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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은 10월11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종단 표준의례 한글반야심경 봉정식’을 봉행했다. |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한글반야심경 종단 표준의례 봉정식을 갖고 의례·의식의 한글화를 위해 경주할 것을 부처님께 발원했다.
조계종은 10월11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종단 표준의례 한글반야심경 봉정식’을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을 비롯해 사부대중 500여명이 동참, 한글반야심경의 대중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발원했다.
인묵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의례·의식의 한글화는 일제강점기 용성 스님에 의해 시작됐으나 대중화에 실패, 대부분의 사찰에서 여전히 한문으로 된 의례·의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에 조계종은 지난 10월5일 종단의 오랜 숙원인 의례·의식의 한글화 사업의 첫 걸음으로 종단 표준의례 한글반야심경을 제정해 공포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한글반야심경 표준의례 제정은 1700년 한국불교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으로 의례·의식의 한글화를 위한 사부대중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한다”며 “종단은 이번 한글반야심경 제정을 시작으로 천수경, 예불, 불공, 시식, 다비의식까지 한글화된 종단 표준의례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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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은 한글반야심경 종단 표준의례 봉정식에서 의례·의식의 한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부처님께 발원했다. |
이날 봉정식에 동참한 사부대중은 인묵 스님의 집전에 맞춰 한글반야심경을 함께 봉독하며, 조계종 의례·의식 한글화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고 동참을 다짐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은 10월5일 종단본 표준 한글반야심경을 공포하고, 의례의식에 의무적으로 한글반야심경을 독송할 것을 전국의 사찰에 시달했다. 종단본 표준 ‘한글반야심경’은 조계종 의례위원회가 운허 스님 ‘한글반야심경’을 저본으로 의미 위주의 번역과 현대적 표현으로 각색해 새롭게 편찬했다.
[2011.10.11 13:20 입력 / 법보신문 / 김현태 기자]
한글 반야심경 공포의 의미와 과제
부처님 가르침은 그 시대와 지역에 맞는 언어로 대중에게 전해졌다. 인도는 물론 중국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우리나라 역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후 한문 경전을 한글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정신을 함양하고 불교를 대중에게 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용성스님을 비롯한 선각자들에 의해 역경불사가 이뤄졌다. 해방 후에도 운허스님과 월운스님이 한글화 노력을 계속해 왔다. 1962년 통합종단 출범 당시 역경불사를 3대 과제의 하나로 선정하는 등 강한 의지를 밝힌바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고, 역경 작업을 진행할 인재 양성을 제때 하지 못한 탓에 시대에 맞는 말로 옮기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조계종이 ‘표준 한글 반야심경’을 공포하여 불교의례의 한글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것은 역사적 의미가 작지 않다.
자성과 쇄신 결사의 주요 실천과제 가운데 하나인 ‘의례의식의 한글화’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결사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실행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종단의 절차를 거친 한글 반야심경의 공포는 불교의 현대화와 포교 저변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글세대에게 부처님 사상을 쉽고 바르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제도 있다. 종단에서 공포한 한글반야심경이 전국 사찰에서 실제 독경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또 다른 경전의 한글화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온전한 한글화’를 위한 인재양성과 함께 ‘한문경전’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불교신문 2758호/ 10월12일자]
한글반야심경의 특징
○ 한문은 현장스님본, 한글은 운허스님본을 저본으로 함
○ 부처님 말씀에 부합되게 함
○ 독송시간을 단축하고자 글자수를 줄임(운허스님 본 559자. 표준한글본 438자)
○ 동국역경원의 역경 예규에 따라 법수와 법상 용어는 번역하지 않음
예) 이전에는 ‘오온’을 ‘다섯 가지 쌓임’으로 번역했지만. 다섯 가지 쌓임이란 용어는 사전에도 나오지 않음
○ 진언 번역은 한문 음사를 따름
○ 현대적인 이해를 돕고자 문자 위주의 번역보다는 의미 번역을 가미함
○ 아눗다라삼먁삼보리를 ‘최상의 깨달음’으로 번역하여 현대적인 이해를 도움
○ 독송 운곡을 부드럽게 함
○ 수미쌍관의 문체미를 살림
○ 계속된 반복구는 생략함
한글반야심경 공포 경과보고
○ 1965년 불교의 대중화, 현대화 일환으로 운허스님 본 한글 반야심경(559자) 보급을 시작함.
○ 한글반야심경이 한문 본(270자)에 비해 너무 길고 한글 내용에 대한 여러 이견 등으로 일부 사찰에서만 사용됨.
○ 1995년 이후 종단 차원에서 각종 법회와 법요의례 시 한글반야심경 상용을 추진하였으나 일반화 되지 못함
○ 2000년 이후 종단 차원의 한글 통일법요집 편찬 중에 한글반야심경 보완 작업이 진행 되었으나 종단 본으로 확정되지 못함.
〇 2009년 11월 중앙종회에서 법요의례 한글화와 관련한 의례법이 제정됨
〇 2011년 1월 종단차원의 자성과 쇄신결사 천명. 아울러 중앙종무기관 결사의 일환으로 한글반야심경을 독송함
〇 2011년 3월 이후 의례법에 의한 의례위원회가 구성되어 한글반야심경을 비롯한 주요 상용의례의 한글본 검토
〇 2011년 6월 교육원에서 행자교육 부터 한글 법요의례 의무화를 천명
〇 2011년 9월 20일 중앙종회에서 의례위원회로부터 결의하여 제출된 한글반야심경 동의안이 가결됨
〇 2011년 10월 5일 의례법4조에 의거 총무원장스님이 한글 반야심경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