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목사님 가운데 한 목사님은 꽤 오래 전부터 고양이와 함께 살았습니다. 8년 전, 서울에 사시다가 청주로 이사를 오셨는데 집을 방문했다가 방 안의 고양이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하네요. 목사님이 지금 키우는 고양이 한 마리는 차에 치어 죽을 수밖에 없는 녀석을 집으로 데려와 치료해주고 먹이를 주다 정이 들어 방안에 들여 키우고 있습니다.
2년 전인가요. 목사님의 권유로 고양이 새끼 한 마리를 분양받아서 2주정도 키웠었습니다.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이리저리 다니는 모습이 불편했고, 5명이 사는 집에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오니 녀석이 차지하는 공간이 생기면서 더 비좁아 보여 답답하더군요. 조용히 지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결국은 다른 집으로 보냈습니다. 지금도 녀석의 예쁜 모습만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방송 진행을 하는 데 제작자가 써 준 글이 고양이를 키워봐서 그런지 눈에 쏙 들어오더군요. 개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어떻게 보면 다 아는 이야기일 듯합니다. 방송중에 나눴던 말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개와 고양이의 기억장치에는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강아지는 주인이 강아지에게 열 가지를 못해주다가도 한 가지만 잘해줘도 강아지는 주인을 졸졸 따르고 고맙게 생각을 하지만, 반면에 고양이는 열 번을 잘해주다가도 한번을 잘못해주면 토라져서 주인을 따르지 않는다.” 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방송을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강아지의 모습일까. 아님 고양이의 모습일까를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부끄럽지만 고양이의 모습에 더 가깝지 않나 싶더군요. 하나님께서 너무 많은 것을 잘해 주셨는데 은혜를 감사하지 못하고 또다시 불평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저는 분명 고양이였습니다ㅠㅜ. 여러분은 어느 쪽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