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국어와 현대 국어의 차이
2019.11.18. ‘중세 국어의 이해, 중세 국어의 실제’
박상준/1학년 1반 21번 junsphone311@gmail.com
저번 주 수요일 수업을 선생님께서 쿨하게 쉬는 시간을 주신 덕분에 오늘 수업 기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 괴롭게 느껴졌다. 다음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힘을 내서 수업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자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선생님께서 어김없이 20번과 21번의 수업 기록 공지를 하신 후, 친구들을 일으켜 세워 간단한 개념들을 물어보셨다. 나에게는 중세시대의 주격 조사는 무엇인지, 원우에게는 음운의 뜻이 무엇인지, 지우에게는 명사형 전성어미는 무엇인지를 질문하셨다. 나와 지우는 잘 대답했으나, 원우는 팅커벨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퀴즈 시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하였다. 저번 시간에는 중세 국어의 이해 중 어휘 부분까지 했기 때문에 표기 부분으로 넘어갈 차례였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받침 표기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의 여덟 자만 허용하는 8종성법이 원칙이었다고 한다. 현대 국어의 음운의 끝소리 규칙에는 ’ㅅ‘이 포함되지 않지만, 중세시대는 ’ㅅ‘이 받침에 와도 발음을 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글자를 표기할 때 소리 나는 대로 적는 이어적기가 일반적이었다. 현대 국어로 치면 연음 규칙이 나타나면 그 발음을 그대로 표기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연음 규칙은 발음에서 적용되고 표기는 문법에 맞게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어적기가 일반적이었지만 끊어적기도 쓰였다. 한자음의 초기에는 중국 발음에 가깝게 하기 위해 초성, 중성, 종성을 모두 적는 동국정운식으로 표기하였다가, 점차 실제 발음하는 한자음에 맞게 표기하였다. 나는 여기서 훈민정음을 만들 적에도 우리나라가 중국을 많이 신경 쓰고 중국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쓸모없는 표기법이라 그런지 나중에는 사라졌다. 한자 문화권의 영향을 받아 세로쓰기를 하였고,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으나 의미 구분이 되는 곳에 구두점을 찍었다고 한다. 그 밑에 용비어천가를 보니 세로로 쓰여 있고 띄어쓰기도 없어서 정말 못 알아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알리고, 후대 왕에게 교훈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었다. ‘깊은’이 아니라 ‘기픈’으로 쓰인 것을 보아 이어적기가 쓰였고, ‘ᄇᆞᄅᆞ매’, ‘ᄀᆞᄆᆞ래’, ‘바ᄅᆞ래’에서는 부사격조사 앞에 체언이 양성 모음을 가졌으면 ‘애’, 음성 모음을 가졌으면 ‘에’를 쓰는 모음 조화가 사용되었다. 또한, 중세 국어 부사격조사의 대표적인 이형태에는 ‘애/에’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글자 옆에 성조를 나타내는 방점도 존재하였다. 중세 국어의 ‘하다’는 현대 국어로 ‘많다’라는 뜻이고, 중세 국어의 ‘ᄒᆞ다’가 현대 국어의 ‘하다’라는 뜻이다. 이렇게 중세와 현대의 어휘 차이도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중세 국어의 실제 부분으로 넘어가 세종어제훈민정음 본문을 공부할 시간이다. 이렇게 수업했는데도 불구하고 20분이나 남았다. 선생님께서는 목요일에 수능 감독을 다녀오신 이야기를 해주셨다. 선생님께서도 수능 감독 다녀오시느라 많이 힘드실 텐데 수업이 힘들다고 징징거리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계속해서 수업을 집중해서 들었다. 세종어제훈민정음은 제목부터 동국정운식 표기로 되어있었다. ‘나·랏 :말ᄊᆞ미;’에서 ‘랏’의 ‘ㅅ’이 단순한 사이시옷이 아니라 중세 국어의 소유격을 나타내는 조사였다. 그러니까 현대 국어로 해석하면 ‘~의’가 되는 것이다. 또한 ‘말ᄊᆞᆷ’은 중세 국어에서 그냥 ‘말’을 나타내는 단어로, 높임 어휘가 아니었다. ‘말ᄊᆞᆷ’ 뒤에 주격 조사 ‘이’가 붙었는데 ‘말ᄊᆞ미’로 이어적었다. 따라서 해석은 ‘나라의 말이’가 된다. ‘中듕國·귁·에’에서는 동국정운식 표기가 쓰였고, ‘에’가 비교격을 나타내는 조사이므로 현대 국어로는 ‘과’로 해석한다. 따라서 ‘중국과’로 해석할 수 있다. ‘달아’는 현대 국어로는 ‘달라’이며, ‘다르다’의 어간 ‘다르-’에 어미 ‘-아’가 결합하여 ‘ㅡ’가 탈락하고 혼자 남은 ‘ㄹ’은 앞에 있는 ‘다’에 가서 받침으로 붙은 형태이다. 그래서 ‘달아’가 되었으며, 이를 ‘ㄹㅇ형 활용’이라고 한다. 현대 국어에서는 ‘ㅡ’가 탈락하고 ‘ㄹ’이 받침으로 가서 붙는 것은 똑같으나, 그 뒤에 어미 ‘-아’에 ‘ㄹ’이 갑자기 하나 더 생겨 ‘달라’가 된다. 이는 ‘르 불규칙 활용’이라고 한다. ‘ᄉᆞᄆᆞᆺ디’는 원래는 ‘ᄉᆞᄆᆞᆺ지’라고 쓰여야 하는데, 중세 시대에는 구개음화가 없었으므로 ‘ㄷ’이 ‘ㅈ’으로 바뀌지 않았다. ‘ᄉᆞᄆᆞᆺ다’의 뜻은 ‘통하다’이다. ‘젼차’는 현대 국어로 이유, 까닭이라는 뜻이다. ‘어린’은 현대어로 ‘어리석다’라는 뜻이며, 현대에도 ‘어린’은 중세 국어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으므로 의미가 이동된 것이다. ‘니르·고·져’에서는 ‘니’가 ‘이’로 바뀌지 않을 것은 보아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ᇙ ·배 이·셔·도’의 ‘호ᇙ’에 있는 ‘ㆆ’은 뒤에 오는 글자를 된소리로 발음하라고 표기해놓은 것이다. ‘ᄠᅳ·들’의 ‘ㅳ’은 어두자음군이며, 이어적기가 사용되었다. ‘·노·미 하·니·라’에서는 이어적기가 사용되었고, ‘놈’이 현대 국어에서는 남성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지만 중세 국어에서는 일반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므로 의미가 축소되었다. ‘하다’는 ‘많다’라는 뜻이다.
오늘 수업은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훈민정음으로 쓰인 글은 지금 쓰고 있는 글자와 달라서 하나하나 현대어와 비교해가며 읽어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이 시간이 끝나면 점심밥을 먹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집에 와서 다시 한번 보니, 현대어와 다른 점을 찾아서 비교하며 공부하면 더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렇게 수업 기록을 쓰면서 또다시 보니까 쉬운 것 같았다. 평소에도 수업 기록을 해야 하는 날처럼 집중해서 수업을 들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2019. 11. 18. ‘중세 국어의 이해, 중세 국어의 실제’.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