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학기 종강을 마치며
올리브시니어 아카데미가 문을 연지 일 년이 됐다.
아카데미 학장직을 부여받으면서 순종의 마음으로 임했다.
34살 278명의 예비자 시절 부녀반 반장으로 시작하여
이제 70대 중반의 시니어 학장으로 세월이 흘러갔다.
대세로 하늘나라로 떠나신 어머니를 위하여
온 몸과 마음으로 열심히 열정적으로 교회활동을 해왔다.
구역반장을 시작으로 여러 단체장을 섭렵하면서 청춘시절이 지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전설의 시간이다.
정성스럽게 가정과 이웃과 교회봉사를 하느냐고
남들이 다 겪는다는 갱년기 증상을 느껴보지 못했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니 낯선 할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50년 동고동락을 했던 사랑의 반려자가 먼 길을 떠났을 때
고요하고 적막한 시간 속에서 숲길을 오래 오래 걸었다.
인생의 슬픔을 묵주의 기도로 다듬으면서
모든 활동의 직을 내려놓기로 다짐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뜻밖의 부르심이 울려왔다.
시니어학장직 이었다.
오랜 기도와 묵상의 시간을 보내면서 담담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주님의 부르심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올리브시니어 아카데미를 이끌어 오면서
하루에도 몇 번이나 마음을 내려놓았다 올렸다 했다.
그럴 때마다 주님이 내미는 따뜻한 손길에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운 마음에 온 몸이 모래알처럼 작아졌다.
용기를 내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두 손 모아 기도했다. 힘을 주시라고.
거세게 불어치는 풍랑위의 돛단배처럼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면서도 주님의 사랑을 확신했다.
2024년 봄 학기 동안
강원도 오지마을 공소에 가서 하느님을 만나게 해주셨다.
40여명의 알곡 시니어들이 믿음의 향기를 가득 퍼지게 해주었다.
알차게 아름답게 보낸 멎진 봄 학기 시간들을 주님에게 봉헌한다.
주님! 성모님!
언제나 함께 동행하시고 이끌어 주십니다.
항상 돌보아주시고 축복해주소서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