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물난리 대비책은 충분한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과거에 비해 규모가 크고 광범위
● 늘어나는 기상이변
본격적인 여름이다. 물놀이를 떠나는가 하면 안전사고도 빈발하다.또한 폭우 태풍과 함께 물난리 소식이 뉴스를 채운다.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기후변화 탓에 전세계적으로 자연재해가 급증하고 있다. 한반도의 기후도 변화무쌍하다.
우니나라는 지난 100년간 강수량이 17% 늘었다. 80㎜/일 이상 호우일수는 1970년대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2002년 여름 강릉지역에는 하루에만 870㎜의 폭우가 내렸다.
첨단과학장비로 대비하고 있지만 기상청은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2009년 7월7일 부산의 평균 강우량은 308.5㎜였다. 기상청의 예상치보다 3배 이상이었다.
부산은 해수면 상승과 태풍의 영향이 큰 해안도시다. 우리 해운대구는 장산과 수영강 해운대를 끼고 있다. 해일과 폭우 시 배수관리가 안돼 물난리를 여러 번 겪었다.
신시가지는 1993년도 조성이후 53사단에서 내려오는 물로 큰 침수피해를 겪었다. 이후 물길을 따로 만들고 글로리콘도 뒤에 배수펌프장을 조성하는 등 고지대배수공사를 실시했다. 송정은 송정삼거리 지하에 저류조를 설치했다. 센텀시티는 올림픽공원에 저류조를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석대천범람으로 반여동 침수를 막기 위해서 상리마을에 배수펌프장이 있다. 반송은 반송성당 앞 탑마트 주변과 아래쪽 상가시장이 침수피해를 겪었다. 다리를 높이고 배수구멍을 뚫고 하천경계의 콘크리트 방호벽을 보수해 둑을 더 높였다. 태풍 차바에 의한 폭풍해일로 침수피해를 입은 마린시티는 재발방지에 부심하고 있다.
침수피해 양상은 고지대의 빗물이 아래쪽으로 몰릴 때 저지대에서 제때 배출하지 못해서 발생한다. 용량 부족인 탓도 있지만 관리부재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우동 올림픽 공원저류조는 낙엽에 하수도가 막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을 받았다.
기상이변이 일상화됐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과거에 비해 규모가 크고 광범위하다. 철저히 준비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난해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해운대 마린시티
● 답답한 사람이 먼저 우물을 파야한다
국민안전의 책임은 국가에 있다. 그러나 국가의 힘만으로는 예방과 대처에 한계가 있다.
안전사회는 정부를 비롯해 시민과 사회 각 분야의 노력과 협조가 더해져야 이룰 수 있다.
마린시티 침수시 상당수 건물들이 자체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침수를 막았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속담이 있다. 피해우려 지역의 주민들이 위험에 민감하고 대책에도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조직을 동원해 수해취약지역을 선정하고 책임관리하는 체계를 갖출 수 있다. 조직과 체계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 시민의 참여는 꼭 필요하다. 시민은 정부가 효율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정부는 피해주민의 긴급한 요구에 바로 부응할 수 있다.
물난리가 났을 때 취약지역 주민을 긴급 대피시키거나 모래주머니를 이용해 병목현상에 의한 침수를 막는 일은 능동적인 책임의식을 요구한다. 그러나 책임의식은 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적절한 평가가 이뤄질 때 책임감은 자리잡는다. 결국 재난대비는 시민과 정부가 함께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