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감생심, 낚시꾼 아니면 누가 이 고기를 넘보랴?
민어낚시는 서해가 주 무대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인천 앞바다에서까지 민어 잔치가 이루어졌다. 이후 개체수가 줄어든 민어는 전남 지방 어부들의 독차지가 되어 그 몸값이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산란을 위해 계절회유를 하는 민어의 이동 길목만 제대로 파악하면 우럭만큼이나 손쉽게 낚을 수 있고 아이스박스 '만땅' 조황을 누릴 수도 있다.
여름철에 시즌을 형성하는 민어는 삼복더위를 이겨내는 보양식으로 인기다. 조선시대 평민은 삼계탕을 먹고 사대부들은 민어탕을 먹었다고 한다. 지금도 서민들로선 섣불리 맛보기가 어려운 값비싼 생선 중의 하나다.
최고급 낚시 대상어, 선상 던질낚시가 제격
민어는 낚시 대상어이기에 앞서 귀한 식재료로서의 가치가 더 큰 어종이다. 그래서 목포와 해남을 중심으로 여름~초가을에 걸쳐 이 진미를 찾아 민어낚시에 몰두하는 단골 꾼들이 많다. 낚시 방법은 남도의 양식장이 많은 내만의 낚시가 그러하듯 선상 던질낚시 위주이다. 지역에 따라 외줄낚시로 민어를 노리기도 하지만 간단한 채비의 선상 던질낚시가 가장 효율이 높은 낚시 방법이다.
민어는 야행성이라 당연히 밤낚시가 효율적이다. 오후 느지막이 배를 몰고 나가 다음날 아침까지 낚시를 하는 것이다.
민어낚시를 즐기기 위한 출조는 목포와 해남이 중심지이고, 영광과 격포권에서도 우럭낚시를 겸해 출조하는 낚싯배를 탈 수 있다. 그러나 민어 낚시터는 서해안 전역이 후보지가 될 수 있다. 군산, 오천은 물론 인천 앞바다의 덕적도 인근도 관심을 가져야 할 곳들이다. 민어의 최대 산지인 전남 신안군의 재원도 · 임자도 해상에서는 오히려 낚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직업 어부들이 어장을 점령하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Taste. 암수 어느 것이 맛있을까?
소나 돼지 같은 육고기처럼 생선도 암수의 맛을 구분하는 미식가들이 있다.
민어의 맛에 대해서도 암수를 구별하는 식도락가들이 있다. 산란 전인 6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는 암컷이 맛있고, 산란이 임박한 8월부터는 알에 영양분이 집중되어 암컷은 살이 퍽퍽해지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수컷을 찾는다고 한다.
Taste. 민어회, 차게 숙성시켜 드세요!
민어 머리 구이
민어 탕
매운탕 재료로 사용되는 민어 내장과 간
저온 숙성 후에 요리한 민어 회
서울이나 대도시에는 민어 전문점이 많다. 두툼한 민어회는 물론 천하일미라는 민어 부레 요리, 원기회복에 특효라는 민어탕은 해마다 여름철 삼복이면 그 인기가 최고조에 이른다.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들은 목포와 같은 현지로 맛을 찾아 떠나기도 할 정도로 민어 요리는 정평이 나 있다.
민어는 크면 클수록 찰지고 맛있다. 보다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큰 비닐 봉투로 개별 포장을 하고 잘게 부순 얼음 속에 넣어 하루 정도 숙성을 시키는 것이 정석이다. 민어 조업을 하는 어선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민어를 처리하고 있다.
낚시터 현장에서 곧장 잡어 먹는 민어회는 소문만큼 맛이 나지 않는다. 귀가 후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켜 먹으면 그 맛이 확실히 달라진다. 숙성에 대해서는 각각의 기호가 있어서 사흘 정도 숙성해야 제 맛이 든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