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단톡방에 실린 글입니다.)
병원에서의 처참했던 풍경
의사가 췌장에서 혹이 보인다고 했지만
처음엔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다.
췌장암은 상상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래 전 어느 크리스천
사상체질 전문가가 내 얼굴을 유심히 보더니
목사님은 절대 암에 걸릴 분이 아니라는
말을 했고 난 이 말을 성경처럼 믿고 있었다.
그러니 사람의 말을 어떻게
다 신뢰할 수 있으랴.
요즘 난 요동하고 배신하는
인간들로 말미암아
'속이 상하신 하나님'이
자꾸만 머리에 떠오른다.
복을 주시면 충성을 다하겠다는 공언과 달리
경제적으로 조금 부유해지자
옛날의 열심을 잃어버린
우리의 자화상으로 인해서다.
의사는 당장에 입원을 하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집에 가지도 못하고
곧 바로 병실에 갇혀 링거 주사를 맞으며
혈액 검사, 조직 검사, MRI 검사 등
온갖 검사를 다했다.
특히 MRI 검사를 받으러 링거 걸이를 끌고
황량하게 보이는 복도를 지나
터덕터덕 지하 촬영실로 갈 때는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기가 막히기도 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구분조차 어려울 지경이었다.
오랜 세월 견지해왔던
기도 목회의 종착지가 여기란 말인가?
부끄럽지만 그렇게도 외쳐왔던
절대적인 믿음과 감사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그럴 것이
예수님처럼, 사도 바울처럼
늘 천국을 지향하고 준비하는 목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천국'이란 단어의 사용 빈도를
기억해 보았을 때 정확한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성도들 역시 가끔 언급하는
현재적인 천국과 미래적인 천국에 대해서는
별 관심과 반응이 없었다.
내 인생 처음으로 입원을 하여
환자복을 입고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심정이란
낯설어도 한참이나 낯설 만큼
이질적인 상황이었다.
병원에 가기를 그렇게도 싫어했건만
꼼짝하지 못하고 병실에 쳐박혀
결과를 기다리는 처량한 신세가 되다니
마치 현실과 다른 미지의 세계로
들어온 것 같았다.
마침 병원에서 내가 사는 아파트가 보여서
그곳을 주시하며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하는 마음으로 안절부절하기도 했다.
그런데 며칠 후 의사가 침통한 표정으로
아내에게 와서 담도가 모두 막혀있으며
혹까지 있어서 췌장암일 가능성이 많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아내는 이 말을 듣고
정신 줄을 놓은 사람처럼
멍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원래 성격이 낙천적이고 밝은 사람인데
남편의 중병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지금도 아내는 암환자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 되었다.
아내 역시 당뇨병을 앓았지만
몇 번의 성경 필사 과정에서
완전한 치유를 받았다.
지금은 환자들을 위해 기도해줄 때마다
종종 신비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계속-
예수께서 그의 열두 제자를 부르사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시니라
(마태복음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