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노트는
1996년도부터 미얀마에서 한국인 수행자들과 마하시 선원장과의 수행면담을 기록한 내용이고
참고는 수행자를 위한 묘원 원장스님의 글입니다
2500년 전 붓다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위빠사나 수행이 한국에는 1988년 북한산 승가사에서 미얀마 마하시 명상원의 스님에 의해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그 뒤 한국스님께서 미얀마 마하시 명상원에 가서 수행을 배운 뒤에 한국에 보급하셨습니다.
저는 이렇게 전해진 위빠사나 수행을 배우다가 1996년에 미얀마 마하시 명상원에 가서 본격적인 수행을 시작했습니다. 1996년 비구계를 받고 안거를 보내면서 스승과 수행자들이 대담한 짧은 내용의 글을 2005년에 “보니 거기 세상이 있다”라는 책으로 출판하였습니다. 이때 수행자들이 스승과 어떤 대화를 나누면서 수행을 하는 지를 밝혔습니다.
이제 1997년부터 미얀마 스승과 한국인 수행자들이 면담한 내용을 다시 밝히고자 합니다. 미얀마에서 수행을 시작한지 10년 만에 “보니 거기 세상이 있다”를 공개했습니다. 다시 10년 만에 그 후속편으로 “수행노트”라는 제목으로 그 이후에 기록한 내용을 발표합니다. 수행노트의 기록이 방대해서 오래 동안 연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발표는 특별한 의미를 두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수행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합니다. 수행을 하면서 면담한 내용을 기록했지만 그 후에 읽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저도 배움을 얻고자 합니다.
20년 전의 기록을 공개하면서 스승의 말씀이나 질문자의 말이 요약되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보완해서 내용을 충실하게 하겠습니다. 또 스승의 답변이 간략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참고” 항을 만들어 보충설명을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미얀마 스승의 말씀은 항상 간략합니다. 많은 수행자들을 지도해야 하는 탓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략함에도 핵심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새겨서 들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법문으로 길게 답변을 할 때도 있습니다.
스승의 말씀은 통역을 통해서 나온 말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도 감안하고 들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세세한 부분은 통역이 완전하게 아는 것이 아니라서 다소는 왜곡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통역하는 개인의 언어의 습성으로 인해서 생기는 단어에 매달려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말의 뜻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입니다.
“수행노트” 이다보니 제 개인적인 견해도 상당부분 기록되었습니다. 제가 쓴 글의 양이 너무 많은 경우도 있어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행자들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이면 양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미얀마에서 수행을 하는 동안 일곱 분의 스승을 모시고 수행을 했습니다. 마하시에서 네 분의 스승에게 사념처 수행에 대한 지도를 받았습니다. 쉐우민에서 두 분의 스승에게 마음과 느낌을 알아차리는 수행지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쉐민모의 한 분의 스승으로부터 12연기를 배웠습니다. 이처럼 위대한 스승들에게 고루 배우게 된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인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기록을 더 밝히고자 합니다. 이 기록을 공개하면서 혹시 스승님들께 허물이 되지 않을까하여 스승의 존함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또 한국인 수행자들의 이름도 밝히지 않습니다.
여기 발표하는 스승의 말씀이 모든 수행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 특정한 수행자에게만 적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수행자의 상태가 동일하지 않고 근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내용은 참고사항으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가령 같은 대상에 대해서도 부족하면 채워야 하고 많으면 빼야 합니다. 이점을 이해하시고 어떤 부분에서는 선별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또 질문자도 초보수행자와 지혜가 난 수행자가 있으므로 질문의 내용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수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행에 대한 방법은 총론이 있고 각론이 있습니다. 총론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각론은 수행자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되어야 할 내용입니다. 각론은 직접 배우는 스승이 적절하게 선택하여 지도합니다. 그래서 직접 배우는 스승이 없으면 잘못된 길로 갈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르침을 주신 여러 스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의 은혜는 이 글을 통해서 지혜를 얻는 것으로 갚겠습니다. 그리고 스승님의 말씀은 통역의 말입니다. 통역이 없으면 이런 공부를 할 수 없습니다. 통역을 해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의식의 수준이 다른 사람들끼리 하는 말을 전한다는 것은 간단치 않습니다. 수행에서 통역의 역할에 따라 검은 것이 흰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행에 대한 기록은 이런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수행자의 질문은 간략하게 요약하였습니다. 사실 수행자가 제대로된 질문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릅니다. 설령 자신의 체험을 말한다고 해도 정신세계에 관한 것은 명쾌하게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행자의 질문은 항상 군더더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통역과 스승이 적절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바른 면담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제가 적은 참고사항은 단지 참고일 뿐이지 스승의 말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하시 방식은 매우 강력하여 빠른 시일 안에 도과를 성취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다만 수행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것을 말하고자 함입니다. 저는 수행의 다양성을 밝히려는 뜻으로 참고사항을 적습니다. 수행을 하면 반드시 장애가 생기고 이때 자기가 아는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장애를 뚫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조금이나마 수행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 상좌불교 한국명상원 원자 묘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