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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內藏山763.2m)
<장군봉에서 바라본 내장산 주능선>
국립공원 내장산은 이전에 영은산(靈隱山)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묘향산에 있던 조선왕조실록과 전주사고에 있던 태조어진을 내장산으로 이안하고 수호하는데 공훈을 세운 임진왜란 때 승병장 희묵대사가,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해서 영은사를 내장사로 개칭하고 이 산을 내장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추령에서 장군봉(將軍峰696.2m), 연자봉(煙紫峰675m), 정상 신선봉(神仙峰763.2m), 까치봉(713m), 연지봉(蓮旨峰670.6m), 망해봉(望海峰650m), 불출봉(佛出峰610m), 써래봉(西來峰622m), 월영봉(月影峰406m)등 아홉 봉우리가 능선을 따라 둘러있다. 인체의 내부에 간직한 내장 그중에 대표적인 위장 장기의 모양으로 능선이 이어져있다.
호남의 5대 명산으로 호남 정맥을 따라 전남북의 경계가 된다. 내장산의 중심이 되는 금선계곡과 원적계곡의 합수 점에 내장사가 있고 내장사를 중심으로 굴거리나무(천연기념물 제91호)와 인근 원적암 주변에 북방한계선에 자생하는 비자림 (榧子林; 천연기념물153호)이 있다. 이 산은 높은 산도 산수가 빼어난 산도 아니지만 내장사를 중심으로 바람을 심하게 타지 않는 내장사 골짝 낮은 지대에 당 단풍, 애기단풍 등, 수 십여 수종의 단풍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형형색색의 오색단풍으로 옛 부터 조선팔경의 하나로 손꼽힐 만큼 단풍명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내장산 산행은 주로 단풍산행을 겸한다. 능선 환 종주코스는 아홉 봉우리<월영봉은 등산로 없어 제외>를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아 내려오면 된다. 내장사 일주문에서 주차장까지 더하여 약 20km, 거리에 비하여 높낮이가 심하지 않아 약 7시간이 소요된다. 혼잡도가 높은 단풍철 주말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계곡을 제외한 능선에는 단풍을 기대 않는 것이 좋다. 때문에 걷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적당한 산행과 단풍을 함께 즐기려면 추령에서 출발하여 연자봉이나 정상 신선봉에서 내장사로 하산하여 3시간 정도의 산행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단풍을 즐기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天下第一 名勝 內藏山 丹楓
<추령의 내장산 비>
추령(秋嶺)이다. 추령은 옛적에 노령산맥이라 불리기도 했던 호남정맥이 지나는 전남 장성과 전북 정읍의 경계가 되어, 남북을 넘나드는 고개로 얼핏 가을고개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고갯길은 칡넝쿨처럼 나무를 감아 돌며 오르는 것에 비유하여 대개 갈령(葛嶺)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굽이굽이 돌아 오르내리는 고갯길 갈령을 넘을라치면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나 구불구불 수차례 반복되는 갈 지(之)자 고갯길이다. 갈 지(之)자 고갯길을 잘못 가을고개로 의역한 것이 본래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는 추령(秋嶺)이 된 것이다.
추령은 내장산 종주산행의 기점이 된다. 내장사 매표소를 이용하면 문화재관람료(입장료)를 내야하고 단풍철에는 일반관광객과 등산객이 뒤 섞여 매우 혼잡하므로 등산객들은 주로 추령에서 입산을 하게 된다. 오늘 보니 해마다 이용하던 등산로 출입문이 굳게 닫히고 아무 설명도 없이 “출입금지” 안내판을 걸어 놓았다. 예년 같으면 극심한 혼잡을 빚을 터인데 오늘은 출입문이 닫혀 대부분 사람들이 곧장 매표소로 이동해 갔기 때문이다. 이상하리만치 한적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이는 문화재 관람료 수입을 올리려고 내장사 매표소로 입장객을 유도하기위한 조치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그렇게 할지라도 기존 출입문에서 주차장 남쪽 끝자락 구석진 곳에 비상출입로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안다. 만약 이것마저 막아버린다면 불편하지만 또 다른 출입로가 있다는 사실을 관계자는 기억해 주길 바란다.
<유군치 부근 능선에서 내려다 본 내장사계곡>
10시50분, 비상출입로를 따라 오르니 우리 일행밖에 없는 한적한 길이다. 능선에 올라서니 우리일행을 보고 다른 일행들이 뒤따라 올라왔다. 능선을 따라 장군봉아래 유군치(留軍峙)다. 유군치는 백양사와 내장사를 오가던 고갯길로 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을 전주사고에서 내장산으로 이안하고 수호하는데 공훈을 세운 승병장 희묵대사(熙黙大師)가 의승들을 주둔시켜 길목을 지키게 했다는 데서 유래된 고개 이름이다. 유군치 옆에 장군봉(將軍峰696.2m)은 이 일대의 조망이 좋아 승병장의 지휘소가 있던 곳이어서 장군봉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동구리의 휴게 음식점 주변풍경>
유군치에서 능선 종주코스를 택하지 않고 오늘은 동구리로 내려섰다. 능선 길은 수차례 다녀봤고 중국 발 미세 먼지를 조심하라는 방송은 듣고 왔으나 가랑비까지 뿌릴 정도로 잔뜩 흐려 조망이 좋지 않아 단풍 좋은 계곡을 선택했다. 가파른 길을 내려서 내장사 계곡을 만나는 곳이 동구리다. 이곳 숲속에 휴게식당이 있고 이어 우화정이다. 우화정(羽化亭)은 800여 평의 인공저수지로 정자가 있는데 오래된 저수지도 정자도 아니다. 다만 신선들이 바둑을 두다가 우화등천(羽化登天)했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것을 이곳에다 빌어다 쓴 이름이 우화정이다. 만산홍엽의 단풍나무 그림자가 호수에 잠기면 선경을 이루고 우화정에서 내장산 단풍의 주요부를 감상할 수가 있다.
<우화정 주변풍경1>
<우화정 주변풍경2>
<우화정 주변풍경3>
내장산 단풍은 조선팔경의 하나였다. 옛사람들 이런 내장산 단풍을 두고 내장산과 관련된 시 한편을 남기지 않았음을 어찌 기이히 여기지 않을 수 있으리오. 단풍에 마음을 빼앗겨 시상도 잊었던가? 나 여기 우화정(羽化亭) 앞에서 우화등천(羽化登天)하는 신선의 경지에 이르러 예정에도 없었던 졸작 즉흥시 한편을 읊어 보노라!
내장산 단풍
단풍철 따라 해마다 오는 내장산(內藏山)/ 오늘도 발길 멈추고 우화정(羽化亭) 앞에 섰네 구름 많아 산(山) 그림자 보이질 않고/ 단풍(丹楓)이 붉어 숲속은 어둡질 않네 두 눈을 크게 뜨고 오색단풍(五色丹楓) 바라보니/ 나는 이미 신선(神仙)이 되려는 듯하구나!
<케이블카 승강장 부근의 풍경>
우화정을 떠나 케이블카 승강장을 지나 일주문이다. 단풍은 여느 산이나 마찬가지로 토질이 비옥하여 수림이 울창하고 수분공급이 양호한 계곡에 단풍이 좋다. 반대로 토질이 척박하고 바람 많고 수분이 부족한 능선에는 볼만한 단풍이 없다. 여러 번 다녀본 능선종주코스를 택하지 않고 일찌감치 유군치에서 계곡으로 내려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장산은 국립공원이지만 능선의 아홉 봉우리는 시선을 끌만한 것이 없고 다만 계곡의 단풍만은 어느 산도 내장산 단풍에 견줄만한 산이 없다. 내장산 단풍은 색상이 뚜렷한 오색단풍으로 어우러지고, 수종에 따라 단풍시기도 달리하여 단풍절정기인데도 아직 녹색 단풍나무가 있는가 하면 이미 절정기를 지난 단풍도 있어 조화를 이루어 오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장산 단풍은 다른 산 단풍과 달리 잎이 작고 얇아 흔히 애기단풍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더욱이 10월 전국에 흩어졌던 단풍인파가 마지막 단풍을 보기 위해, 내장산 한곳에 운집하면 단풍구경을 왔는지 사람구경 왔는지 착각에 빠지게 한다.
<내장사 일주문 주변풍경1>
<내장사 일주문 주변풍경2>
단풍철이면 매년 어김없이 찾는 내장산은 나의 경험으로 보아 예년 평균 절정 시기는 11월5일을 기준으로 한다. 작년 11월3일 토요일에 왔더니 태풍영향을 받아 단풍잎이 시달림을 많이 받아서인지 흉작이었고 오기 직전에도 비바람을 맞아 단풍이 지고 있어 실망을 안고 돌아갔다. 오늘은 혹여 비바람을 맞을까봐 며칠 앞당겨왔다. 시기적으로 조금 이른 감이 있으나 금년은 풍작인데다 늦더위로 단풍이 늦어져 녹색이 약간 남아있다, 붉은 단풍과 색상이 대조를 이루어 보기에 더 좋고 비를 맞지 않아 신선도가 높아 색깔이 선명하다. 다음 주 토요일은 약간 늦을 수 있지만 11월10일 이전까지 비바람을 맞지 않을 경우에는 만추의 단풍이 될 수도 있다.
<내장사 정혜루 앞 풍경>
<내장사 정혜루 주변풍경>
일주문을 지나 곧장 내장사(內藏寺)다. 금선계곡과 원적골(일명; 먹 뱀이골) 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여 내장산의 중심이 된다. 내장사는 원래 영은사(靈隱寺)라 불려 지던 것을 희묵대사가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해서 내장사(內藏寺)라 고쳐 부르고 이때부터 이 산을 내장산이라 하게 되었다한다. 하지만 잦은 전란으로 본래의 건물은 소실되고 6,25때 또다시 전소되었던 것을 1960년대에 중건된 건물로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해도 대웅전이 화재로 소실되어 임시 가 건물이 대신하고 있다. 대웅전 앞 정혜루(定蕙樓)에는 건물 반대편에 天下第一名勝內藏山 (천하제일명승내장산)이란 편액이 걸려있다. 내장사에서 제1주차장까지 약 5km에 이르는 내장사계곡 평지와 도로변에는 1960년대 이후에 심겨진 한창 성장기에 접어든 단풍나무들이다. 이 좋은 내장산에 단풍나무를 심어 가꾼 결과 금상첨화로 명실공히 타에 추종을 불허하는 천하제일명승 내장산 단풍이 된 것이다.
<원적암주변의 비자림>
내장사를 떠나 원적골을 따라 불출봉아래 원적암(圓寂庵)이다. 원적골 건너편에는 까치봉에서 흘러내린 능선이 영취봉을 일으키며 멈춰 섰다. 암자주변 숲속에는 감나무들이 지천에 널려있고 여기서 벽련암으로 가는 너덜 길 주변에는 북방한계선에 자생하는 비자림(榧子林; 천연기념물 제153호)이 있다. 원적암에서 1,3km를 걸어 흔히 백련암으로 알고 부르고 있는 써래봉 아래 벽련암(碧蓮庵)이다. 벽련암은 지금 공사 중이다. 작년까지 대웅전 뒤편에는 대밭이었는데 오늘 보니 대밭을 없애고 건물을 새로 짓고 있다. 대나무는 산불 발생시 방화선 역할을 할뿐더러 낙엽들이 바람에 경내로 날아드는 것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 역할을 할 것인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벽련암은 써래봉에서 내장사 일주문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 벽련암에서 내장사 일주문까지 1,3km의 도로변에는 내장산 단풍나무의 원조 격인 수백 년 묵은 아름드리 단풍나무들이 즐비하다.
<내장사 일주문>
벽련암에서 차도를 따라 내려서면 내장사 일주문이다. 여기서 제1주차장까지 5km 거리를 산행종료 시각에 맞추어 속도조절을 했다. 들어올 때 보다 시간여유가 있어 구석구석까지 살핀다. 도중에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나 많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아니면 차라리 걷는 편이 빠르겠다. 사람의 물결을 따라 주차장에 도착하니 산행종료 30분전 15시30분이다.
<퇴장하는 탐방객들>
<내장사 매표소 부근의 풍경>
<내장사 매표소 부근의 풍경>
오늘 행로는 추령~유군치~동구리~우화정~케이블카 승강장~일주문~내장사~원적암~벽련암~일주문~케이블카승강장~우화정~동구리~내장사매표소~제1주차장, 15km, 5시간20분.
2013년 11월2일 토요일 흐림 |
첫댓글 역시 명성에 걸맞게,
내장산의 단풍이 단연 으뜸이네요.
역시 단풍은 내장산이 제일입니다. 금년에는 단풍도 풍작이라 이번 주말까지는 볼만할것 같네요.
경치가 그만이군요..ㅋ
역시 명산은..
감사합니다!
사진이 조금 흐리네요. 가랑비가 이따금씩 오락가락했는데 그나마 단풍붉어 다행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