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이네요, 기택님.
구기택님 오늘도 일찍 와주셨습니다.
어제 만들어 본 봉투는 너무 작아 안되고,
큰 것 사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뻥튀기 넣을 봉투 보러 봉천역으로 향했습니다.
“봉천역까지는 거의 안가봤죠. 한 시간 걸릴텐데...”
“그럼 모험이네요, 기택님.”
봉천역 다이소 가는 길에 이런저런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길은 어디로 가면 되고, 여기서 용산가는 버스가 있고,
저기 마트도 여러 개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구기택님이 주제 꺼내주십니다.
놀랍게도 가장 많은 이야기 주제는 구씨네마입니다.
어르신들 잘 오실지, 뻥튀기 좋아하실지, 몇 명 오는지 물어보셨습니다.
대답해드려도 계속 물어보십니다.
머릿속에 내일 벌어질 일들 생각 가득이십니다.
이야기 나누다 보니 벌써 도착했습니다.
많은 물건들 한번쯤 구경하고 싶으실 법한데 일단 봉투앞으로 가셨습니다.
“이걸로 하죠.”
한참 크기 비교 하시더니, 제일 맘에 드는 봉투 고르셨습니다.
제일 비싼 봉투였습니다.
그럼에도 고민없이 관객 수 맞춰 집으셨습니다.
계산을 하러 내려가니 셀프계산대였습니다.
구기택님이 직접 해보시게 도왔습니다.
바코드를 잘 찍지 못하셨습니다.
그래도 다시 하고, 다시 했습니다.
옆에서 보다가 답답하셨는지 직원분이 도우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직접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qr코드에 잘 대고 찍어봐요.”
직원분이 옆에서 말로 방법 설명해주시고, 쉽게 찍는 다른 법도 알려주셨습니다.
은하선생님은 qr코드 잘보이게 물건 들어주셨습니다.
결국 구기택님이 끝까지 하셨습니다.
“아 힘들다. 그거 이상하게 안 찍혔죠?”
자신이 직접 했다는 것이 좋으셨나 봅니다.
어려운 일 해낸 것에 만족하셨는지 해내는 과정 설명하셨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모험이었는데, 셀프 계산대 사용하는 더 큰 모험도 했습니다.
구기택님 모험의 무용담들을 들으며 흐뭇했습니다.
저렇게까지 신나실까요.
작은 성공의 경험이 고래도 춤추게 하는 법입니다.
*쉬어가는 이야기: 한번 해보던가요.
오늘도 복지관으로 돌아와 구기택님과 게임했습니다.
오늘은 젠가 게임이었습니다.
구기택님은 게임할 때 진심이 되십니다.
매서운 눈길로 뽑기 쉬운 것 고르십니다.
슥 건드리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다른 것 빼십니다.
스릴도 좋아하십니다.
한 층에 한 블록 남기는 것 즐겨하십니다.
승부욕도 대단하셔서 그러고 씩 웃으십니다.
평소에는 다른 사람 생각 많이 하는 구기택님이지만, 승부에는 냉정하십니다.
몇 번 했더니 다른 게임 찾으시기에 활쏘기도 했습니다.
앉아서 몇 번 쏘시더니 10점을 맞추십니다.
저는 과녁도 잘 못맞췄는데 말입니다.
구기택님은 어떻게 쏴야 맞출 수 있는지 알려주셨습니다.
“10점 맞추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기분 좋으셨는지 사업 이야기할때도 중간중간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연습이나 좀 더 하고 와요.”
기택님이 저를 또 도발하십니다.
“기택님 저 진짜 연습할거에요?”
“한 번 해보던가요~.”
이제는 구기택님이 저희를 친구처럼 대해 주십니다.
너무 감사하고 좋습니다.
같이 보낸 시간들의 보상 받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이번 기간이 끝나고 저희가 가면 섭섭해 하실까 싶습니다.
어떻게 작별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뭉그적거림의 의미
사온 봉투 접었습니다.
접기 어려워 조금 꾸깃꾸깃하지만 구기택님이 하나 접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잘 접은 봉투보다
구기택님이 서툴게 접은 봉투가 구씨네마 의미 살릴 것도 같습니다.
잠깐 물건 가지러 가는 도중에
구기택님 아버지 요양보호사님 전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알지 못한 구기택님 집에서의 모습 들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구씨네마 준비 전에는
말도 인사도 잘 안하고 방에만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준비 시작하고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구기택님이 집에 오면 있었던 일 하나하나 다 이야기하셨답니다.
스스로 밖에 나가고 등산도 자주 가게 되셨답니다.
요양보호사님 퇴근할 때 문열고 안녕히 가시라고 하셨답니다.
저희도 모르는 변화를 확인했을 때, 제 일인양 뿌듯했습니다.
돌아와서 준비하다보니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음료와 간식을 상영 중에 먹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떡할지 고민하다가 준비한 것들을 끝나고 나갈 때 드리기로 했습니다
관객들에게는 기택님이 말해주실 수 있냐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러죠 뭐.”
잠시 고민하다가 한다고 해주셨습니다.
인사말에 껴서 해야하기에, 인사말 준비 한번 해보자고 부탁드렸습니다.
“그게 무슨 필요가 있어요.”
한참동안 그게 무슨 필요가 있나에 대한 실랑이 벌어졌습니다.
구기택님이 멋지게 준비한 것 구기택님이 알려야되지 않겠냐고 여쭤보니,
그제서야 고개 끄덕이셨습니다.
“할머니들 커피 못먹는데.
메뉴판을 만드는건 어때요. 커피 녹차 물 적고.”
어르신들 커피드시면 잠 못 주무실까봐 아이디어 직접 내주셨습니다.
취향따라 커피, 녹차, 물 넣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포스터도 붙이고 싶은데.”
구기택님이 가시는 길에 사장님한테 물어본다고 하셨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준비 잘 하십니다.
“아, 그 자동차는 어쩌죠.
내일 티켓도 더 뽑아야 하는데.”
평소라면 그냥 슥 가셨을텐데, 오늘은 유독 계속 대화하고 가려하지 않으셨습니다.
뭉그적거리시며 건네는 말에서 아쉬움 느껴졌습니다.
오늘 같이 보낸 시간이 정말 즐거우셨구나 생각했습니다.
내일 잘 하려면, 오늘 가서 푹쉬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옷도 예쁜 것으로 잘 골라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구기택님 아쉽지만 알겠다고 하셨습니다.
"화이팅 한 번 외쳐볼까요?"
"어휴, 안해요."
하나 둘 셋. 화이팅 크게 외치시진 않았지만 손으로 주먹 쥐어주셨습니다.
문은선 선생님 안계시고 저희끼리 있을 때 해주신 적은 처음입니다.
내일 드디어 구기택님이 지금까지 준비한 것들 보이는 시간입니다.
이제는 결승선이 보입니다.
물론 이것 또한 기택님 새로운 도전의 시작점이겠지요.
잘 할 수 있을까 떨리기도 하고,
내일이 오면 구기택님이 어떤 모습 보이실까 설레기도 합니다.
구기택님도 저와 같은 기분이실 것입니다.
구기택님이 잘 마치고 격려받으며 오늘보다 즐거운 시간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빼먹은 것 없는지 잘 챙기고,
구기택님 옆에서 도와서 잘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첫댓글 "이제는 구기택님이 저희를 친구처럼 대해 주십니다."
선생님들이 그만큼 더 열심히, 온 마음다해 행동했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그동안의 선생님들의 노력이 보상받으시는 기분이 들 것 같네요!!
"다른 사람이 잘 접은 봉투보다
구기택님이 서툴게 접은 봉투가 구씨네마 의미 살릴 것도 같습니다."
노력이 담긴 그 봉투가 정말 예쁠 것 같습니다. 궁금해집니다.
승환 선생님 오늘도 고생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