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1ㅡ싸움에 패한 유비는 원소에게 투항하다
조조에게 패한 이번의 전투로 유비는 생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먼저 장비는 가까스로 포위망을 뚫고 나와...
혼자서 망탕산으로 도주합니다.
(유비 형님의 생사를 알길이 없구나.
따르는 군졸 하나 없이 모두 도주하였으니...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일단 망탕산속으로 들어가자.
거기에서 후일을 도모해야지....)
한편 유비는 하후연에게 쫒겨 소패성으로 달아납니다.
(소패로 가자...)
그러나 소패에 이르러 보니 이미 성위에는 조조의 기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서주성쪽으로 말 머리를 돌렸으나...
서주성 역시 조조에게 이미 빼앗긴 뒤입니다.
하비성으로 항하는 길은 조조의 군사들이 새까맣게 배치되어 지키고 있습니다.
"삼각 방어선이 모두 무너졌구나."
(휴우...장비의 병법을 믿은 내가 바보지)
"난 어디로 가야하나?
장비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하비성에 내 여우같은 두 마누라가 있는데....
(감부인 미부인)......
어떻게 해야 하나?
거긴 내 아우 관우가 지키고 있으니 설마 죽지는 않겠지.
부하 장졸들을 모두 잃고...
심지어 내 칼마저 잃었구나.
차라리 이 절벽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할까?"
유비가 절벽 끝에서 넋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유비를 부릅니다.
"거기 서 계신 분이 유황숙 아니십니까?"
"누구요? 날 잡으러 왔소?"
"아닙니다.
저는 원소의 모사 허유라는 사람입니다.
제 부하들과 함께 유황숙이 패배하는 과정을 지켜 보았습니다.
유황숙....지금 처지가 고단하실 텐데...
차라리 우리 명군 원소에게 가시지요.
저희 명군 원소께서는 유황숙을 극진히 대접하실겁니다"
(그래 차라리 원소에게 투항하자.
원소가 어려울 땐 언제든지 찾아 오라고 했지
그곳에서 다시 힘을 길러 후일을 도모하자?)
"알겠소. 내 원소에게 투항하겠소.
길잡이를 해 주시오."
도망의 달인 유비는 또 두 마누라만 남겨두고 허유를 따라 기주로 떠납니다.
유비와 장비의 패전 소식은 하비성을 지키고 있는 관우에게도 전해졌습니다.
"내 헝님 유비와, 아우 장비가 대패했다고?
두 사람 모두 살아 있을까?
이 하비성이라도 내가 잘 지켜야 한다."
맹장 중 맹장 관우가 하비를 방어하자 조조도 쉽게 하비성을 함락시키지 못합니다.
이때 모사 순욱이 또 작전을 제시합니다.
"승상....하비성을 정복할 좋은 수가 있습니다.
유비에게서 투항해온 군사들은 원래 승상의 병졸들이었죠.
이들을 모두 하비성으로 다시 돌려 보내는 것입니다.
관우에겐...
유비를 따라 영채를 기습하다 오히려 패하여...
하비까지 쫒겨 왔다고 하면 믿을것입니다.
그런 후 성밖에서 욕설을 하고 도발하여 관우를 성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죠.
관우가 성 밖으로 나오면.....
거짓 투항한 우리 군사들이 재빨리 성문을 걸어 잠그는 것입니다.
그럼 관우는 오갈데가 없는 패잔병이 되는것이죠."
"순욱...굳...굳 아이디어다.
정말 좋은 생각이다."
몇일 후....하비성으로 패잔병들이 몰려듭니다.
"성문을 열어 주시오.
우린 유황숙의 군졸들입니다."
관우가 성위에서 내러다 보니 유비의 군졸들이 틀림없습니다.
"성문을 열어라.
빨리 부상당한 저 군졸들을 받아들여 치료해주어라."
성문이 환짝 열리자 패잔병들이 절뚝 거리며 들어옵니다.
"관장군님.... 엉엉엉엉....
저희는 조조의 영채를 야습하다 오히려 적에게 포위되어 거의 전멸하고 저희만 살아남았습니다."
"유비와 장비장군은 어디로 가셨는지 저희는 생사조차 모릅니다."
"고생들 많았구나.
먹을것을 줄테니 먹고 상처를 치료하도록 해라."
관우는 전혀 의심하지 않고 이들을 돌봐줍니다.
하비성으로 복귀한 패잔병들....
이 병졸들은 원래부터 조조의 군사들로서 ...
유비에게 복속 되었다가 다시 조조에게 투항한 자들 입니다.
하비성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0072ㅡ관우, 하비성을 잃다
관우가 하비성 문을 굳게 잠그고 수비에만 치중하자 조조 군사는 성 가까이 접근조차 어렵습니다.
왜냐면 하비성은 해자가 있어 천연의 방어 요새이기 때문입니다.
이튿날 하후돈이 5,000여명의 군사를 끌고와 성문앞에 진을 칩니다.
그리고 병사들이 나와서 관우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관우....이 수염 긴 촌놈아.
넌 소싯적에 그릇이나 구워 팔아먹던 놈이지?
그릇 구워 팔아서 밥이나 처먹고 살일이지 소금장사는 뭐하러 했냐?
니가 소금을 밀매하다 사람 때려 죽인것은 삼척동자도 잘 알고있다.
그런 심뽀 불량한 놈이 전쟁터에는 뭐하러 나왔냐?
여기 좋은 소금이 있는데...
이건 너에게는 나누어 줄 수 없다.
왜냐면 네 목을 이 소금에 저려야 하거든..."
연일 모욕적인 욕을 퍼붓자 관우의 부하장수들이 발끈합니다.
"장군...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성문을 열고 나가 저 놈 주둥이를 뭉개고 오겠습니다."
그러나 관우는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안된다.
저런 욕설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라.
저건 우리를 성 밖으로 끌어 내려는 수작이다.
하후돈의 작전에 넘어가지마라."
"알겠습니다. 장군."
하후돈의 군사들이 온갖 욕설을 퍼부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작전을 바꾸어 유비를 언급하며 조롱하기 시작합니다.
"욕설로는 관우를 움직이지 못한다.
다른 말로 모욕을 줘야 한다."
이튿날..... 하후돈이 직접 나와 관우를 불러냅니다.
"관장군....무탈하십니까?
관장군께 유비님 소식을 전해 드리려 왔습니다."
"뭐라고? 내 형님 소식이라고?
일단 들어보자."
관우가 하후돈을 내려다 보며...
"하후돈....그대가 왼쪽 눈깔에 활을 맞아 그걸 뽑아 삼켰다는 말은 들었소.
그걸 삼킬 때 소금은 찍어서 삼켰소?
그냥 삼키면 비릿내가 났을텐데....
하후돈...여긴 바람이 많이 부는곳이니 조심 하시오.
오른쪽 눈깔에 먼지라도 들아가면 그대는 장님아니오?
그런데 ....당신은 차라리 장님이 어울리겠소.
내 친구가 압구정동에서 안마 시술소를 운영 하는데...
거기에서 봉사안마만 해도 밥은 먹고 살것이오."
그래도 하후돈이 껄껄 웃습니다.
"안마는 당신 형 유비가 좋아 하더군요.
유비는 우리 조승상에게 투항 했는데...
그 사람 좀 염체가 없더구만.
조승상께서 상석으로 모시고 대접해 주자 요즘은 매일 먹고 마시고 아주 팔자가 쭉 늘어졌소.
좋은 음식에 좋은 술에....
아주 편하게 잘 살고 계시오.
아무 걱정 마시오."
"하후돈...거짓말 마라.
다른건 용서해도 내 형님 모욕하는건 용서 못한다."
"관장군...제가 왜 유황숙을 모욕합니까?
저도 그분을 존경합니다.
유황숙께서는 관우 장비 세사람과 도원결의한 일을 제일 후회하고 계십니다.
특히 장비욕을 많이 하더군요.
그 고리눈에 속아 의형제를 맺었는데...
세상에서 제일 골치 아픈놈이었다고....
약주만 드시면 조승상 앞에서 재롱을 떨며
<저는 영원한 승상의 종입니다.
딸랑 딸랑....>
하고 자꾸 아부하는데 듣는 제 얼굴이 뜨거워 지더군요."
하후돈의 이 말에 관우의 분노가 폭발하였습니다.
"하후돈...네 이놈 거기 꼼짝마라.
네 반드시 그 주둥이를 뭉개주겠다."
"성문을 열어라.
군사들은 나를 따르라.
저 하후돈의 군사들을 모조리 죽여라."
돌격...와....
관우가 얼굴이 시뻘개져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튀어 나옵니다.
"하후돈...청롱언월도를 받아라."
야합....
"관우...상대해 주마."
여합....
10여합을 싸우다 하후돈이 도주하기 시작합니다.
"전군..후퇴...모두 퇴각하라..."
도주하는 하후돈을 관우가 필사적으로 쫒습니다.
"애꾸눈....서라....
내 형님을 모욕한 너를 결코 용서치 않겠다.
넌 내손에 잡히면 봉사된다."
잡힐듯 말듯 50여리를 쫒다가 관우가 정신이 퍼득 들었습니다.
"아차...속았다.
내가 너무 멀리 추적했구나.
빨리 하비성으로 돌아가자."
관우가 말을 돌려 하비로 돌아갑니다.
"전군...회군한다.
추격을 멈춰라."
관우가 성문앞에 도달해 보니 성문위에 조조의 깃발이 나부끼며 조조가 서 있습니다.
"관장군...어딜 그렇게 바쁘게 쏘다니시오?
집안 단속도 하고 다녀야지."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성이 조조에게 넘어가다니?"
이때 거짓 투항했던 병사들이 손을 흔들며...
"관장군님....어서 투항하십시오.
승상께서 기다리십니다."
"저...저놈들에게 내가 속았구나.
조조의 계략에 내가 속았어.
저곳에 두분 형수님이 계시는데 어찌할꼬?"
관우마져 하비에서 패를 보았군요.
이제 관우는 어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