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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극본
철둑아래 사람들
각본 이 정승
작의
철도부지에 무허가 토담집 지어놓고, 아내가 억압적이고 폭군행동하면 남자는 달래듯 아내를 핀잔주는 모양세로 자신들의 목적 되로 끌고 가는, 바닥 서민들 피 말리는데 이력이 난 부부.
없는 죄 하나로 죽은 듯 끌려가는 여섯 세대 얘기를 그리고자한다.
줄거리
철도부지에 기억 자 토담집. 그 위치를 조금만 벗어난 주변은 중상층 상가지역이다. 작은 점포하나에 권리금 몇 천에 전세금이 오천 육천하고, 양옥 방 한 칸에는 전세 삼천은 한다. 이곳 토담집 안에는 주인 김기택 부부와 그 동생가족, 다른 세입자, 모두 일곱 세대가 살고 있다. 기택씨는 깔판 (파렛트)중 장비나 금속재품 등 밑에 까는 깔판을 싸기도, 파는 장사를 하고 있다.
김기택씨 는 청년 때 안동네에서 건달 짓 하며 지내다가 연줄이 되어 대한전선에 취직하고부터 새사람이 되었다. 전철 운전하다가 전기공사 현장으로 옮겨 근무 했는데 오래가지 못하고, 안전사고가 생겨 문책 퇴직 당했다.
직장에 들어가면서 왕인숙과 결혼했다. 처 왕인숙씨 또한 동네에서 기택이 안이면 다룰 사람 없다고 할 정도 기갈도 세고 억척이었다. 남편이 조금 받은 퇴직금으로 의류상을 한다고 경험 없이 하다가 그것마저 틀어버렸다.
그 뒤로 철둑 밑 공지에 밭을 일구고, 옆에 거름모우는 움막을 지었다. 다른 사람들은 푸성귀나 심어먹었지만 기택은 생각이 달랐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그 움막을 헐어버리고 흙담집을 지었다. 동회서 알고, 철거하면 또 짓고, 몇 번을 반복하다가 선거철에 후보 선거운동원으로 있으면서 토담집을 지었다.
토박이고 성격이 활달한 것을 다 아는 동네에서 청년회 회장 새마을금고 감사. 세상을 들썩하게 하던 삼청교육대 보내고 안보내고 결정권을 가진 동 정화위원장도 맡았다. 철둑 주변 밭으로 있든 곳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건물로 변하고 건축재로 상, 철공소 인쇄소로 황금자리에 어울렸다. 앞 도로변에도 건물이 줄을 지어 들어섰다. 열 두자 단칸방에 유리창이 붙은 미닫이 부엌문을 통해서 방에 들어가는 일곱 세대.
첫째 방에는 아이 하나둔 무허가 운전대행사를 하고 사는, 손일만 부부가 살고. 둘째 방, 목수 일을 하고 사는, 강일구 아이 둘과 부부다.
셋째가 주인 김기택 부부, 미닫이문이 있는 방 두 칸을 사용하고 앞에 마루도 있다. 사번을 숫자에서 빼고.
다섯째가 중학생 둘을 둔 버스기사 이정우 집이다.
여섯째가 외항선 기관장, 주인 기택이 동생, 김기철 집이다. 두 아이가 있다. 외항선기관장이다. 지금 귀국해서 아침에 집에서 나가면 저녁에 들어온다. 친구와 건물 한 동 진 것이 등기가 안 된다는 이유로 실직상태에 있고, 아내가 신발 만드는 회사에 나가고 있다.
일곱 번째 젊은 과수댁 이춘심, 기철이처와 신발 만드는 회사에 나간다.
여덟 번째 천영태 통일문제연구위원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주인과 만 육십 동갑으로 천가야 김가야 호칭하고 지낸다. 천영태 는 아내보다 나이가 수무 살 많은데 사이에 남매가 있다. 묘한 것은 이곳에 다른 남자들은 같은 동갑네기 사십 칠세다.
아침은 동해남부선 여섯시 통근차부터 시작한다. 밤에 그렇게 기차소리 나도 아이들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잘 자고 아침 첫차 시간에 일어난다.
다른 곳에서 손님이 되어왔어 밤을 보내면 중간 중간 기차 소리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 방 모서리를 설설 헤매고 잠을 설치는 일이다반사다.
다음이 마당 귀퉁이에 있는 공동화장실 쟁탈전이다. 여자용 남자용 하나씩 밖에 없다. 일어나면 줄 서있다.
이 울타리 안 가족들에게 일 년 마다, 행사처럼 다가오는 마음조이는 날이 또 하나 있다. 방세 올리는 날이다. 전세는 받지 않고, 낼 형편들도 안 되겠지만 달세를 왕 여인이 생각 한대로 좌우한다.
항상 왕 여인이 앞에 붙이는 말은 ‘없는 사람끼리 그냥 넘어갈라 했는데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어쩔 수 없다’ 로 시작한다. 공동으로 쓰는 물 값 전기료 오물대 등으로 불화 음이 생기면 기택이 나서서 왕 여인을 핀잔하고 부드럽게 하는 것 같이하면서 목적대로 끌고 간다.
방세 올리는 현장을 잠간 들어다보면
왕 여인, 다른데 보다 싸다는 것은 (면경 알) 거울같이 훤히 알고 있다.
일, 이, 오호는 2만원씩이고 나머지는 1만원씩이요 그렇게 못 하겠다면 다른데 방 알아보고. 그라고 손님 와서 물 쓰고 전기 쓰는 것 말 안한다. 공동으로 쓰는 것 좀 아껴달라고 얘기 합 니더.
갑자기 미소 짓는 모습으로, 우리조카가 구 위원으로 나온다하네요, 한 표씩 찍어주소. 열 두표 데이! 다른데 찍어주고 우 째 한 집에 살 겠 노! 매사 이런 씩으로 들었다 놓았다. 기죽이고 자신들이 하는 일에 협조하지 않으면 방 비워라 로 시작한다. 준비되지 않은 서민은 앞이 깜깜한 일이다.
이 소왕국에 종말이 다가왔다. 그렇게 도도하고 기가 센 왕 여인이 절에 새벽 기도가다 버스가 굴러 떨어져 저세상 사람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 턱 밑에까지 욕심이 찬 기택이 술수를 부렸다. 세 들은 사람들을 내 보내고 방을 헐어버리고 공장으로 임대하기로 약속하고, 가구마다 이사비용으로 일백 만원 씩 받고, 오십 만원만 준 것이 탈로 났다.
첫 째 방 소일만이가 들고 일어났다. 전세 얻어줘도 못 나가고, 검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데드는 행동에 여태까지 왕 여인과 마음대로 하고 살든 성격이 마음대로 못 하는데서 오는 상심으로 병이 생겼다. 게기로 자신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다는 것도 알았다. 왕 여인과 하고 산 행동들이 남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는 것을 늦게나마 알게 된다. 모든 것이 귀 천이 없고, 할 마이 한데 빨리 가고 싶다고 한다. 충격적인 사건이 더욱 기택이 마음을 괴롭혔다.
천영태 친구 김용구라는 자가 같은 통일문제연구위원이라고 자칭하고 기상 천회한 사기를 쳤다. 확인결과 셋방살이 하고 있는 천영태 도 같은 꾼(사기)으로 밝혀졌다. 지금은 교육원입구로 도로가 되었지만 교육원이 들어 서기전에 도로가에 가건물 로 포장 주점 여섯 집 있었다.
첫째 집에만 남편이 있었지만 형무소에 들어가 있었고, 다섯 집은 과수댁으로 나이는 비슷하게 사십대 중반이었다. 여기에 김용구가 나타나서 오십 만원에서 일백만원까지 차용증을 받고 돈을 빌려주고 자신이 뒤를 돌봐준다는 명목 하에 다섯 여인의 남편으로 행세했다. 돌아가면서 모텔에서 자고, 그때 마다 이십 만원에서 십 만원씩 가져오게 하고 차용증은 그대로 있는 희대의 사기를 쳤다.
첫째 주점남편이 형무소에서 나와 이 사실을 알고, 쓰레기 청소한번 더 한다면서 야구 방망이로 김용구 양 다리를 내려앉혀 버리고 자수했다. 그 사건에 천영태도 불려가면서 해결되었는데, 천영태는 우연히 아랫배가 아픈 것이 장암판정으로 저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정우는 오전 오후 교대 일을 하면서 집에 오면 주인 기택을 만나고, 몇 번 그런 일이 있고부터는 기택이 정우를 기다리는 꼴이 되었다. 한잔하게 되면 정우가 돈을 낸다.
통닭 집, 하고 있는 천영태 처 박경옥이 자기친구를 정우에게 소개 시켜 주었지만 어긋나고, 집 뒤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고 있는데 춘심이 찾아와서 같이 마시면서 정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날 저녁에 취한 김에 모텔로 끌었지만 여기서 소문내게요? 하는 말에 집으로 간다. 하루는 집에 들어오는데 기택이 술 취해 춘심이 방에 누워서 춘심아 들어 온 나. 이것 만 치우고 간단 계요 소리에, 억장이 무너졌지만, 뒤에 담 파스 붙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우가 공공아파트에 입주하고 삼년 만에 이곳에 들려서 이곳이 변한 얘기도 듣고, 경옥이 통닭집에서 춘심과 핸드폰 통화로 재회하게 된다. 춘심은, 자신의 감정을 정우 앞에 솔직히 털어놓았고 정우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들은 모텔에서 어쩌면 미루어두었든 성관계를 시작한다. 남자위에 올라탄 춘심은 맨 날 깔려 사는 신세라고 한탄하고, 오늘위에서 힘 한번 써보자 하고, 위로 올라온 정우는 기택을 의심하면서 과격하게 파고든다. 깔판 밑에 깔려있든 놈이 치는 사기는 더 독하다. 하루 벌어 사는 밑바닥사람 어찌하라고. 오오!...오
두 사람은 황홀한 순간 속으로 바삐 빨려들어 가고 있었다.
등장인물
이정우 47. 버스기사 무허가 주택 세입자
김기택 61. 깔판장사 무허가주택 주인
왕인숙 62. 김기택 아내
소일만 47. 운전대행사 세입자
강일구 47. 목수 세입자
천영태 61. 통일문제 연구위원 세입자
이춘심 36. 신발공장 직원 세입자
김기철 47. 김기택 동생, 외항선 기관장 세입자
박경옥 41. 천영태 아내 통닭집 주인
김용구 60. 통일문제 연구위원 천영태 친구
김금녀 42. 소일만 아내
김영난 42. 강일구 아내
김정난 40. 박경옥 친구 이정우가 소개받은 여인
강호여인 55. 동네 과수댁
가건물1호 47.최영자 전과자남편 이 있는 가건물 주점주인.
김덕룡 50. 가건물 1호 최영자 남편 전과자, 김용구를 야구방망이로 상처내고 자수함
강영자 43. 김기철 처 신발공장직원
박인식 통장, 가건물 여인들, 고등학생, 아이 일남6세, 일순4세 기타.
1 대문 앞
철둑 한 곳에 볼락을 이룬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철둑을 보고 앉은 대문 앞에선 이 정우
붙어있는 알림표 을 본다.
<알림표>
울타리 안 가족회의가 있습니다.
4월12일 20시에 빠짐없이 주인댁 큰방에 모입니다.
집 가장이 필히 참석하시고,
사정이 있는 집은 사전에 연락 주세요.
그렇지 않고 불참 시는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뒤 따라 올라오는......“철둑아래 사람들”
씬 2 기억 자 토담집
스렛트 지붕에 흙으로 친 기억 자 토담집.
이정우가 대문을 열고 들어선다.
마당귀퉁이에 있는 난초에 물을 주고 있던 김 기택 정우를 먼저보고
기택 오전 대가리 끝 난 나?
정우 예, 형님. 뭐 합니까?
기택 난초 물안 주나.
정우 내일 모래네요, 방세 올리는 것 말고는 다른 얘기 없지 예?
기택 할 마이 생각을 다 알 수 없지만 공동으로 쓰는 것 아끼자고 할 것 같다.
왕여인 (세 번째 집 창문을 열고) 영감 전화 받아보소.
기택 (물 조리를 놓고, 왕 여인 쪽으로 가며) 어디서? 받아보지 와!
왕여인 깔판 영감님 바꿔 달라는데 내가 우 짜 노.
*기택 열린 문안으로 들어가고
*뒤에 멀 쑥 따라 가든 정우, 넷째 집 미닫이 부엌 문 위쪽 자물쇠 열고 들어간다.
씬 3 기택안방
기택 (내려놓은 수화기를 들고) 여보세요! 예, 깔판 영감이라면 주변에서는 다 알고, 그렇 지요 거저리지요, 철둑굴다리 뒤에 깔판이 쌓여있고, 그 위에 전화번화가 크게 적힌 패도 있습니다. 거기 와서 물어도 되고 전화 하이소, 바로 안집입니다. (수화기 놓는 기택을 향해)
왕여인 무슨 일인기요? 마누라 되는 할 마이라 캐도 영감 바꿔 달라 카고,
기택 당사자 말고 알아서 좋을 것 없으니 하는 소리 아 이가,
왕여인 (입이 불퉁하게 튀어 나와서) 똥 끼 꾸린 일 안이고서야 왜 ! 말 못해.
기택 허 그 할 마이 오만 것 다 알라 칸 다. 이런 장사하자면 저런 사람도 있다고만, 생각 해라.
기택 (밖으로 나와, 옆집 정우 집 앞에서) 동생 잘기가? 회사에서 눈 좀 안 부쳤나?
정우 (집안에서) 한숨 잤습니다. 통닭집으로 갑시다. 곧 따라갔기요.
기택 알았다. 천가는 오늘 안 보이네.
*궁 시렁 거리고 대문 쪽으로 나간다.
씬 4 통닭집
천 영태 처 경옥, 펄펄 끓는 기름에 통닭 튀기고 있다.
기택 정우 탁자 앞에 앉아있다.
경옥이 뒤로 작은 골 방문은 열려있다.
방금 튀긴 통닭에 소주병을 얹어 기택이 정우 앞에 올려놓는다.
기택 영감은 어디 갔소?
경옥 항상 바쁜 사람이고, 가는데 알 립니까 어디.
기택 나이가 수무 살이나 젊은 마누라 데려놓고 쫒아 댕기면 여자는 무슨 재미로!
*경옥은 통닭을 튀기며 빙긋이 웃고
*정우는 술잔을 비우고, 닭을 뜯으며
정우 형님, 천형님이 소월 했다면 남매 둘까지 놓고 살겠습니까? 특별한 찰떡궁합이 돈이 전부가 안이다, 내가 벌어서라도 영감하고 살아야지 안이겠습니까?
기택 동생 말이 맞다. 천가는 무슨 죽이는 기술이 있는 모양이야, 동갑이지만 나는 한 살 많은 할 마이하고 살고, 수무 살 젊은 사람과 사는 데는 비결 없이는 붙어있을 이유 가없어 비거 던.
*경옥은 여전히 웃으며 움직인다.
*통닭집 문이 열리고 오십대, 중 늙은 여인 두 사람이 들어온다. (OL)
씬 5 같은 통닭집
두 여인 중 한 사람을 향해
기택 강호야, 요새 보기가 우 째, 그래 어렵 노, 여기 와서 한잔해라,
*한 여인은 기택이 쪽을 향해 부끄럼 타며 눈인사하고
여인1 강호야 한잔하고 온 나.
*다시 돌아나가 버린다.
*강 여인 기택이 옆에 앉으며
강여인 할 마이 품에 파묻혀 있어놓고 무슨 소리 하 노.
기택 나는 안보여서 아프기라도 하나하고 걱정 했는데, 습습 하구로..
강여인 주인 없는 몸이 생각나서! 할 마이는 잘 챙기나?.
기택 육십 나이에 내만큼 할 마이 챙기는 사람 없을 거로.
강여인 챙기고도!... 변강쇠가? 영감쟁이,
*강 여인 눈을 홀 끼며 기택이 허벅지를 꼬집어버린다.
기택 아야!
*무 뚝뚝 하게, 태 박 하면서 요염 떠는 과수댁
*놓치지 않는 기택.
기택 안 방에서 면회 좀 하자.
*강 여인 눈길은 기택이 눈에 집중되어있다.
*강 여인 손을 잡고 일어서는 기택.
*뺄 좀이 열려있는 골방 쪽으로 가며
기택 동생 좀 쉬었다 가야겠다.
*정우 벌린 입을 닫지 못한다.
*방에 들어가고 문 닫는 소리 난 뒤.
경옥 영감들이 육십인데도 한창때 같이 밝히데, 정호 아버지도 재혼 하세요, 사십 일곱이 면 팔팔할 때고, 정호 고등학교 들어가면 다 키웠지, 버스 기사가 어때서 내가 소개 시켜 줄게요
정우 (술잔을 비우고) 그래요, 소개 시켜주세요, 늙 도 젊도 안은 놈이 배알이 틀려 못 살 겠 습니다.
경옥 (배시시 웃으며) 저, 가슴 오죽하겠나?
*휘청하고 정우 일어선다.
씬 6 두 번째 집
열 두자 방 윗목에 강 목수 처 정난이 누워있고
중간에 일순이 일남이
아랫목에 강 일구 누워있다.
(E) 열차 지나가는 소리.
따가 닥, 따가 닥, 철로 이음새 지나는 소리가 한참 이어진다.
눈을 번쩍 뜬 일남
일남 여섯시 기상시간이다.
*벌떡 일어나 안는다.
*옆에 일순이 짜증부리며 돌아눕는다.
영난 잠깨서면 너만 일나지 떠들어 깨 우 노.
강일구 동해 남부선 통근차가 기상시간아이가, 생겨나면서부터 몸에 밴 거로 어 짜 노,
여덟시 까지나가야 한다. (일구도 일어난다.)
씬 7 공동 화장실 앞
강일구 휴지를 손에 접어든 채 부엌 미닫이문열고, 화장실 쪽을 처다 본다.
남자 화장실 앞에는 세 사람
여자 화장실 쪽에는 작은 개집아이하나 서 있다.
불편한 기색으로 세 번째 주인집을 힐긋 한번 처다 본 일구 화장실로 달려간다.
씬 8 같은 화장실 앞
강 일구 남자화장실 앞 세 사람 뒤에 서있다.
여자화장실 문 열리고, 첫째 집 운전대행사 소일만 나온다.
소일만 와 따매 시원한 그
*서있는 개집 아이를 본 일만
일만 너 그들한테 쪼게 미안 허 네 이- 하도 급한 깨
일구 소가야, 네가 여자 변소에 와 들어가 노, 네가 여자가?
*일구 쪽을 본 일만
일만 흥, 일초가 급한데 남자용에는 두 사람 있고, 여자용에는 없는데 어쩔 것이여? 너 강 가는 서 있을 것이다. 일초가 급한데, 참견 하들 말 어, 머리 굴리며 팬대로 밥 비러 먹는 사람이여.
*일만, 강 일구 옆으로 다가선다.
일만 (귀에 입을 바싹대고) 주인 아줌씨 가 강목수가 뚱뚱해서 많이 먹을 것이고, 대변 량 도 많을 것인데 가만 보면 남들보다 한 두 번은 더 간다는구먼, 화장실 사용료 두 사 람 분 받아야 하 겠 디여.
*소일만 실쭉 웃고, 휑하게 첫 번째 부엌문 쪽으로 달려가 열고 들어가 버린다.
일구 (주인 집 쪽을 보며) 몸 무개 달아서 방세 계산하시지.
씬 9 여섯 번째 집
(몽타쥬) 기철이 야자나무 그 늘 아래서 썬 그라스 끼고 무선 전화하고 있다.
*기택이 큰 방에 기철이처 강영자, 왕씨 여인 옆에 있고, 기택이 전화 받고 있다.
기택 필립핀 이라고? 무선전화로? 그래 여기는 다 잘 있다. 이번에 귀국하면 일등항해사 로 나가느냐? 아니면 건축업, 집을 한 동 어울려 짓자는 친구 있다고? 나와서 얘기 하자.
귀국해서 보는 사람마다 인사하는 기철,
시간 경과 뒤 사람들 앞에 고개 쳐들고, 뻔뻔하게 지나가는 기철
부엌에서 아내 강 영자에게서 용돈 받는 기철
기철 혼자 말로 궁 시렁 그린다.
기철 건물등기만 나오면...
*대문 밖으로 나가는 기철을 본 왕 여인
왕여인 완전히 얼굴에 철판 깔았데이 하루 종일 앉아 바둑 떠다 해지면 기 들어오고, 건물 등기 낼 끼나 있는지! 믿을 수가 있어야지.
*화장실 앞에는 한 사람도 없다.
씬 10 일곱 번째 집
춘심이집 부엌 미닫이문이 열린다.
춘심(E)버스기사 아저씨 계세요?
*부엌 미닫이문을 열고 정우가 얼굴을 내민다.
*춘심이 생태 한 마리 들고 섰다.
춘심 국을 꺼려서 드리고 싶어도 조금만 있으면 화장실에 열 설 테고 꺼릴 줄 알죠? 국 간 장 넣고 다른 양념조금
정우 (받아 들며) 네,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표준말도 잘 하시네요.
춘심 서울에서도 살았어요,
*싱긋 웃고 접어신은 굽 낮은 딸딸이 소리 내며 칠 호실 부엌으로 들어간다.
씬 11 여덟 번째 집
천 영태 집이다.
영태 동생 들어 온 나.
미닫이 출입문 안으로 정우 따라 들어간다.
방안에 들어가기 바삐 천 영태, 술 단지 하나을 들고 온다.
늙은 도라지 같은 큰 인삼 뿌리가 들어있다.
뚜껑을 열고 손으로 인삼을 들어내고 옆에 있는 작은 술잔 두 곳에 채운다.
정우 방안을 둘러본다.
벽에 금메달이 몇 개 걸려있다.
단상에서 천 영태 연설하는 사진도 있다.
영태 (술잔을 다 체우고) 동생 자 한번 먹어보게, 십년 된 기라고 누가 주데.
정우 (잔을 들고 냄새 맡으며) 야! 이 향 죽입니다.
영태 (잔을 비우고) 끝내준다, 말이 더 필요 없다. 깔판 영감쟁이는 용대가리 고아 먹었다 는데 허허, 고룡탕을 여기 댈 기라고!
씬 12 김 기택 큰 방
회의 있는 날
기택이 집 마루에 어린 아이들 모여 들썩 그린다..
방 두 칸 중간에 있는 미닫이문을 빼낸 큰 방에 다 모여 앉았다.
금녀(소일만처) 주인 성 님은 마음이 참 넓어 시라. 우리는 예민한 디, 몇 집이여, 일곱 집 이여 마음에 속 들도록 하건 디?
왕여인 호남 댁 무슨 소리고, 바로 말해봐라
김금녀 물세 전기세 갖다 버리는 것 말씀이지라오
왕여인 다 얘기 할 끼다. 시작도 안했는데 초부터 먼저 치고 있나?
박경옥(천영태처) 사람성질 다르듯이 물 전기 화장실 사용이 우 째 똑 같을 수가 있습니 까? 조금 차이가 나지 예, 조금 이해하면서 살아 야지요.
왕여인 얘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불만이다. 일찍 사무실에 나가 늦게 잠 자로 들어오는데 전기세 많다. 좀 자주 씻는다고 물 많이 쓴다고 한다.
천영태 나를 지칭해서 물 얘기 나온 모양인데 누가 그러더냐고 묻지 않고 좀 더 낼 것이 술 한 잔 값도 안 되는 것을, 내가 하루에도 몇 번 모임 때문에 그렇소.
소일만 말이 나왔으니 게, 해야 겠네요, 우리는 아침부터 운전대행소 사무실에서 살아요 밤 에 잘 때 들어와요, 그렇다는 얘기여 (왕여인 눈치를 살핀다.)
씬 13 같은 방
네모난 큰 상을 두 사람이 맞들고 들어온다.
돼지대가리 눌린 것이, 이 곳 저곳으로 차지하고, 송편에 잡체 과일들이 있다.
소주병 맥주병을 받아 상 위에 놓는 왕여인
왕여인 남자들 소주는 반병으로 잡았소, 개 중에는 소식도 안가는 사람 있을 기요만은 끝 나고 지돈 내고 양끝마시는 데는 이의를 달사람 없소, 우리 문밖에만 나가면 술집 이 없나 노래방이 없나 부자동네 아인 교,
강일구 돼지대가리 누질은 것 한번 올라오더니 해가 바뀌어도 내려갈 줄 모르네.
소일만 나는 수육이 좋든 디.
천영태 통닭이 안 좋 더나 와.
기택 할 마이도, 일년에 한번 이래 모이는데 술 반병으로 정하고 그라지 말고, 자리를 봐 가면서 해야지.
왕여인 아이 구 영감쟁이 마껴 놔서면 이 집도 가지고 있지도 못 하네, 밖에 나가 봐라, 크 도 안한 방 두개 오천만원씩하고, 코 구멍만한 점 빵 권리금이 몇 천이다. 이의 있 으면 항상 문은 열려있고, 줄서있다.
씬 14 같은 기택 방
왕 여인 언제 챙겨 들었는지 빼곡히 적힌 종이를 들고 일어선다.
왕여인 면경 알(거울)같이 환하게 안다. 다른데 보다 비교가 안 되게 싸다는 것은, 없는 사 람 끼리 그냥 지나갈라 캤지만 물가가 오르는데 어쩔 수가 없다. 1호 2호 5호는2만 원씩이고 7호8호는 1만원씩 올렸소. 그렇게 못 하겠으면 다른데 방 알아보고, 또 한 가지, 집에 손님이 와서 수돗물 좀 더 쓰고 화장실 쓰는데 말 안한다. 추 접은 얘기 같지만 다른 사람보다 곱 쓰는 사람 있다. 공동으로 쓰는데 좀 절약해달라고 이말 합 니더.
*강 일구 코가 실룩 한마디 할듯하다 참고,
*천 영태 소일만이도 몸을 꿈틀 불편해 한다.
기택 조금 전 어느 댁 말과 같이 이런 일을 자기생각에 맞추다 보니 다릅니다. 성격 다 르 듯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생각합시다.
왕여인 그럼 이상으로 방 문제는 끝낼 랍니다. 질문이나 다른 생각 있으면 얘기하이 소.
*모두가 시무룩한 얼굴이고 말이 없다.
*갑자기 부드러운 표정으로 변하고 웃음까지 보이는 왕 여인
왕여인 그라면 음식 드시는 중에 부탁하나 드리겠습니다. 조카가 구 의원으로 나오겠다고 삼촌 좀 밀어 주이소 하는데, 우리다 한집안 아닙니까! 나오면 한 표씩 부탁합시다.
여기 열 두 표데이!...
그라고 봄놀이도 한번 갑시다. 경비는 가구당 만원씩이고 나머지는 내가 부담합니 다. 조카 안 밀어주면 배신자로 생각 할 끼요, 다른데 찍어주고 같은 집에 우째 살 겠노?
씬 15 통닭집
소일만 강 일구 경옥이 통닭집에 앉아있다.
일만 아줌씨 한 마리 튀겨 보시오.
경옥 예, 술이 모자라지요?
일구 도매가격으로 소주 한 병 얼마 한다고 일년에 한번인데...
일만 아니! 여왕인줄 안 당 게, 철도부지에 무허가 건물 지어놓고, 완전 기죽여 버려, 너 거들 여기서 나가면 그 돈 가지고는 어림없다. 산 꼭지에 가도 힘들고 버스 타려면 한 시간은 걸어야 돼 이거여..
일구 쪼 까 낼 때 봤지? 억척이내, 촌에서 우리 조카가 온다하네, 조카가 몇 명 이나 되는지!
일만 5호 버스기사, 정우 말이여, 소월 찬이 술값 나간 뒤 어, 오전 오후 교대 잔이어, 들 어 오기 기다렸다 한잔하자 그러고는 돈 내는 일은 잊어 번진데, 정우 입으로 그런 소리 않지만 알고 있는 사실이여, 삐져가지고 조카 온 다 방 비워라 소리 안들을 려고 아무소리 않고 있는 것이여, 우리 다 동갑이 잔이어 그 개 막 난이 기철이도.
*경옥, 통닭 튀긴 것에 소주 챙겨서 가져온다.
경옥 아줌씨가 젊었을 때도 보통 안이라고 소문난 사람이랍니다. 아저씨는 동네건달이고
일만 하는 것을 보면, 나와 있잔 이어, 깔판, 쓰고 버릴 것 싸게 사서 재어놓고 배 내밀며 팔아, 친구 복덕방에 빌붙어 소개하고 구전 먹어, 한 가지 더 더러운 짓거리는 동네 늙고 젊은 과수댁을 어떻게든 꼬셔 점검해 버린 다니 까, 늘그막에 뿌리 휘젓다, 큰 코 다칠 것이여
*경옥듣기 민망한 듯 돌아서가며 웃고 있다.
씬 16 김기택(회상)
(몽타쥬) 고등학생 교복을 입은 기택이,
짧은 창 학생모중앙에는 재봉 털로 누빈 실 자국이 뱅뱅 돌아가며 박혀있다.
검은 학생복 나팔바지 옆구리 낀 책가방에 같은 또래 친구와 골목길로 가고 있다.
골목에 나타난 다른 학생을 보자 책가방을 옆 친구에게 주고 한판 붙는다.
뛰어가면서 돌려차기
청년 기택 전철운전 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안전모를 선 기택 직원과 얘기하고 있다.
처녀 왕인숙과 결혼식장에서 나오는 기택
왕 인숙 시장 의류점에서 의류 팔고 있다.
초라한 사십대 부부 철둑 옆 공지에 밭일을 하고 있다.
기택 철도부지 밭에 흙담집을 짓고 있다.
기택(E) 기호1번 김동만 국회로 보냅시다.
기택 기호1이 붙은 천을 어깨부터 가로 질러 매고, 선전명함을 나누어주고 있다.
김동만 국회로 보냅시다. 선전 문구가 공중에 매 달려있다.
새로 지은 기억자 토담집에 당선한 김동만 찾아왔다.
마당으로 그곳에 사는 아줌씨 아이들 모여들고
기택 김동만 국회의원이십니다. 이번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밀어 뽑은 분입니다. 한 말씀 하시죠.
김동만 구민들도 힘을 모아줬지만 특히 한곳에 모여사시는 이곳 주민들이 저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신 은혜 있지 않고 좋은 정치하겠습니다. 어려운 일 있을시 김 기택씨 에 게 얘기하면 제가 힘 것 도와들이겠습니다. 그럼.
씬 17 남일 동 정화위원장(회상)
기택, 남일 동 5통 박인식통장과 골목길을 돌아 나온다.
기택 18세이상 노인까지 깡패, 도둑놈 치기배 사기꾼 사회 암적인 존재들을 잡아다가 교육 시키는 삼청 교육대가 생겼다. 내가정화위원장이다. 통에 그런 전과자나, 행동 하는 놈 있으면 명단을 빼서주게.
통장 들었습니다만 내용을?...
기택 방금 내가 얘기한데로 대통령이 사회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차원에서 밤에 술 먹고 시 비 걸고 싸우는 버릇이 있는 자도 해당된다. 나이 많은 노인들 중에는 소매치기 전과 로 늙어도 내 놓으면 그 짓 하는 사람 있다. 바로 말해서 계엄 선포 준 간다고 봐야 지, 밤에 술 먹고 비틀대고 삐딱하게 휘젓고 다니면 잡혀간다.
통장 위원장님 도장만 찍으면, 결정 납니까?
기택 동네 에서는 그렇지. 각 통반장 우리 집에 모여라고 전하게.
*기택 빠른 그럼으로 가고
*통장 멀 건히 서 보고 있다.
씬 18 사회정화 (회상)
새벽부터 통장 집에 찾아온 유성춘 모, 대문에 들어서면서 울음 썩은 한탄이다. 성춘모 통장 어디 있나?
박 통장 방문을 열고 나온다.
박통장 모친 왜! 이러십니까?
성춘모 몰라서 묻나? 우리 성춘이가 우 째서 깡패고, 애비 없이 불쌍해서 지하는 대로 놔 두어도 시비 걸고 안 싸운다. 술 먹으면 고함지르는 버릇이 있어 탈이지, 지돈 내 고 술 먹고, 좀 비털 거리고 고함도 못 지르나?
박통장 요 세 사회 정화 기간 입니다. 우리 통에서는 안 올렸습니다. 술 먹고 밤에 그렇게 다니면 잡혀갑니다. 정화위원장님 집에 가서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이소 성춘모 정화위원장이 누고?
박통장 김 기택씨 안입니까.
성춘모 뭐라고, 기택이, 기택이가 젊었을 때 우리 동네 깡패 아이가, 그 마누라도 거세기 가 깡패한가지고, 아이구야 진짜 깡패가 엄언 놈 잡아 넣네,
박통장 기택씨가 잡아넣는 게 안이고, 그 계통에 일을 맡았습니다. 위에서 하는 일입니다. 성춘모 (화를 좀 사귄 듯) 알았다. 너 거는 올리지 않았고, 술 처먹고 지가 오다가 잡혀 갔 네 ?
박통장 그렇게 생각 됩니다.
성춘모 기택이 한데 알아 보께, 소란 떨어서 미안하다.
*궁 시렁 그리며 대문 쪽으로 나간다.
성춘모 세상이 잘될라 카는 기 맞는 기가, 줄 있고, 힘 있는 놈들은, 가려놓고 오만 지랄 다하면서...
씬 19 기택 집 안방(현실)
1.2 ,3,5,8호(소일만 강일구 이정우 천영태 김기택) 큰 상 앞에 모여 앉아있다.
기택 간밤에 아버지 기제사다. 자 한잔씩 들자.
*술잔을 서로 채워 들고, 내리는데 왕 여인 나타난다.
왕여인 한 것도 없습니다. 소주 한잔씩 하이소. 영감 밖에 깔판 사로 왔소.
기택 한잔씩 하고 있어라
*기택 나간다.
일만 정화위원장 하면서 엄안 놈도 잡아넣고, 사람들은 원망도하고 겁도 냈고, 아줌씨는 동네에서 기택이 안이면 다룰 사람 없다 했고.
일구 전철 운전도 하고, 한국전기에 있었는데 안전사고 때문에 사표내고. 퇴직금 받아서 왕 여인이 의류장사 실패하고 이 집지은지 20년은 되었답니다.
일만 내가 이집으로 온지가 10년 넘었단게, 없는 사람 진 빼는 대는 도통한 사람들이어
영태 이제 그만 술들이나 드세,
정우 천형님 직함이 우 예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영태 내 원칙은 경상남도 통일문제위원인데 부산지부 소속도 된다. 어려운 일 있으면 걱정 하지 말고 얘기해라 조직이다 있다.
일만 (적은소리) 감 잡았다. 부록거 잔이어?
씬 20 의문의 사나이 천 영태
염색한 검은머리에 검은 정장, 백구두차림, 천 영태,
얼굴 바탕에는 나이테가 보인다.
집에서 나와 대문 밖으로 나간다.
시간 경과 뒤
천 영태 사십대 중반의 사나이와 대문에 들어선다.
자신의 방 쪽으로 가면서
영태 여기는 내 처가 부근에서 장사하는 관계로 임시와 있다. 내나 마산에 집이고 땅이 다 안 있나.
사나이1, 고개 끄덕이며 천영태 따라 방으로 들어간다.
시간 경과하고
사나이1, 문밖으로 나오면서 굽실굽실 인사하고
사나이1 잘 부탁합니다.
*종종 거름으로 살아진다.
씬 21 통닭집
오전 일을 마치고 막 방에 들어온 정우, 전화벨 소리에 수화기를 든다.
경옥 통닭집입니다. 마침 집에 게시네요?
정우 방금 들어왔습니다.
경옥 인연이 될라나? 요전에 짝 될 사람 소개시켜 달라고 한일 생각나죠?
정우 예.
경옥 지금 우리 점포에 와 있습니다. 빨리 오 세요.
정우 지금요?..예.
*갑작스런 일에 긴장하는 정우.
씬 22 맞선
정우, 통닭집 밀고 당기는 문을 밀고 들어선다.
손님은 없고, 맞은편으로 눈에 확 들어오는 여인
호리한 체격에 사십대 초는 되었다.
정우를 본 경옥
경옥 이분입니다. 손님도 없고 터놓고 얘기 하세요.
*정난, 일어난다. 정우가 앞에 오고 같이 안는다.
정우 이 정우라 합니다.
정난 김 정난 입니다.
정우 사별하고, 고등학교 들어갈 아들하고, 밑에 딸 아이 하나있습니다.
정난 저는 결혼 한지 2년 되어서 남편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애 없이 혼자 있습니다.
정우 재혼 하지 않고 대단하십니다. 모아놓은 재산은 없고 버스기사하고 있습니다.
정난 재산보다 사람이 중하지 예.
정우 아, 그래요! 서로가 좋으면? 내 생각도 그렇습니다.
*밝은 얼굴이 된 정우
정우 여기통닭하고 좀 주 세요. (여인을 쳐다보며) 소주도 같이?...
정난 예.
씬 23 통닭집
정우 외출복으로 통닭집에 들어선다.
경옥 오늘 어디가십니까? 일 안 나가시고.
정우 비번 날입니다. 정난씨 서 너 번 만났는데 오늘 만나서 확답을 주 겠 다고해서...
경옥 예, 확 잡어이쇼. 남편 죽고 오래도록혼자 살아왔는데 쉽지 않을 깁니다. 내 말은 이 것 저것 많이 따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정우 고맙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정우 통닭집을 나오며 궁 시렁 그린다.
정우 여자가 여자마음을 아는 긴데 어떻게 확 잡어야?...
씬 24 식당 우림 정.
서면 시장 통 부근, 이층 한식집 우림 정 앞이다.
이층에 들어선 정우 두리번거린다.
앉은 식탁 미닫이문을 빼낸, 방 두 곳에 여인들로 붐빈다.
정우 둘러보지만 정난이 보이지 않는다.
방 한곳에 자리하고 앉았다.
정난이 바쁜 듯이 입구에 얼굴을 내민다.
정우 손을 들어 보이고 정난이 다가온다.
정난이 정우 앞에 와 앉으며
정난 많이 기다렸죠? 차가 밀려서
정우 아니요, 저도 방금 왔습니다. 여자 분들이 많습니다.
정난 모임 인 것 같습니다.
*다가온 종업원에게 정난이 한정식을 시킨다.
정우 생각은 정리가 되셨습니까?
정난 예. 정우 씨는 저와 합쳐 살게 된다면 거처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 십니까?
정우 전세방을 구해 야지요.
정난 다른 방법은 없으시고.
*정우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한 듯 멀쑥이 쳐다보는데 식사가 상에 차려진다.
정난 식사 뒤에 얘기하기로 합시다. (OL)
씬 25 같은 식당
식사 끝나고, 종이 커피 잔을 정우정난이 들고 있다.
정우 정난 씨 다른 방법이라니요? 나는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난 집이 어디에 있다든가, 구입하겠다는 계획 등을 말 한 것입니다.
정우 그 얘기는 처음에 한 걸로 압니다. 재산은 없고, 버스 기사한다고
정난 처음만나서 얘기 중에 내 재산 얼마쯤 되요 말하는 사람 없거든요.
*정우는 할말을 잃고 보고만 있다.
정난 여태 수절하다 시피 혼자 살다가, 늘그막에 고생하며 남에 아 키우고, 영감 시중들겠 습니까? 믿음을 줘야지.
정우 (......)?
정우 정난 씨 내가 먼저 나갈까요? 같이 나가시렵니까?
*정난이도 일어서고, 카운터에서 계산한 정우와 같이 방을 나온다.
*2층에서 앞서고 내려온 정우 도로에 나서며
정우 정난 씨 그동안 좋은 생각으로 즐거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정우 돌아서 가고
*정난이 허전한 모습으로 서있다.
정우(N) (궁 시렁 그린다.) 여자는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항상 기호품으로 남자는 보 살펴야하고, 사람만 좋으면 되지 예가 어떻게 이렇게 변할까? 어떻게 확 잡는단 말 인가? 철조망이 겹으로 둘러싸인 것 같은데.
씬 26 정우 집 안방
굳은 얼굴로 방에 들어온 정우,
상위를 벗어 걸고 전화기 앞으로 간다.
수화기를 들고 번호 입력하고
정우 여보세요. 예, 지금 들어왔습니다. 방법이 없는데 어떡합니까? 명 짧고 돈 많은 사람 만나야 지요. 쉬었다가 통닭집에 들리겠습니다.
*정우그대로 방을 가로질러 눕는다.
씬 27 포장마차(밤)
토담집 뒤쪽 깔판 더미가 싸여있는 골목, 포장마차 두 곳 있다.
정우 첫 번째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고 있다.
춘심이 정우 옆으로 와서 안는다.
정우 생각에 빠진 채 술잔을 비우고, 안주를 집는다.
춘심이 빈 술잔을 채우며
춘심 수고 하 셨소 이
*정우고개 돌려 춘심을 확인하고
정우 춘심 씨 언제 오셨소? 잘 되었어요 한잔 합시다.
*정우 춘심 앞에 술잔을 놓고 채운다.
춘심 이렇게 같이 한잔 하게 되서 기뻐요 이,
정우 춘심 씨 무슨 뜻이요?...
춘심 알 사람은 다 아는데 어찌 그러시오, 선 본 사람은 처녀요?
정우 (난감한 표정.) 춘심 씨 그 일이...
춘심 서방 죽거나, 있다가 없는 년이 다를 게 뭐 있 간데, 똑 같은 것이지
고향 떠나 혼자 산다고 기죽이지 마시요이, 추억어린 과거에 눈물 젖소.
*춘심이 연거푸 소주잔을 틀어넣는다.
정우 통닭집에서 만나보래서 아이들 불편 좀 들까 해서 만났을 뿐이요,
춘심 그래서 좋습디까?
정우 나이도 적당한 것 같고, 사람 좋으면 되지 예, 해서 기대 했는데, 막판에 수절가부가 돈 없다는데 고생 하로 가겠소? 하는 말에 허탈해서 이러고 있습니다.
춘심 다른 남정네들은 한살이라도 젊은 것 찾는데, 통닭집은 수무 살 차라도 잘만 살 더만,
*정우 춘심이 빈 잔에 술을 채우며
정우(N)무디게 울타리 안 가족에만 무게를 두고 있었는데 춘심이 생각은 그게 안이었다. 포 장 마차 여인 얘기로는 버스기사 혼자 술 마실 때는 꼭 알려 달라했고, 통닭집 부부 나이를 들춘다. 정우는 이 여인과 한 것 취하고 싶다.
정우 춘심 씨 잔 들고 건배하번 합시다.
춘심 건배 (눈을 홀 끼며 잔을 부디 친다.)
씬 28 텔레파시(밤)
산만하든 주위가 조용히 잠들었다.
도로에 라이트를 켠 차들이 이따금 지나간다.
정우와 춘심이 어깨동무 한 채 약간 비틀거리며 보도부록 위를 따라 걷고 있다.
정우가 리드하고 춘심은 느긋한 모습으로 눈을 감았다 떴다 따라간다.
네온이 번쩍 하는 순간 모델간판을 본 춘심
춘심 여기 들어가 소문내게요?
정우 (움질 거름을 멈춘다.) 그것 참!
*엉거주춤 발길을 돌리는 정우
*어깨에서 그대로 눈을 감는 춘심
정우(N)아둔했지만, 시간을 끌면 실망만 가중 할 뿐이다. 빨리 날을 잡아야한다.
*집으로 향한 정우의 발 거름이 빨라진다.
씬 29 청천 벽력같은 일이었다.
집 부엌문을 열고 들어가는 정우.
기택(E) 춘심아 들어오너라.
*춘심이 방에서 기택이 술 취한 목소리다.
춘심(E) 이것만 치우고 간단 게요.
뜨악한 정우, 귀가 의심스럽고 판단이 흐려진다.
급히 뛰쳐나가 부엌 미닫이문을 여는 정우.
춘심이 부엌 미닫이문은 닫기고 있다.
미친 듯이 다시 방으로 들어오는 정우.
벽시계 바늘은 오후 17시에 있다.
시간 경과 조용하다.
방바닥에 풀썩 주저 안는 정우
정우(N) 고것, 소문 어쩌고 하든 것이, 오리발이었다니! 영감은 동네 가부 늙고 젊고 없이 다 점검 하네, 무슨 변강쇠라고 복상사가 있다는 것도 알긴데! 힘없는 약자를 울리 는 자 벌 받을 것이다.
TV옆으로가 스위치를 켰다.
오락프로 재방송이다.
볼륨을 크게 올린다.
예민하고 침통한 눈길이 TV를 주시한다.
씬 30 착각은 자유라 했든가
집 문 앞에서 춘심이 눈길과 마주친 정우, 눈길을 피해버린다.
영문을 모른 춘심, 의구심 에 빠진다.
기택이 마당으로 나오며
기택 어디! 가나?
*정우, 수건도 비누도 아무준비도 않고, 기택이 을 보지도 않은 채
정우 목욕 갑니다.
*정우행동에 춘심이도 멍하게 보고 있고, 기택이도 의구심을 보이다가
기택 춘심아 어제 네가 붙인, 담 파스 덕에 편하게 잤다. 욱신욱신 수시던 곳이...
*정우 고개 숙인 채 빠르게 대문을 빠져나간다.
씬 31 정우 이사 하는 날
기택이 집 안방에 울타리 안 가족이 다 모였다.
기택 사내놈 딸아이 단칸방에서 고생했다. 동생이 대단하제 공부시키고 부금 넣고.
정우 여유가 있어서도 안이고 안하면 안 될 처지라서 한겁니다.
일만 작심을 하니 빠져 나가는데 10년이 되어도 제자리여
영태 세금을 내나 무허가 운전대행소 돈 벌 잔아?
일구 손장난하는 것 말리다가 붙어버리는 것이 병이야.
*상위에 돼지 족발에 수육 소주가 푸짐하게 올라있다.
정우 그 동안 허물없었습니다. 건배합시다.
*술잔을 모두 들었다.
건강을 위하여
위하여!
춘심 오해는 풀고 가 소이
정우 그럼요. 미안합니다.
일만 어떻게 된 것이여, 역어저서?
춘심 안이 란 게요, 팔자 센 년은 팔자대로 살아 야지요.
씬 32 다시 찾아본 토담 집
토담집 중앙부가 흘려서 건축 재료 상이다.
옆쪽은 철공소가 되어있다.
안채로 들어가는 대문은 그대로 있다.
한 쪽이 열려있는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 정우.
첫째 방 소일만 사든 방은 아직 그대로 있다.
마당에 모래 덤, 철 동강 등 흩어져 있다.
다른 방들은 없어졌고, 맨 끝 방도 남아있다.
씬 33 같은 집
첫째 집과 같이 그대로 있는 천 영태 살든 집이다.
정우 미닫이 부엌문을 열고 들여다본다.
기택이 혼자 방에 모로 누워있다.
인기척이 있어도 한번 뒤척이고 그 자세다.
정우 형님,
*뒤척이다 눈을 떠 확인하고
기택 누고? 동생이 우 쩐 일이고,
*일어나 안는다.
기택 이사 가고 3년이 넘어도 통 소식 없더니.
정우 한번 찾아본다는 것이... 형님, 나갑시다.
기택 여기서 얘기하면 안 되겠나? 영, 몸이 안 좋다.
정우 바람도 소일 겸 앉아 얘기만 합시다.
*기택 마지못해 따라 나온다.
씬 34 만복식당
통닭집 간판을 보고 가는 정우를 부른다.
기택 동생 그 밑에 집
*만복식당에 들어가고 기택이도 들어간다.
정우 통닭, 다른 사람이합니까?
기택 아직도 천가 처가하고 있다.
*기택이 을 처다 보는 정우?
기택 이집, 대구 매운탕이 얼큰하고 쉬 원 하다.
정우 대구매운탕하고 소주 주 세요. 통닭집에 무슨 일 있습니까?
기택 이유라기보다, 우리 얘기 들어야 좋을 것 없다.
*매운탕과 술이 나왔다.
*정우, 기택이 앞 술잔을 채우고
*정우 잔에는 기택이 채운다.
기택 술 담배 끊었다. 당뇨가 있다 해서, 자 들어라.
*얼굴에 활기가 생기고, 활달해진다.
씬 35 같은 식당
기택 천가도 죽었다.
정우 네?! 아니 그렇게 건강하게 사시든 분이 왜요?
기택 그 일뿐만 안이다. 놀랄 일이 한 두 가지가 어디! 교육원 신축공사 하기 전에 차도 옆으로, 가건물 여섯 집 있었다. 동생 생각나제?
씬 36 가건물 주점(회상)
지금교육원 입구가 된 도로에 촘촘히 붙은 가건물 여섯 집
식탁이 두 개있고 좁은 방과 부엌이 붙어있다.
노동자풍의 50대 남자 식탁에 들어와 앉으며
노동자1 아줌마 국수 한 그릇 말아주소.
40대 중반 여인 안고 있든 아기 내려놓으며
여인1 예,
*부엌으로 내려온다.
씬 37 천 영태 친구 김 용구
같은 가건물 둘째 집
김용구와 주인40대 중반 여인과 소주 마시고 있다.
소주잔을 들었다 놓은 김용구.
김용구 통닭집 영감 천 영태와 같은 위원이다. 다 한번 모아라, 애로 사항 듣고, 도와 줘 야겠다. 소뿔도 당장 오늘 저녁에 모아놓고 전화해라.
여인2 오늘 저녁 늦게 11시도 됩니까? 장사는 끝내야 지 예
용구 그 때 해라.
씬 38 김용구의 선언
둘째 집에 다모였다.
사십대 중반 여인들6명,
아이를 안은 여인도 있다.
두 곳 의자 탁자 방에 걸쳐 앉았다.
방에 걸쳐 앉은 김용구
김용구 통닭집 천 영태와 같이 통일문제연구위원이고 사업하는 사람이요. 이쪽부터 첫째 둘째로 칭하기로 하고, 자기소개부터 합시다.
씬 39 가건물 주점주인들
둘째 여인 소주 두병에 김치찌개 식탁에 내어놓는다.
첫째 저는 최 영자 예, 늦둥이 하나있습니다. 신랑은 지금 집에 없습니다. 장사하다가 술 손님 얘기 듣고 이리로 왔습니다. 여기 와서 다 알았지요.
둘째 저는 박씨고 혼잡니다. 그라고 첫째 말고는 똑 바른 신랑 없고, 나이도 47세에서 한 두 살 씩 차이 납니다.
용구 자 우리 술 한잔하면서 얘기합시다.
*둘레둘레 술잔을 다 채운다.
*술잔을 비우고 놓는 용구
용구 어떻게 똑 같이, 뽑아도 이렇게 못하겠다. 무슨 일이던 애로사항을 얘기해보세요.
둘째 여기 이것도 집이라고 들어올 때 선금 200걸은 것 아직 남아서 이자 나가, 월세 나가,
용구 돈이고. 다른 사람들은?
셋째 다 비슷하지요 뭐,
다섯째 또 혼자 산다고 아무 놈이나 다리 걸칠라 하고, 막 대하는 것 무슨 방법 없을까? 용구 방법 있지요. 그러면 일백만원 안에 자기가 쓰고 싶은 만큼 차용증 쓰고, 내가 여러분 을 보호하기 위해 남편 행세를 하면 어떻겠습니까? 남편 있는 첫째는 빼고 뒤를 돌보 아 줄 테니 의논해서 다시 만납시다.
용구 다른 모임이 있어서, 오늘은 가야합니다. 연락 하세요
*용구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여인들 서로 쳐다보며 놀란다.
씬 40 같은 장소
셋째 아니, 나는 잘 못 되지나 않았나?(사이코) 생각 들더라니까 5명을 마누라 하겠다는 말은
둘째 육체적인 관계를 떠나 정신적인 우월감을 주기위한 방법이래, 마누라만큼 가까운 사 람 없잖아.
다섯째 알 수 없잖아요, 변강 쇠 뺨칠 정도인지,
둘째 뭐가 아깝고 안달 나? 그러면 바른 서방 행동하는 거지, 험한 세상에 돈 걱정 사람걱 정 없애주고 생각나면 비빌 때가있는데.
*여인들 훗훗 웃고 있고 뒤쪽
여섯째 어찌 아리 숭하지만 의지하는 것은 좋은 힘이 돼지.
씬 41 만복 식당(현실)
기택 동생 한번 생각해 봐라 사이비 종교가 어떻고 해도 대명천지에 어째 이런 일이?
정우 목적이 뭡니까?
기택 모르겠나!
정우 생각하는 발상이 대단한(사기)꾼인데...
기택 -이제 감이가나? 일백만원 네 사람, 오십 만원 두 사람, 차용증 받고 돈 주고, 마누라 인정은 다섯 명 앞에서 인정하는 방법으로.
정우 다음이 궁금합니다.
기택 허허허
*이야기에 심취되어 웃음 짓는 여유도 있다.
기택 힘도 대단한 사람이야, 둘째부터 돌아가며 이십 만원 필요하다, 준비해서 어디서 만나 자, 부부란 이러고 사는 것 아니겠나! 모텔에서 자고 수시로 돈을 요구해도 차용증은 그대로 남아 있는 파렴치한이었어.
정우 천형님 친구가 그런 사람이란 것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기택 나도 그렇다, 천가는 맹탕 꾼이 안인데,
정우 그 뒤에 김 용구 어떻게 되었습니까?
기택 궁금 하제?
씬 42 김용구 결말(회상)
셋째 가건물 안에서 둘째와 셋째가 얘기하고 있다.
둘째 이렇게 가다간 끝이 없겠는데.
셋째 일백만원 쓴 사람은 영감 만날 때 이십 만원, 오십 만원은 십 만원, 벌써 열 바뀌는 돌았 는데 차용증은 그대로 있으니!...
둘째 나는 요즘 내 차례 돌아올 때까지 이십 만원 맞춘다고 정신없다니까.
셋째 요즘 엇갈려서 딱 부러지게 나쁘다 해야 할지, 일백만원 원금만 없애주면 하는 생각 들 때 있어
둘째 말은 바로 해야지 영감 그 나이에 대단하제?
둘째셋째 호호 그래 말이다.
씬 43 첫째 집 남편(밤)
스포츠 머리형 오십대 사나이 김덕용
좁은 가건물 방 안에서 남자어린아이를 안고 귀여워하고 있다.
김덕룡 고생했다. 노동일이라도 부지런히 하고 착하게 살아야지.
최영자 말은 바로 해야지, 내보다 학교 안에 들어앉자 있던 당신이 고생했지. 부탁이다 어 쩌 던 지 성질 좀 죽이면 된다.
덕룡 내가 해 떨어질 때 기다리며 들은 얘긴데 당신만 빼놓고 기둥서방 생겼다 는데!
영자 그 소리는 어디서?
덕룡 모르는 사람 없던데, 육십 대 영감이고 소문난 사기꾼 어쩌고!...
영자 그런 소리까지!
*긴장하는 최 영자.
덕룡 자세히 얘기해봐라.
*긴장하는 김 덕룡.
씬 44 만복식당(현실)
기택 정우 술병과 대구탕 놓고 앉아있다.
정우, 소주잔을 비우고 대구탕을 보더니
정우 아주머니 좀 데워주세요.
여주인 예,
*대구탕 가져간다.
기택 덕룡이가 이왕 별 단 것 쓰레기 하나 더 치운다면서 야구 방망이로 용구 두 다리를 내려앉혀 버렸어, 정강이 밑에 두 다리뼈가 박살 난거야, 그리고 자수했고.
정우 덕룡이 그 사람 대단하네요.
기택 천가도 불려가고, 그렇게 그 일은 해결 되었는데, 아랫배가 우연히 아파 병원에 갔는 데 장암으로 판정 받고 사십일 만에 천가 죽었다.
씬 45 같은 식당
식당 집 여인 대구탕을 데워서 가져온다.
기택, 정우 술잔에 소주를 채운다.
소주를 입에 붙고, 대구 국물을 뜨고 난 정우
정우 형님, 집이, 확 바뀌었던데요...?
기택 그 끝으로 내가 병신 됐다. 첫 방에는 아직 소, 가 그놈이 살고 있다. 동생도 알지만 내가 복덕방 일보고 있을 때 한 손님이 건물은 어째도 좋습니다. 이 주변이면 되겠 는데 해서, 집을 보이면서 방을 털어버리면 안 되겠소?...
그렇게만 해 주시면 이사 비용으로 가구당 일백만원 드리겠습니다.
*기택 말을 중단하고 주방 쪽을 향해
기택 냉 수 한잔 주소
*가져온 냉수를 시원하게 반 컵 마시고
기택 거짓말 하나한 죄다. 조카가 공장한다 해서 방을 털어 버릴 작정이다. 보증금 건 돈 위에 오십 만원씩 더 주겠다고 얘기하자 처음에 다른 집들도 갈대가 없다고 하소연 하다가 다 나갔는데 소일만이만 전세방 얻어줘야 나가겠소. 배 내밀기에 화가 치밀 어 멱살잡고 뺨을 한대 때렸더니, 나를 내 동댕이치고 이제는 전세 얻어줘도 못 나 가겠다.
*기택, 물 컵에 남은 물을 단 숨에 마시고
기택 나라 땅 철도부지에 무허가 집지어 방세 받아먹는 것은 사기고, 자신은 10년 넘게 방 세 낸 것은 건물값 치고 앞으로 방세도 안내고, 공장세 놓으면 고발하겠다면서 주인 행세하고 있다. 동생 알겠지만 내 성질에 나자빠지고 사지가 떨려서 죽는 줄 알았다. 알아보니 철도부지는 다른 방법이 없다하네.
지금공장 세 받는 것 모른 척 하는 것은 그간 정으로 봐 준다면서 저래있다. 생각하면 병만 도질 것 같고.
정우 그런 일도! 아픈 곳은요?
기택 당뇨에 고혈압, 고 지열 증 죽을병 다 걸렸다. 빨리 할 마이 곁으로 갔으면 하는 생각 뿐이다.
정우 참 형수님이 보이지 않네요?(OL)
씬 46 같은 식당
음성은 낮아지고 더욱 힘 빠진 모습이다.
기택 버스타고 절에 새벽 기도가다가, 버스가 다리에서 굴러 떨어졌다. 기사만 살고 3명 죽 었다.
정우 예?! 석가모니와 예수님은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라 하셨는데!
*기택, 자리에서 무겁게 일어선다.
기택 시간 있으면 다음 또 들려라.
*아무런 귀 천이 없는 사람 같고, 흐느적거리듯 문을 열고 나간다.
정우 (일어서 구십 도로 정중히 인사하며) 형님 안녕히 가십시오.
*멍하니 한참을 서있던 정우 계산한다.
*식당 문을 나서는 정우.
씬 47 통닭 집
천 영태 처가 하고 있는 통닭집으로 들어간다.
경옥 통닭 튀기는 일 하고 있다.
손님은 한 사람도 없다.
정우 여기만 변하지 않았습니다.
경옥 (담방 알아보고) 어쩐 일입니까? 소식을 끊고 있더니!
정우 앞만 보는 반경이 좁다보니 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천형 소식, 깔판영감 한데서 들 었습니다.
경옥 깔판영감 만났습니까?
정우 그 옆쪽에 볼일이 있어왔습니다.
경옥 벌을 받아가지고 그 꼴 보이 소. 할 마이는 절에 가다 죽고, 이사비용으로 집집마다 백만 원씩 주었다는데 오십 만원 떼먹고, 돌아서면 들통 날 강도짓을 하고도 할말은 있데요. 우리영감도 소문 안 좋은 것 압니다만, 그 기 자리에 앉으세요.(OL)
씬 48 회 후
정우 식탁 앞에 앉고
경옥 술 드릴가요?
정우 좀 전까지 마셨습니다.
경옥 그렇지만 술 말고는 뭐 있습니까. 소주하고 닭 튀긴 것 좀 있습니다.
*챙겨서 가져온다.
*마주앉은 경옥
경옥 아이들은 잘 있지요?
정우 예,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경옥 그 친구하고 잘되었으면 좋았을 긴데 가시나 혼자 살 팔자라.
정우 좀 있는 사람 못 만났습니까?
경옥 그 기 세상모르는 소리 안입니까. 돈 있으면 처녀장가 갈라 캅니다.
정우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깔판 집에 사던 사람들 어디로 이사했습니까?
경옥 그 돈 가지고 갈 때 있어 야지요, 왕 여인이 방세 올릴 때 마다 비유하는 산 꼭지지 요.
정우 첫째 방은 그냥 있다고 하던데
경옥 있습니다. 깔판 영감 혼 줄이 났지 요. 뺨 때렸다가 대차게 당했습니다. 영감 평생에 처음 당한다하데요. 마음대로 하 든 성질에 부들부들 떨고 넘어가는데도 소씨는 검찰 청에 가자고 나오니까, 이래저래 병이되었을 낍니다.
정우 신발공장에 다니던 춘심이 여인은 어디로 갔습니까?
경옥 주변에 삽니다. 통근차도 요 앞에 서고요.
정우 아직 남자 없이?...
경옥 예, 결혼생각은 아직 없는 모양이든데.
*좁은 골방 안에서 핸드폰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경옥, 뛰어가 문을 열고 받는다.
경옥 여보세요. 아, 춘심이가? 이사 간 버스기사 아저씨 여기와 있다. 네 소식 물어서 얘기 하고 있는데 전화 오 네, 그래.
경옥 (정우를 향해) 춘심이 전화받아보세요.
*정우핸드폰을 받아든다.
정우 허허 섭섭하기는 마찬가지지, 그래. 알아, 응.
*정우, 핸드폰을 꺼서 경옥이 준다.
경옥 그 동안 춘심이 한번 만났습니까?
정우 아니요, 오늘은 볼일이 있답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서둘러 나오는 정우.
경옥 자주오세요
*고개를 수 겨 보이며 차도로 걸어가는 정우.
씬 49 춘심이와 재회
버스를 타는 정우.
구 고속 터미널 앞에서 내리는 정우.
손목시계를 쳐다본다. 18시30분이다.
도로 옆에 있는 민속주점으로 들어간다.
실내는 물레방아 박 넝쿨이 장식 되어있고, 실내 등도 밝히고 있다.
안쪽으로 자리 잡고 안는 정우.
뒤 따라 들어온 듯이 춘심이 나타난다.
막 터지는 개나리꽃 같은 세련된 봄옷 차림이다.
정우 곁으로 가는 춘심.
정우 바로 따라 오네.
*정우 앞에 앉으며 춘심이 미소를 보인다.
춘심 아무러면 그렇게도 무딜 까 이- 나는 보고 십 든 디, 속으로 끙끙 알았는데
정우 낸들 왜! 안이겠어?(웃으며) 기택이 형, 담 파스 사건이 아리 숭해서...
춘심 어찌 알만한데, 아리 숭해 사소 잉, 육십이 한창이란다고, 술 망태가 된 사람이 일 할 것이다. 그 일이 어떤 일 인디!
*요염하게 웃는 춘심.
정우 (이야기차단에 애쓰며) 알았어요. 여기 시킵시다.
*정우 카운터 쪽으로 눈을 돌리자 눈길이 마주친 한복 입은 아가씨 다가온다. (OL)
씬 50 민속 주점
동동주, 미나리 전, 더덕 무침, 산채 앞에 놓고 술잔을 기울고 있다.
두 사람 다. 막 사발에 술은 채워져 있다.
정우 춘심 씨는 혼자 살 작정이요? 한 해라도 일찍 짝을 찾아 야지.
춘심 노래 있잔 이어,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판에 진실이 통합 디 어, 과부라고 구멍 이나 팔 생각으로 어 루고, 눌러 고, 늙고 젊고 가 없이 틈만 노리는 별종들, 호호 호
정우 나도 남잔데 앞에 안쳐놓고 이러면!...
춘심 (주기가 나타난다.) 호호, 정우 씨는! 나도 몸과 마음의 일치가 어려운 인간 맞지 우?
*놀라는 정우.
춘심 팔자 쌘 년이고, 과거를 묻지 마세요가 지금 내란 게요.
정우 자신을 너무 학대 하는 것 같아요.
춘심 그런 디 정우 씨와는 십 일년 차가나도 가슴에 찡하게 생각이 남아 있어 부려요.
정우 혼자라는 것이 통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데서 오는 욕망인 것 같아요.
*춘심이 정우 곁으로 자리를 옮겨 안는다.
*자신의 뺨을 정우의 뺨에 문 지러 본다.(FO)
씬 51 터미널 모텔
침대 모서리와 벽에 가린 남녀 나신.
중앙부는 보이지 않고, 여자발이 위에, 남자 발은 밑에서 엉켜 버튕기고 있다.
상체 여자머리가 남자얼굴과 여자를 못 알아 볼 정도 덮고 여자가 남자 몸 위에서 스케이트 타고 있다.
춘심(N) 팔자 쌘 년 깔려만 살았는데 여기 위에서 힘 한번 써보자.
*근방체위가 바뀐다. 남자가 위에서 여자를 짓누르고 있다.
정우(N) 춘심이 깔판 영감하고 아무 일 없었을까? 아니야. 내 모습을 보여 줘야한다.
*과격한 정우의 짓눌림 행동,
*비명 지르는 춘심
*계속 동작으로 파고 있는 정우
정우(N) 깔판에 눌려있든 것 중에서 변종한 사기 판은 더 독종이다.
눌리고 뺏기고, 없는 놈은 어쩌라고? 하루 벌어 사는데...
정우 오오!
춘심 여 보 여보!
*두 사람 바쁘게 황홀한 경지로 가고 있다. 엔 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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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희곡작가 성명 이 정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