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

경주 봉황대는 신라 천년의 향기가 면면히 흐르는 경주시가지 150여 고분 중에서도 가장 높은 능으로 고분공원의 중심에 우뚝 서 있다. 일반 고분과는 다르게 봉분에 느티나무와 1백년 이상 된 아름드리 고목들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어 이채롭다.
봉황대는 누구의 무덤인지 모른다. 왕의 무덤인지, 어느 이름 없는 귀족의 무덤인지조차 모르지만 유별나게 큰 봉분으로 고분공원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다. 봉황대를 중심으로 시가지에서 도로가 가로세로 연결돼 경주시민은 물론 경주를 찾는 방문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특별한 쉼터가 되고 있다.
봉황대에서는 매주 금요일 밤에 유명 연예인들을 초청해 진행되는 뮤직스퀘어가 열린다. 고정적인 야간무대의 배경이 되고 있다.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고분 무대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봉분의 나무와 조명이 어우러져 괴기스러우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봉황대에서 주기적인 공연이 열리자 주변의 길과 상가도 더불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분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되었다. 꼬치와 햄버거 등의 간편식을 취급하는 푸드트럭이 해가 저무는 시간이면 자리를 잡고 불빛과 고소한 냄새로 손님들을 유혹한다. 또 팔찌와 목걸이, 귀걸이, 스케치북 등 공예인이나 일반시민들이 스스로 만든 수제품들을 판매하는 프리마켓이 형성돼 장사진을 이룬다.
봉황대 일대는 젊은이들에게는 최고의 데이트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고즈넉한 대릉원 돌담길과 최근 경주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황리단길이 도로 맞은편에 있다. 그래서인지 젊은이들과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도 줄을 지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불금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뮤직스퀘어 공연이 진행되고, 고분공원 일대에서 다양한 형태로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는 봉황대로 가본다.

◆봉황대뮤직스퀘어
경주 고분공원의 메카 봉황대는 천년고도의 불금을 태우는 핫플레이스다. 매주 금요일 밤 세계 유일의 고분을 배경으로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지는 천년고도 경주의 대표 문화공연 봉황대 뮤직스퀘어가 봉황대의 주메뉴로 전국에 알려지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여성들이 왕팬을 자처하는 조성모 가수가 봉황대 무대를 장식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3천여 명의 구름관중들이 우의를 입고 ‘오빠’를 외쳤다. 봉황대 일대 카페와 주점에는 비를 피하며 공연을 즐기려는 관객들로 때 아닌 호황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6월15일 공연에는 원조 디바(DIVA)로써 수많은 명곡들과 함께 국내에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장혜진’이 고품격 라이브 콘서트를 선보여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데 어우러져 불금을 까맣게 태웠다. 장혜진은 1991년 1집 앨범 ‘장혜진’으로 데뷔하여 ‘아름다운 날들’, ‘1994년 어느 늦은 밤’, ‘마주치지 말자’, ‘꿈의 대화’ 등 많은 명곡들을 불렀다. ‘복면가왕’과 ‘나는 가수다’ 등 많은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여름밤의 낭만이 넘치는 경주 봉황대에서 감동 깊은 공연을 선물했다.
6월22일에는 ‘이기찬&리아’의 감성 콘서트, 6월 마지막 주 금요일인 29일에는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하는 ‘썸머 뉴 아티스트 콘서트’로 특별한 무대를 꾸며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었지만 아쉽게도 비로 취소됐다.
경주시 이상영 문화관광실장은 “다양한 예술장르의 수준 높은 아티스트들이 만들어가는 고분 속 뮤직스퀘어를 많이 찾아주셔서 인기가수의 감성 넘치는 콘서트를 즐기시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시간을 만드시기를 바란다”며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봉황대 뮤직스퀘어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경주 봉황대 야외 특설무대에서 오는 10월까지 단골메뉴로 꾸준히 열리면서 경주시민과 관광객들의 흥을 돋우는 힐링코스가 된다.

◆프리마켓
경주 봉황대를 중심으로 중심가 화랑로에서 대릉원 옆의 황리단길을 잇는 고분사이길이 프리마켓 거리로 바뀌면서 밤이면 사람들로 더욱 붐빈다. 봉황대 프리마켓은 경주 봉황로 문화의 거리로 불리면서 황리단길과 연계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봉황로 문화의 거리는 경주 중심시가지도로 화랑로를 지나 황리단길로 이어지는, 고분공원의 가운데 봉황대와 신라대종 사이길이다. 봉황로는 주말을 이용해 푸드트럭과 기념품, 악세사리, 전통먹거리촌 등의 노점상이 형성되면서 관광객과 경주시민들이 북적거리는 문화의 거리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봉황로는 5월부터 봉황대 뮤직스케어와 연계해 매주 금요일부터 주말 일요일까지는 천년고도의 밤을 즐기는 야간투어 명소로 발전하고 있다.
경주시는 봉황로 문화의 거리에 특색 있는 이미지와 감성문구를 나타내는 로고젝터를 설치했다. 로고젝터는 이미지 글라스에 빛을 투사하여 바닥, 벽면 등에 이미지와 문구를 비추는 LED 조명장치로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해 눈길을 끈다. 유지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밝은 색감의 조명으로 야간 시인성이 높아 방문객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범죄예방과 경관디자인에도 효과가 매우 높다.
경주시는 최근 황리단길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을 도심상권으로 유도한다. 한편 경관디자인을 통한 도심활성화를 위해 봉황로 문화의 거리 특색을 살린 로고젝터 7개소를 설치했다.
문화와 젊음의 거리에 부합하는 감성적인 캘리그라피와 봉황로 문화의 거리를 나타내는 이미지로고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따뜻한 스토리와 문화를 덧입혀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상영 문화관광실장은 “봉황로는 황리단길과 함께 전통문화와 새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의 거리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로고젝터는 다양한 이미지 글래스 교체가 용이해 향후 각종 행사와 축제, 시책 홍보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정헌
문정헌은 봉황대 남쪽에 아담한 한옥으로 꾸며진 도서관이자 만남의 장소 카페다. 황리단길과 연결되면서 경주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새로운 쉼터다.
문정헌은 2012년 경주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제78차 국제펜대회를 기념해 설립된 작은 도서관이다. 2013년 6월 5천여 권의 도서로 문을 열었다. 문인들의 마음으로 마련된 장소여서 문인(文人)의 ‘문’과 문정헌 마당에 있는 신라시대 우물을 상징하는 ‘정’(井)을 합해 ‘문정헌’으로 현판을 걸었다. 소장된 도서는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들의 기증으로 확보됐다.
도서관 내부시설이 북카페 형식으로 꾸며져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 경주시민은 물론 경주를 찾는 방문객들이 책도 읽고, 차를 마시면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주민들의 만남과 소통공간으로 활용되는 한편 10여명의 모임을 진행하기에도 편리하다. 경주시와 문인단체들이 소규모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북콘서트, 시낭송회 등의 행사를 진행하기에도 좋아 이미 정기적인 행사도 몇 차례 전개됐다.
문정헌을 둘러싸고 있는 벽은 돌담에 기와를 얹어 정겹다. 이웃하고 있는 법장사는 일제강점기 일인들로부터 사들여 경주문화원 쪽에서 옮겨온 문화재적인 건물이다. 문정헌과 법장사와의 사이는 사립문이 설치돼 봉황대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나있어 연인들의 산책길로 인기다.

◆청기와다방
봉황대와 청기와다방은 경주중심가에서 황리단길로 이어지는 화랑로, 경주역에서 황남초등학교로 연결되는 일방통행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에서 마주보고 있다.
청기와다방은 68년의 전통을 가진 경주의 명물이다. 1950년대 가난과 질곡의 역사와 시민들의 애환이 그대로 묻어나는 정취가 리모델링을 거친 건물 곳곳에서 발견된다. 다방 내부에는 나름대로 멋을 부린 노인들이 점점이 자리하고 있다.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고, 다시 내닫는 시간을 애써 잡으려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시간과의 싸움에 지친 표정도 읽힌다. 경주의 지난 과거사에 대해 물어보면 하루해가 짧다. 소파에 깊숙이 묻힌 손님들에게서는 오래된 역사를 캐는 고고학자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벽면에는 경주박물관으로 옮겨간 성덕대왕신종이 봉황대 앞의 종각에 매달려 있는 흑백사진으로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가끔 약속시간이 길게 남은 손님들이 들라치면 구시대적 풍경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이내 익숙하고 편안하게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청기와다방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십중팔구 실패다. 까맣게 탄 듯한 진한 원두의 맛을 좋아한다면 성공이지만 설탕과 프리마를 큰 숟가락으로 넣어야 먹을 만 한 커피가 나오기 때문이다. 제3공화국 영화 속에나 보았던 계란 노른자가 동동 뜨는 쌍화차는 여전히 맛있게 나온다. 추억속의 쌍화차는 청기와다방에서 가장 비싼 차로 5천 원이면 된다.
청기와다방 사거리 하면 경주사람들은 다 안다. 옛날 경주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경주 중심상가라고 하지만 고색창연한 냄새가 풍기는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어 시골스럽다. 건물 뿐 아니라 오래된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상점들도 많이 눈에 띈다. 사진이나 그림을 보기 좋게 액자에 담아내는 표구점들이 듬성듬성 남아 있고, 50~6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칠성양화점도 아직 손으로 구두를 꿰매고 있다. 옹기전으로 불리는 골목길이 여전히 남아 있고, 곰탕을 구수하게 고아내는 식당도 있다.

밥징시
아카데미극장과 롯데시네마 영화관이 DVD 상영관 앞에서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양립하고 있다. 영화관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고풍스런 느낌은 남아 있다. 옛날식 양잠점과 양복점 이름을 가진 옷가게도 도로를 따라 줄을 잇고 있다. 물론 유행하는 패션 감각의 옷들이 가득하다.
청기와다방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는 일도 흥미롭다. 큰 창틀이 그대로 한 폭의 풍경화를 담아낸다. 봉황대와 우거진 노거수들, 분주하게 오가는 행인들, 황리단길로 이어지는 프리마켓을 기웃거리는 군중들의 표정을 살펴보는 일도 힐링이 된다.
첫댓글 봉황대 뮤직스퀘어 그 멋진 공연도 한 번 제대로 즐겨보지 못하는 일정.........ㅠㅠ
경주는 하여튼 아름다운 역사문호도시임에 틀림없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