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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의 제목은 어찌 붙이나
한시에 제목을 붙이는 법은 매우 다양하여 꼭 어떻게 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는 듯 합니다. 처음부터 제목을 달아놓고 시를 짓는 경우(次韻 등)도 있고, 지은 후 그 내용에 걸맞는 제목을 붙이는 때도 있지요. 더욱이 제목이 없는 시를 나중에 후세 사람들이 시제(詩題)를 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詩 제목으로 자주 눈에 띄는 사례나 관행을 굳이 분류하여 시의 제목과 함께 원문(일부)도 소개합니다.
(詩 본문에 쓰인 字는 詩題로 피해야 된다는 불문율이 있기는 하나, 이에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큰 의미는 없다고 사료됨.)
1, 차운(次韻)하는 경우
시인묵객들이 모여앉아 시흥이 일면 한사람이 운을 떼고 이에 따라 시를 짓는데, 다음(次) 사람이 이 운(韻)을 빌어 詩로 맞장구를 치는 게지요(次와 韻 사이에 차운한 이의 이름 등을 넣음). 간혹, 옛 임들의 유명한 절창을 차운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次友人韻 / 退溪 李滉(조선 중기)
性癖常耽靜 形骸實怕寒(성벽상탐정 형해실파한) 고요함을 즐기는 성미로, 몸은 실로 추위를 두려워함에
松風關院聽 梅雪擁爐看(송풍관원청 매설옹로간) 솔바람은 집에서 듣고, 매화와 눈(雪)은 화로를 끼고 본다오
(운(韻)은 寒과 看)
次尹恕中韻 / 李達*(조선 중기)
京洛旅遊客 雲山何處家(경락여유객 운산하처가) 한양을 떠도는 나그네 신세, 구름과 산 어디가 집인가
疎煙生竹逕 細雨落藤花(소연생죽경 세우락등화) 엷은 안개 피어오르는 좁다란 대숲길, 이슬비가 등나무
(운(韻)은 家와 花) 꽃에 내리는 곳이라오
*이달(李達, 中宗대 )은 서얼 출신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불우한 방랑시인, 허난설헌과 허균의 詩 선생으로도 알려짐.
차운한 윤서중(尹恕中)의 원시는 알 수 없으나, 이 시만은 조선 최고의 절창 중 하나로 꼽힌다고..
夏雲多奇峰(여름 구름 여러 기이한 봉우리 만들고) / 鄭知常(고려) --도연명의 四時를 次韻
白日當天中 夏雲自作峰(백일당천중 하운자작봉) 해가 하늘 복판에 오니, 여름 구름 절로 봉우리를 만드네
僧看疑有刹 鶴見恨無松(승간의유찰 학견한무송) 중은 절이 어디있나 찾고, 학은 주위를 보고는 소나무가
(운(韻)은 峰과 松) 없음을 한하겠지.
*제목에는 次~韻이란 말이 없으나 실제는 차운한 시지요. 정지상은 그가 존경하는 시인 도연명(陶淵明, 東晉)의 그 유명한'四時' 중 두번째 句를 통채로 빌어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四時의 운도 그대로 따라 하였기에 영락없인 차운시라
할 수 있지요.
2. 대놓고 제목이라 붙이는 경우 (題~)
제목의 앞에 題~ 자를 달아 '~에 대해 쓰다' 로 하는 경우로, 다소 시적인 분위를 저감(低減)시킨다는 평도 없지 않으나 내용을 분명히 하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면이 있지요.
題都城南莊(도성 남쪽 별장에서 씀) / 崔護(盛唐) -前聯
去年今日此門中(거년금잉차문중) 지난해 오늘 이 집 문안에는
人面桃花相映紅(이면도화상영홍) 여인과 복사꽃이 꽃처럼 붉었었는데
*최호가 봄날 도성의 남쪽을 지나다 복사꽃 만발한 집에서 물을 청해 마시려다 본 여인을 못잊어
다음해에 다시 찾았으나 집에 없어서 실망하고 써놓고 온 시 중의 일부 - 이 스토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남^^
題西林壁(여산 西林璧에서 씀) / 蘇東坡(北宋) --後聯
不識廬山眞面目*(불식여산진면목) 여산(廬山)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하는 건
只緣身在此山中(지연신재차산중) 다만 내 몸이 이 산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라오
*명승지 여산(廬山)의 서림벽에 대해 쓴 시로 요즘에도 널리 쓰이고 있는 '진면목(眞面目)'이란 말이 처음 쓰임
題閣老畵幅(노대신의 그림에 대해 씀) / 安平大君(조선 초기)
萬疊靑山遠 三間白屋貧(만첩청산원 삼간백옥빈) 만겹 靑山은 멀고, 세칸 초가는 초라하네
竹林烏鵲晩 一犬吠歸人(죽림오작만 일견폐귀인) 대숲에 까막까치 드는 저녁, 개 한마리 돌아오는 사람
보고 짓누나
*안평대군은 세종대왕의 3남으로 詩書畵에 모두 능했는데 수양대군(세조)와의 권력싸움에서 패하고 사사됨.
이 시는 노대신 김종서가 선물한 산수화를 보고 상찬한 시로 알려져 있음
題卞府使生日宴 / 未祥(춘향가 중)
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膏 (금준미주천인혈 옥반가효만성고)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촉루락시민루락 가성고처원성고)
*춘향전 중 어사출두 직전 변사또 생일잔치에서 지은 시로, 우리말 새김 생략
3. 어디서 지었나 (~作)
제목의 끝에 ~作을 붙여 ~에서 지음 을 적시하는 방식이지요
積雨輞川莊作(장마에 망천장에서 지음) / 王維(盛唐) --3聯
山中習靜觀朝槿(산중습정관조근) 산속에선 고요함에 익숙해져 무궁화를 살펴보고
松下淸齋折露葵(송하청재절로규) 소나무 아래서 말끔이 재개 이슬맞은 아욱을 딴다
小寒食舟中作(한식 다음날 배안에서 지음) / 杜甫 --1聯
佳辰强飮食猶寒(가진강음식유한) 명절이라 억지로 마시고 먹은 음식은 차갑고
隱机蕭條戴鶡冠(은궤소조대갈관) 쓸쓸히 탁상에 기대앉아 갈관을 쓴다. (추우셨나?)
*鶡冠 = 산박쥐의 깃털로 만든 모자로, 갈관 또는 할관, 옛날 은사들이 주로 썼다함
南天竺路上作(남인도 길 위에서 지음) / 彗超(신라)
我國天涯北 他邦地角西(아국천애북 타방지각서) 내 나라는 하늘가 북쪽, 타국은 땅끝 서쪽
日南無有雁 誰爲向林飛(일남무유안 수위향림비) 남방엔 기러기도 없어, 뉘라서 서라벌로 날라가리
(소식 좀 전해주었으면 좋으련만...)
途中作(길가다 지음) / 孤雲 崔致遠(신라 말) --前聯
東飄西轉路岐塵(동표서전로기진) 사방으로 떠도는 이 몸, 갈림길에는 먼지이는데
獨策羸驂幾苦辛(독책리참기고신) 여윈 말 홀로 채직질하며 얼마나 고생했던고
秋日作(가을날에 지음) / 松江 鄭澈(조선 중기)
山雨夜鳴竹 草蟲秋近床(산우야명죽 초충추근상) 산비 밤에 대나무를 울리고, 풀벌레 가을되니 침상 가까이
流年那可駐 白髮不禁長(유년나가주 백발불금장) 흐르는 세월 어찌 멈추리, 백발 자라는 것도 막지 못하면서
4. 구체적인 動線을 밝히기도
1) 過~(~지나며, ~들러)
過故人莊(벗의 시골집에 들러) / 孟浩然(盛唐)
故人具鷄黍 邀我至田家(고인구계서 요아지전가) 벗이 닭과 기장밥을 마련, 날 시골집으로 부르네
綠樹村邊合 靑山郭外斜(녹수촌변합 청산곽외사) 푸른 숲 마을 주변을 싸고, 청산은 성 너머에 빗겨있구나
過洛東江上流(낙동강 상류를 지나며) / 李奎報(고려) --1,2聯
百轉靑山裏 閒行過洛東(백전청산리 한행과낙동) 靑山 안쪽을 수없이 돌아, 한가로이 낙동강을 지나가네
草深猶有露 松靜自無風(초심유유로 송정자무풍) 수풀은 깊어 아직 이슬이 남아있고, 소나무 고요하니
절로 바람 그쳤나
過松江墓(松江 정철의 묘를 지나며) / 權鞸(권필, 조선 宣祖대) --前聯
空山木落雨蕭蕭(공산목락우소소) 빈산에 낙엽지고 비 쓸쓸히 내리는데
相國風流此寂寥(상국풍류차적료) 정승을 지낸 분의 풍류 이리 적막한가
2) 登~(~에 올라)
登鸛雀樓(관작루에 올라) / 王之煥(盛唐)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백일의산진 황하입해류) 해는 산에 기대어 지고, 황하는 바다로 흘러가네
欲窮天里目 更上一層樓(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 천리 먼 곳을 보려고, 다시 누각 한층을 오르네
登岳陽樓(악양루에 올라) / 杜甫(盛唐) --1, 2聯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석문동정수 금상악양루) 일찍이 동정호에 대해 들어왔는데, 오늘 악양루에 오르니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오초동남탁 건곤일야부) 吳와 楚 동남으로 갈리고, 하늘과 땅 밤낮으로 떠 있구나
登黃鶴樓(황학루에 올라) / 崔顥(盛唐) --2聯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黃鶴은 한번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고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흰구름만 천년 하늘을 유유히 (떠도는 구나)
登全州望京臺(전주 망경대에 올라) / 鄭夢周(고려 말) --4聯
天涯日沒浮雲合(천애일몰부운합) 해지는 하늘가 구름 모여 드는데
翹首無由望玉京(교수무유망옥경) 고개들어 하릴없이 서울을 바라보네
*樓와 臺 : 樓는 2층이상으로 된 누각를 말하며, 명승지의 관람이나 대가집의 별장과 같은 용도로 쓰임.
臺는 전망대, 적의 침입 등을 살피는 군사적인 목적이 주이나 가끔 왕실이나 고관대작의 유흥처로도..
3) 渡~(~건너)
渡啇山津望自天臺(적산나루 건너 자천대를 바라보며) / 姜栢年(조선 중기) --前聯
自天臺下水如天(자천대하수여천) 자천대 아래 물 하늘빛 처럼 푸르고
臺下丹楓影水鮮(대하단풍영수선) 대 아래 단풍은 물에 곱게 비치네
渡驪江(여강을 건너) / 崔壽城(조선 중종대, 을미사화 때 寃死)
人情隨世變 岸不逐流波(인정수세변 안불축류파) 인심이야 세태에 따라 변치만, 언덕마저 물결에 힙쓸리랴
細雨江邊立 煙中迷一舟(세우강변립 연중미일주) 이슬비 오는 강가에 서있는 배 하나 안개속에 길을 잃었네
4) 望~ (~바라보며)
望廬山瀑布(여산폭포를 바라보며) / 李白(盛唐) --後聯
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 날라 흘러 바로 아래로 3천길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락구천) 구만리 장천에서 은하수가 떨어지는듯
望五老峰(오로봉을 바라보며) / 李白(盛唐) --前聯
廬山東南五老峰(여산동남오로봉) 여산 동남쪽의 오로봉이여
靑天削出金芙蓉(청산삭출금부용) 푸른 하늘 금빛 연꽃을 깍아내었구나
踰大關嶺望親庭(대관령을 넘으면서 친정집 쪽을 바라보며) / 申師任堂(조선 중기)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임영) 머리 희여지신 어머님을 강릉에 남겨두고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 이몸 서울을 향해 외로이 떠나는 마음
(*臨瀛은 강릉의 異名)
5) 尋~ 또는 訪~(~찾아서)
尋隱者不遇(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 賈島(中唐)
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송하문동자 언사채약거) 소나무 밑에서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은 약초캐러 가서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지재차산중 운심부지처) 이 산속엔 계시겠지만 구름 깊어 어딘지는 모르겠네요
尋胡隱君(호은군을 찾아서) / 高啓(明初)
渡水復渡水 看花還看花(도수부도수 간화환간화) 물을 건너고 또 건너 꽃을 보며 또 보고
春風江上路 不覺到君家(춘풍강상로 불각도군가) 봄바람 강 길위에 불고 모르는 새 그대의 집에 닿았네
訪金居士野居(김거사 들집을 찾아서) / 鄭道傳(麗末鮮初) --後聯
立馬溪橋問歸路(입마계교문귀로) 개울 다리에 말 세우고 돌아갈 길 묻노라니
不知身在畫圖中(부지신재화도중) 이 몸 한폭 그림 속에 있는 줄 몰랐구나
6) 宿~(~지새며)
宿建德江(건덕강에서 지새며) / 孟浩然(盛唐)
移舟迫煙渚 日暮客愁新(이주박연저 일모객수신) 배저어 안개낀 강가에 대니, 날저물어 객의 시름 새롭네
夜曠天低樹 江淸月近人(야광천저수 강청월근인) 아득한 들판 하늘은 나무에 내려앉고, 강은 맑고 달은
사람 가까이 다가오네
宿金壤縣(금양현에서 지새며) /高兆基(고려) --후반부
落葉埋歸路 寒枝帶宿煙(낙엽매귀로 한지대숙연) 낙엽 귀로에 쌓이고, 밤안개 차가운 가지에 서려
江東行未盡 秋盡水村邊(강동행미진 추진수촌변) 강동땅 가도끝이 없고, 물가 마을엔 가을이 다하는데
宿樂安郡禪院(낙안군 선원에서 지새며) / 김돈중(고려 김부식의 아들)
偶到山邊寺 香煙一室開(우도산변사 향연일실개) 우연히 산자락 절에 닿으니, 열린 방에서 향불연기
林深惟竹栢 境靜絶塵埃(임심유죽백 경정절진애) 숲이 깊고 대와 잦나무만이, 고요함이 속세와 단절
7) 入~(~들어가)
奉使入金(임금의 명을 받들고 금나라에 들어가) / 陳澕(고려 이규보와 동시대) --前聯
西華已蕭索(서화이소삭) 중화는 이미 기울어 쓸쓸하고
北塞尙昏濛(북새상혼몽) 북방(金, 元)은 오히려 암담하네요
8) 歸~(~돌아가)
棄官歸鄕(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 申淑(고려 의종 때 환관)
耕田消白日 採藥過靑春(경전소백일 채약과청춘) 밭갈며 날을 보내고, 약초캐며 청춘이 갔네
有水有山處 無榮無辱身(유수유산처 무영무욕신) 산과 물이 좋은데, 영화도 굴욕도 없도다
4. 누구에게 주는지 (寄~, 贈~, 呈~)
1) 寄~(~에게 부침) : 지은이와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 주로 씀
夜雨寄內*(비오는 밤 아내에게 부침) / 李商隱(晩唐) --前聯 *제목이 夜雨寄北으로 된 데도 있음
君問歸氣未有期(군무귀기미유기) 그대는 돌아올 날 묻지만 돌아갈 기약이 없다네
巴山夜雨漲秋池(파산야우창추지) 파산(巴山) 땅에는 밤비에 가을 못이 넘치고 있는데..
寄君實(벗 군실에게 부침) / 月山大君(예종의 왕세자였으나 성종에게 왕좌를 뺏김) --後聯
思君意不盡(사군의부진) : 그대 그리워 온갖 생각 끝이 없고
千里大江流(천리대강류) : 천리 큰 강물 흘러만 가는구나
寄妻 / 吳達濟(병자호란시 三學士 중 한분)
琴瑟恩情重 相逢未二朞(금슬은정중 상봉미이기) 금슬과 정이 막중한데도 만난지 2년도 못되어
今成萬里別 虛負百年期(금성만리별 허부백년기) 이제 만리 이별함에, 백년언약 저버리게 되었오
2) 贈~(~에게 줌) : 역시 지은이와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 주로 사용
贈山僧(산중에게 줌) / 孤雲 崔致遠(신라 말) --前聯
僧乎莫道靑山好(승호막도청산호) 중아, 청산이 좋다 말하지 마시라
山好何事更出山(산호하사경출산) 산이 좋다면 왜 산에서 다시 나오시나
贈僧(스님에게 줌) / 尹斗壽(조선 중기) --後聯
日長公館文書靜(일장공관문서정) 날은 길고 관청에 일이 한가할 때
時有高僧數往來(시유고승수왕래) 때때로 그대(高僧) 자주 왕래해 주네
3) 呈~(~드림)
江上呈張秀才(강위에서 장수재에게 드림) / 朴仁範(신라말)
風驅江上群飛雁(풍구강상군비안) 바람은 강위를 나는 기러기 떼 몰아가고
月送天涯獨去舟(월송천애독거주) 달은 하늘 끝에 외로운 배를 보낸다네
5. 이별과 만남에 붙이는 제목
1) 送~( ~보내며)
黃學樓送孟浩然*/ 李白(盛唐) --後聯
孤帆遠影碧空盡(고범원영벽공진) 외로운 배그림자 푸른 허공으로 사라지고
惟見長江天際流(유견장강천제류) 오직 보이는 건 하늘끝 아득히 흐른는 長江뿐
*시벗인 맹호연이 벼슬하여 楊州로 떠남에 부럽고 섭섭한 마음에 황학루에서 전별(餞別)하며 지은 시
送春 / 三宜堂金氏(조선 正祖대 여류시인)
思君夜不寢 爲誰對明鏡(사군야불침 위수대명경) 임그리워 잠 안 오는데 뉘를 위해 거울을 대할꼬
小園桃李花 又送一年景(소원도리화 우송일년경) 작은 동산에 복사꽃 오얏꽃, 또 일년을 보내네
2) 別~(~이별하며)
餞別校書叔雲* / 李白(盛唐)
抽刀斷水水更流(추도단수수경류) 칼뽑아 강을 끊어도 강은 다시 흐르고
擧杯消愁愁更愁(거배소수수경수) 잔들어 시름 씻어도 시름 더욱 시름겹네
*李白이 교서랑 벼슬을 하여 떠나는 아저씨 李雲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여 마련한 송별(餞別)자리. 부러움과 섭섭함을 읊은
시의 일부를 발체한 것인데, 지금까지도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梁州客館別情人(양주 여관에서 정인과 이별하며) / 鄭誧(고려말) -後聯
落月半庭推戶出(낙월반정추호출) 지는 달 반쯤 드리운 뜰 문을 나서려니
杏花疎影滿衣裳(행화소영만의상) 살구꽃 성근 그림자 아래 위 옷에 가득
奉別蘇判書世讓*/ 黃眞伊
流水如琴冷 梅花入笛香(유수여금냉 매화입적향) 流水는 거문고 가락에 싸늘, 매화는 피리소리에 향긋
明朝相別後 情與碧波長(명조상별후 정여벽파장) 내일 아침 이별 후에도 정은 푸른 파도처럼 오래 가리니
*한달간의 동거후 정든 소세양 판서를 떠나 보내며 지은 시로, 받들 奉자를 쓰는 '奉別'은 윗사람과 이별할 때 쓰는 용어라네요.
3) 逢~(~만나)
江南逢李龜年(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 / 杜甫(盛唐) --前聯
岐王宅裏尋常見(기왕댁리심상견) 기왕 댁에서 늘 보았고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최구의 집에서도 여러번 들었었지
*두보가 생을 마감하던 해(59세)에 강남 長沙 부근에서 왕년에 궁중에서 활약하던 명창 이귀년를 만나서 지은 시.
옛날 화려했던 두사람이 전란을 피해 떠돌다 초라한 신세로 만나 감회가 깊었을 것임
逢故人(옛친구를 만나) / 西山大師
雲樹*幾千里 山川政渺然(운수기천리 산천정묘연) 만나고 혜어짐이 몇천리인고, 산천도 아득하구나
相逢各白首 屈指計流년(상봉각백수 굴지계류년) 만나니 둘다 흰머리, 손꼽아 흐른세월 세워보노라
*雲樹之懷 : 수많은 만남과 혜어짐
4) 待~(~기다리며)
待郎君(낭군을 기다리며) / 凌雲(조선 기생)
郎云月出來 月出郎不來(낭운월출래 월출낭불래) 낭군은 달뜨면 오신다더니 달떠도 아니 오시네
想應君在處 山高月上遲(상응군재처 산고월상지) 아마도 임 계신 데는 산 높아 달도 늦게 뜨는가
첫댓글 題卞府使生日宴 을 춘향전을 읽을 때 아주 통쾌했었었지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읽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가슴에 난초향이 가득하기를 ---입니다.
박형(갑자기 호가 생각안남)의 가슴에도 난초향이 가득하시기를
읽는데 한참 걸렸다니 빼놓지 않고 다 읽으셨다는 야그네요.
적절한 표현인지 몰라도 등산할 때 앞에 가는 이보다 뒤에
따라가는 사람이 더 힘들지요. 단, 앞사람이 간데를 빠짐없이
그대로 좇아가는 경우에만 해당되지만요..^^
암튼, 대단한 독자가 있음에 한편 뿌듯하고 또한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