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육아일기 박 희 상
내가 동물을 좋아하는 것은 타고난 천성이라 생각한다
나는 애완동물을 하나의 생명체로 사랑하고 좋아하고 품에 안고 싶을 정도로 가까이 하지만,
사람의 지위에 놓고 싶지는 않다.
나는 대자연에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고자 노력한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하고 소중한 것이
사랑이라 믿는다. 사랑이란 말을 능가할 정도로 가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어쩌다 사람과 애완동물의 지위가 바뀐 일들이 너무 많고 심한 것 같아 우려스러움도 있지만,
그나마 무엇이든 사랑을 베푼다는 그 사실만은 인정해 주고 싶다
2006년, 내가 고향에 와서 마을과 멀리 떨어진 곳에 외딴집을 짓고 살 때, 허전함도 그렇고 집을 지켜주는
누군가 필요해서, 문경까지 가서 진돗개 한쌍을 구입해올 정도로 극성을 떨었다. 가로등도 없는 시골에서
새벽 운동 나갈 때 두 놈을 앞세우고 걸을 때면, 너무 든든해서 좋았다.
두 놈이 성견으로 자라더니, 한 놈은 수컷으로, 한 놈은 암컷으로 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분만일이 다가올 때 개집을 새로 단장하고, 바닥에는 내가 덮던 이불을 깔아주며 적선이라도 한 것처럼
너무 흐뭇했다. 어미개 역시 온 방을 콧등으로 문지르는 것을, 나는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며칠 후 산고의 기미가 있기에 곁에 앉아서 다섯 마리를 내 손으로 받았다. 첫째를 낳고 한참 있어야 둘째가
나오는데, 다섯 마리 다 나오는데 족히 두세 시간은 걸린 것 같다. 태어나서 보름 정도 되어가면 강아지들
눈 뜨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어미만 보면 젖꼭지 서로 먼저 물려고 아귀다툼을 벌인다. 약육강식의 현장을
보노라면, 인간사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음미해본다.
생후 45일 정도 되면 치아가 형성되면서 어미젖이 아닌 음식물을 먹기 시작한다. 마트에 가서 사 온 참치 통조림에
밥을 섞어 주면, 고소한 냄새를 주체하지 못하면서 밥통에 머리를 박고 허겁지겁 삽시간에 다 먹어치운다.
그들은 생존을 위한 경쟁이었지만, 나는 귀여운 마음을 더해 그 순간 사랑으로 가득했다
두어 달 자라면 그때부터 어미가 젖을 주지 않으면서 이별할 준비를 한다. 얼마 전에만 해도 강아지를 서로
가져가려고, 맨 먼저 온 사람이 가장 튼실한 놈으로 골라가며 귀엽고 좋아서 입맞춤까지 하는 광경을 보는 것이
예사로웠다. 그랬던 농촌에서 지금은 개 키우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긴다.
평소 개를 귀여워하는 친지들에게 연락해서 강아지 한 마리 키워 보라며, 예쁜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아주
지극정성을 들여 겨우 분양을 마치긴 했다. 너무나 예쁘고 귀여운 마음으로 키웠기에 한 마리씩 떠나보낼 때마다 기도하는 말,
주인 잘만나서 사랑받고 잘 자라야 한다는 염원을 하면서도, 너무 섭섭하다 못해 마음까지 아팠다. 다시는 강아지를 키우지 않기로 했지만, 지금도 애완동물을 보는 순간 사랑이 먼저다.
사람이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 부터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첫댓글 육아일기 감명깊게 잘 읽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스며있고
강아지부터 엄마와 헤어질때까지 과정을 너무 섬세하게 표현해 주셔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저는 동물과 같이 생활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개는 사람과 가까운 동물입니다. 정을 주면 띠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정이 가지요. 좀더 글을 다듬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