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의병마을 운영 주체 논란
법인측 “건립 과정에서 우리가 주도, 운영도 우리가 해야”
시·문화원 “이전에도 문화원에 위탁, 행정상 문제없어”
강원희망신문 2011.04.18일자 보도
춘천시와 춘천문화원이 춘천 의병마을 위·수탁 협약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가를 놓고 사단법인 춘천 의병마을(이하 법인)과 갈등을 빚고 있다.
춘천시는 이미 지난 2008년부터 문화원과 3년간 위·수탁 협약을 맺어왔기 때문에 다시 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인은 의병마을 의병체험공간 조성은 법인에서 모든 행정절차와 예산확보를 진행한 것이므로 운영주체로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지난 2004년 3월에 창립한 법인은 2003년 전국문화원연합회가 공모한 ‘문화 역사마을 만들기 사업’에 당시 춘천문화원장이던 이대근씨가 ‘춘천의병 역사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응모한 것이 채택돼 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법인에 따르면 사업공모의 주체로 등록된 춘천문화원은 사업의 주체가 아니라 초기 단계의 조력자 역할로 사업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법인으로 이양했다는 것이다. 또, 본 사업이 채택되어 확보된 예산은 1억원으로 건물을 짓기 위해 법인에서 3억 이상의 예산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건물 소유 등기 단계에서 발생했다. 당시 법인의 이대근 이사장이 춘천문화원장을 겸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춘천시 남면의 신축 건물 소유자가 춘천문화원장으로 등기됐던 것.
춘천시는 신축한 의병마을 건물의 소유자가 기부채납 전에 춘천문화원장으로 등기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춘천문화원과 위탁계약을 맺었다는 설명이지만 법인측은 전 이대근 춘천문화원장이 법인 이사장과 문화원장을 겸직하는 과정에서 사업초기라 사회적인 인지도가 높은 문화원 명칭을 활용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법인은 이대근 이사장이 춘천문화원장직에서 퇴임하고 난 뒤인 2차 위탁(2011년 ∼ 2013년) 시 춘천시에 법인 위탁 공문을 2차례 발송했지만, 시는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춘천문화원과 2차 위·수탁 협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의병마을 남귀우(48) 사무국장은 “춘천문화원은 행정처리 과정의 오류로 인해 건물의 소유주로 되어 있을 뿐 의병체험장 조성에 아무런 역할을 한 바 없으므로 위탁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춘천문화원은 춘천시와의 위·수탁 협약을 파기하고 의병체험공간에 대한 수탁을 반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 문화예술과장 김병억 씨는 “이미 춘천문화원과 위탁 계약을 맺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행정 상 전혀 문제가 없다”며 “법인은 위탁계약에서 제3자의 역할이기 때문에 그들의 공문은 검토할 수준의 사항이지 답변할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춘천문화원의 입장 또한 마찬가지다. 춘천문화원 기획관리실장 허준구 씨는 “춘천 의병마을은 기부채납자의 주체인 춘천문화원이 운영하는 것이 맞다” 며 “원칙적으로 따져 봤을 때 문제될 것이 없다” 고 전하면서도, 사단법인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는 극히 말을 아꼈다.
법인측은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고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해 특별교부세, 도비보조금 등을 확보하고 춘천시로부터 토지의 무상사용 승인을 받았다”며 지난 7년간 의병마을에 헌신한 법인의 운영권을 주장하고 있다.
춘천의병마을은 춘천의병 역사의 복원과 재현을 통해 호국 선열들의 정신을 이어가고 전통문화 보존 및 계승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자 만들어진 현충시설이다. 이곳은 조선 말기 항일의병투쟁을 주도한 독립운동 지도자 의암 류인석 의병장의 유적지와 다양한 의병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의병 수련장이 조성돼 있다. 주로 청소년들이 학교 단위로 방문하고 있으며, 연간 내방객은 3000∼ 5000명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