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항서원 휴休·식識 시대
며칠 만에 날씨는 구름 한점 없이 화창했습니다.
아이들이 주말에 신항서원에 와서 고전 낭송과 이정골 할머니 댁에 놀러가서 이야기 듣기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10시 하나 둘씩 모여 '하나를 부르지'를 부르며 휴테크 주말 체험이 시작됩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공간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정돈하는 것이 기본 예의입니다.
쇄소응대라고 하지요~~^^
작은 손으로 빗자루, 걸레들고 청소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기특합니다.
훈민정음 반, 읽는사람 김득신 반, 옛이야기 반 친구들은 각자 맡은 고전을 낭송하고
다듬이 연습을 한 다음 이정골 할머니 댁에 방문을 합니다.
다듬이 연습
옛날 물건들, 농사지으시는 농작물들, 특별한 장소(옥상, 헛간) 등을 돌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기한 눈빛으로 하나하나 보는 아이들은 질문 공세를 펼칩니다.
할머니들은 아이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셨습니다.
최명규 할머니의 이야기는요~~
옛날 이정골 냇가에서는 무엇을 했는지 얘기 해주셨어요.
무더운 여름 날 밭일을 못 할 때 들판에 있는 칡을 걷어와서 잎을 따고 두엄에 묻고
비닐을 덮어서 썩인 후에 냇물에 씻었다고 한다.
이것을 냇물에 씻을 때 얇게 결대로 잘라서 햇빛에 말리면 하얀 줄처럼 되는데 그걸 팔았다고 하신다.
이 끈은 포대자루를 만드는 사람들이 사갔다고 하셨다.
또 가을에는 산에서 도토리를 주웠다고 하셨다.
주운 도토리는 방앗간으로 가져가서 빻았다.
그걸 자루에 넣고 냇가로 가져가 물어 넣고 문지르면 냇물이 까맣게 변하기도 했다는 말씀도 하셨다.
물에서 한참 거른 도토리 가루를 고운 자루에 묶어서 또 물로 거르면 묵이 마닐마닐해지고 맛있다고 얘기해주셨다.
연영숙 할머니의 이야기는요~~
할머니는 이정골에 이사 오신 지 8년 되었다.
집안과 바깥 담장과 텃밭에 온갖 농작물과 다양한 꽃들을 직접 가꾸신다고 하신다.
텃밭 안쪽에는 흑염소를 세 마리 키우시는데 먹이를 주려고 내려가면 염소가 뿔로 들이받을 때가 있어서
우리에 들어가지 않고 위에서 칡잎 등 을 먹이로 던져준다고 하셨다.
민화, 종이공예 등 오랫동안 배우셔서 집안 곳곳에 할머니가 직접 작품들을 인테리어 해 놓으신다고 했다.
민화로 큰상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하시고 제주도 전시까지 갔다 온 한지인형 작품도 있었다.
할머니는 아들 셋, 딸 셋 6남매를 낳았는데 그 자식들이 모두 결혼을 해서
5명은 아이를 2명씩 낳았고 1명은 아이를 5명 낳았다. 손자가 모두 15명이라도 하셨다.
한 친구 왈 : "우와~ 우리집은 아들 세명인데도 힘든데 어떻게 6명을 낳아요? 살면서 아이를 6명 낳은 사람은 처음 봐요!"
연영숙 할머니가 직접 키우신 복수박을 아이들 간식으로 잘라주셨답니다.
애호박처럼 길쭉하게 생기고 속은 덜 붉은 색이었지만 달콤한 향이 나고 시원하고 맛있었다고 하네요^^
김현자 할머니의 이야기는요~
보은이 할머니 본가인데 스무 살에 시집오셔서 지금까지 이정골에 살고 계신다고 했다.
지금 연세는 76세라고 하셨는데 56년동안 이정골에 사셨다고 하니까 아이들이 헤엑~~~하고 놀란다.
처음 이정골에 오셨을 때는 집 모두가 초가집이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 중에 도깨비 불이나 귀신을 본 적이 있다고 하는데 할머니는 한 번도 본적이 없어서
무서움을 잘 모른다고 하셨다.
할머니 집에는 옛날 물건들이 많았는데 재봉틀이 백년, 구피 어항이 15년, 벽시계가 50년이 되었다고합니다.
우리 할머니 집에 놀러온 것처럼 너무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중간에 호박부침개도 주시고 情초코파이도 주셨습니다.
아이들은 너무 재미있고 맛있게 잘 먹고 간다고 큰 절을 올렸습니다.
할머니 댁을 방문한 후 기억에 남은 일들 또는 옛날 물건들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데
아이들은 집중력을 끌어 올려 예술혼을 불태웁니다 ㅋㅋ
서원으로 돌아와 직접 팥빙수를 제조해서 먹고 풀밭에서 온갖 곤충을 잡고 관찰 했습니다.
특히 사마귀와 호랑나비를 많이 잡았습니다.
먹고 먹히는 동물들의 생존 법칙을 배운 시간이랄까요?ㅋㅋ
부모학교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을까요??
부모학교에서는 아이들 간식 인절미, 팥빙수 중에 인절미를 만들어 보았어요~
여전히 엄마가 집에서 반죽을 빻아 인절미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고 하셨어요.
우리가 만든 인절미는 방앗간에서 온 반죽이니까 곱고 부드러워 맛있었는데요.
보다 덜 고운 투박한 맛에서 느껴지는 맛을 말씀하셔서 궁금해지는 맛이었으며
왠지 엄마 손맛같은 아련함도 같이 느껴졌습니다.
훈장님 말씀을 들으며 이제 아이키울 성장 연표가 조금 눈에 들어오는 느낌과
아침을 여는 시를 힘주어 읽으며 키워드를 잡아내는 포인트를 이해해 보았습니다.
늘 육아에 대한 우리들의 가치관을 조금씩 수정하도록 돕는 말씀에 전 언제나 메모 모드였었죠^^
계절을 안다는 것은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요소이다.
사랑도 희망도 나를 믿는 마음이고 내가 가지게 되므로 부모가 부모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도
무언의 선도자이어서 아이도 가지도록 해 주자.
지금 이 순간이 우리가 눈치 못 채게 함께 하는 순간이다.
모두 각자의 메모장은 다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마치기 전에는 주역의 괘를 하나씩 뽑았어요.
주역은 내가 무언가 하고자 하거나 생각하는 바에 대해 [어떻게] 라는 방점을 두고 듣는 것입니다.
저도 매우 어떻게에 맞는 주역 괘를 뽑았어요^^
이번 시간도 알차고 재미있게 체험하고 돌아간것 같습니다. 다음 6차시에도 또~만나요~~안녕.
첫댓글 우와~~~ 사진들이 모두 멋지네요~~~
사진만봐도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