛사람이 경험한 교훈과 유전을 참고로 삼아야 한다. 그러면 풍성한 삶이 있고 하늘의 평안이 있다. 우리 모든 성도들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죄악을 끊어버리고 믿음을 지켜 맡은 직분에에 충성하는 천국시민이 되기를 바란다. (1995-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