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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 18
S#1. 별장 전경 (N)
어둠에 잠긴 ... 별장 .... 바람 한 줄기 휘이-- 지나가면 카메라 조심조심 별장으로 다가간다.
흐릿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서재로 Z. I 되면서
S#2. 별장 서재 (N)
스탠드 불빛 아래 침상에 누워 있는 오회장, 무슨 말을 할 듯 말 듯 입을 벌리면
오회장이 깨어나길 간절히 바라던 중원, 오회장의 입술 가까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간다
오회장 : (작게) ....... 벼 ...... 벼 ......
중원 : 회장님! 회장님!
오회장 : (신음처럼) ...... 별 .... 장 ....
중원 : (기뻐서) 네, 맞습니다, 회장님, 여기 회장님 별장 맞습니다
침상 주변에 지켜서 있던 동욱과 춘복, 최박사 다들 긴장하고
허리를 숙이고 더욱 오회장의 입에 귀를 가져가는 중원
중원 : 기억나십니까? 여기 양수리 별장입니다 회장님!
오회장 : (자기 생각에 빠진 눈으로) ..... 벼, 벼 별장 ...
중원 : 네, 회장님 별장이예요, 회장님이 자주 찾으셨던 별장입니다
오회장 : ..... 벼, 별장으로 .... 가 ....
중원 : (암담해지는) ....
오회장 : (힘겹게 다시 두 눈을 감는) ....
천천히 허리를 세우고 일어나는 중원
동욱과 춘복, 역시 실망한 얼굴이다
최박사 : 너무 상심마십시오... 기억의 편린들이 뒤죽박죽 뒤엉켜 떠오르는 듯 싶습니다
동욱 : 하루라도 빨리 기억을 되찾게 해드릴 방법이 없을까요?
최박사 : 코마 상태에 계시다 깨어나는 경우는 워낙이 케이스바이케이스라서.. 어쨌든 최선을 다해야지요
중원 : 선생님만 믿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최박사 : 알겠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중원, 따라 나가는 동욱과 춘복
S#3. 거실 (N)
서재에서 나오는 중원과 동욱 춘복
동욱 : 수아씨한테 연락해야지, 회장님 여기계신 건 알아야잖아
중원 : 날 밝으면 해
동욱 : 수아씨가 지금 자겠냐? 기다릴 거 뻔한데 어떻게 아침까지 냅둬?
중원 : 연락받자마자 달려 올텐데 ... 밤길 위험해
동욱 : (그렇구나 .... ) ....
춘복 : 에이 그래도 알려나줘, 을마나 속이 타겠어!
동욱 : 맞아, 알려나주자 (핸드폰 꺼내 전화를 거는)
S#4. 수아의 방 (N)
초조하게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수아, 핸드폰이 울리면 황급히 귀에 대고
수아 : 여보세요?
동욱 : (F) 수아씨, 접니다 ...
수아 : 아빠 어디로 모셨어요, 동욱씨?
동욱 : (F) 양수리 별장요
수아 : 별장요? 그건 이미 팔렸다고 들었는데 ...
S#5. 별장 거실 (N)
동욱 : 장사장이 사라고해서 내 이름으로 사놓은 거예요. 회장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가능한 한 4년 전 사고 당시하고 비슷하게 꾸며놓았어요
S#6. 수아의 방 (N)
수아 : (감동으로) ... 거기 .... 같이 있나요?
S#7. 별장 거실 (N)
동욱 : 잠깐만요! (핸드폰을 내밀며) 받아봐라
중원 : (잠시 망설이다가 핸드폰 받아서) ... 전화 바꿨습니다
S#8. 수아의 방 (N)
수아 : ..... 저예요 ...
S#9. 별장 거실 (N)
중원 : ........
S#10. 수아의 방 (N)
수아 : (얼른 격식을 갖춰) SR전자 오수아입니다
S#11. 별장 거실 (N)
중원 : ... 네 .... 오상무님 ....
S#12. 수아의 방 (N)
수아 : 앞으로 ...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S#13. 별장 거실 (N)
중원 : 회장님은 제가 지키겠습니다. 이제 회장님 걱정은 마시고 의연하십시오
그리고 오상무님 주변에 그 누구도 믿어선 안됩니다
S#14. 수아의 방 (N)
수아 : (그렁한 눈물로 목소리 힘있게) ... 알겠습니다 ... 제가 지금 그리로 가겠습니다 ....
(그 목소리 허물어지면서) 기다려 주실 수 ... 있으세요?
S#15. 별장 거실 (N)
중원 : (미어지고) ........
수아 : (F) (얼른 다시 격식 차린 말투로)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중원 : (미어진다) .......
S#16. 수아의 방 (N)
수아 : (대답 없는 게 불안해서)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문득, 수아의 방으로 들어오던 소라 수아의 말을 들었다. 무슨 소린가 ... 뜨악해서 다가오는데
수아 : (미처 소라를 보지 못하고) 기다려주시리라 믿고 끊겠습니다
수아, 핸드폰 끄고 다급해지는 마음으로 돌아서다가 문득 소라를 발견하고 내심 당황
수아 : 왜 안자구 ...
소라 : 걱정돼서 잠이 와야지, 근데 그게 무슨 소리야? 어디를 지금 가?
수아 : 다녀올께
소라 : 어딜?
수아 : (대꾸없이 외투를 꺼내들면)
소라 : 회장님 뵈러 가는 거지? 나두 같이가!
수아 : 언니!
소라 : (속상해서) 도대체 왜이러니! 내가 남이니? 남이야?
수아 : (말문이 막혀)
소라 : 회장님이 누구시니? 나한테도 아버지 같은 분이셔. 10살 때부터 줄곧 회장님이 내 아버지려니 그러고 살았어
당신 속으로 낳은 너하고 똑같이, 입히고, 먹이고, 사랑해주셨어. 잠이 안와, 걱정돼서, 너한테 서운해서!
수아 : 미안해 언니 ...
소라 : 같이 가자 ... 제발 저만치 서있으라고 떠밀지마, 나, 니 언니야!
수아 : 미안해, 정말 미안해 ... 나중에 ... 나중에 다 말해줄게 ....
그대로 뛰쳐나가는 수아
“수아야!” 부르며 쫓아나가는 소라
S#17. 별장 정자 (N)
둥근 달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중원 ‘수아를 만날까 ... 말까 ... ’ 생각에 잠겨있다
보고 싶은데 ... 미치게 보고 싶은데 .... 그러나 ...
S#18. 호숫가 (N)
음산한 ... 호숫가에 서있는 현태의 승용차
흠뻑 젖은 몰골로 승용차 쪽으로 다가오는 현태
호주머니 속에서 리모콘 꺼내 차문을 열려고 해보지만
이미 물에 젖은 탓에 작동을 하지 않는다.
호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내는 현태, 버튼을 눌러보지만 물기 때문에 신호가 가지 않으면
암담해지는 현태 ....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복장으로 서서 .... ‘자, 이제 어뜩해야하지? 어뜩해야?’ 골똘히 생각하는 현태 ....
S#19. 길 (N)
젖은 양복차림으로 저벅저벅 걷는 현태, 마치 행군이라도 하는 듯 걸음걸이에 거침이 없다
S#20. 파출소 앞 (N)
파출소 마당으로 성큼 들어서는 현태
잠시, 파출소를 쳐다보더니 그대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다
S#21. 파출소 안 (N)
TV 앞에 앉아서 컵라면 정도를 후루룩 먹는 순경
불쑥 현관문 밀치고 들어서는 현태
문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순경
현태 : 차가 ... 호수에 빠졌습니다
순경 : ?
S#22. 호숫가 (N)
대형 견인차에 의해 건져지고 있는 유란의 승용차
경찰차 세워져 있고 앰뷸런스도 한 대 세워져있다
그 언저리, 서있는 현태 (여전히 젖은 양복차림으로)
그 옆에서 끌어 올려지고 있는 유란의 승용차를 쳐다보고 있는 고반장과 형사1
들것으로 옮겨지는 유란의 사체
하얀 천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사체 쪽으로 걸어와서 천을 들춰보고 (처참하게 으깨진 얼굴에)
찡그리는 고반장, 그 옆의 형사1도 인상을 쓴다
저만치서 이쪽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서있는 현태
고반장, 천을 덮고 턱짓을 해보이면 들것을 앰뷸런스에 싣는 검안의 팀원들
고반장과 형사1, 현태 쪽으로 다가와서
고반장 : 참고인으로서 진술을 좀 해주셔야겠는데요
현태 : (당당하게) 그러시죠
S#23. 경찰서 전경 (N)
늦은 밤인데도 여기저기 불빛이 환한 경찰서
S#24. 취조실 (N)
마주 앉아 있는 현태와 고반장 (비굴하지 않은 예의바른 태도)
벽에 기대서서 지켜보고 있는 형사 1
고반장 : 아시다시피 기자들이 수시로 들락거려서요. 자칫 오픈된 장소에서 진술을 하셨다가 남들 입방아에 오르실 것도 같고 ...
괜찮으시겠습니까?
현태 : 이렇게 배려해주시니 ... 감사합니다
고반장 : (물에 젖어 얼룩덜룩해진 여권을 손에 들고) 국적이 중국이네요? 이름 리칭, 나이 30세, 이 여자를 어떻게 아십니까?
현태 : 리칭이 아니라 차유란이란 한국여잡니다
고반장 : 한국 여자예요?
현태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R 전자 오병무 회장의 비서였죠. 산업스파이 노릇을 해서 상해지사로 쫓겨난 뒤
행방불명이 됐다길래 그런 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
고반장 : (보는)
현태 : 그런데 얼마 전에 나타났어요, 그날 이후 악몽같은 나날을 보냈지요
고반장 : 악몽이라뇨?
현태 : 그 여잔 ... 스토커입니다. 물론 잠시 정을 준 건 사실이지만 그거야 그야말로 한때일 뿐인데 ....
만나주지 않으면 수아씨와의 결혼을 방해하겠다고 끊임없이 괴롭혔지요. 조사해보면 아시겠지만
며칠 전엔 회사 로비로까지 찾아와 전화를 했더군요, 오수아상무 방으로 올라가겠다고 ....
고반장 : 오수아 상무가 ... 결혼하실 분인가요?
현태 : SR 전자 오병무회장의 따님이십니다
고반장 : (보는) ....
현태 : 한번만 만나주면 중국으로 돌아가겠다 길래 ... 나갔습니다
그랬더니 같이 죽자며 그대로 강물 속으로 차를 돌진시켜버리더군요. 바듯이 빠져나왔습니다 ....
고반장 : (끄덕이며) 동반자살을 꾀한 거군요
형사1 : 코뼈가 무너질 정도로 안면 구타가 심하던데 ...
현태 : 물 속에 빠진 채 내 목을 끌어안고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
고반장 : (잠시 보다가 끄덕이며) 알겠습니다. (일어나며)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태 : (일어나면)
고반장 : 혹시 나중에라도 의문 사항이 생기면 연락드려도 되겠습니까?
현태 : 물론입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고반장 : 저희가 댁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나가시죠
S#25. 경찰서 앞 (N)
경찰차에 올라타는 현태
따라 나와서 깍듯이 인사하는 고반장과 형사1
현태의 차 사라지고 나면
형사1 : 차유란이 운전석에 있었구요, 그 여자가 운전한거 맞습니다. 그리고 한눈에 봐도 익사체 같던데 .. 이 사건 부검필요해요?
고반장 : 일단 변사보고서 올리고, 유족부터 찾아봐
형사1 : 국적이 중국인데 어떻게 유족을 찾죠?
고반장 : 소지품 조사부터 해봐, 국내에 연고자 없겠어?
S#26. 펜트 하우스 전경 (N)
S#27. 펜트 하우스 안 (N)
이제 막 펜트 하우스 안으로 들어오는 현태
들어서자마자 양복 윗도리 벗어던지고 넥타이 풀어 던지며 욕실로 들어간다
S#28. 욕실 안 (N)
바닥에 벗어던진 와이셔츠와 양복바지 보이고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서있는 현태
이제부터 어떻게 처신해야 완벽하게,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매섭게 번득이는 그 눈빛에서 ....
S#29. 펜트하우스 안 (N)
나이트가운 차림으로 수화기를 들어 단축다이얼 버튼을 누르는 현태
신호음 들린 다음
상해지사장 : (F) 어이쿠 사장님,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현태 : 조만간 차유란이에 대해 묻는 전화가 걸려갈지도 몰라요.
산업스파이로 몰려 회사에서 강제 퇴사 당했다는 말만 확실하게 전해요
상해지사장 : (F) 여부가 있겠습니까, 차유란이 건은 정말 (죄송합니다)
수화기를 내려놓는 현태
잠시, 서성이다가 다시 수화기 들고 번호를 누른다
S#30. 호텔 룸 (N)
이불 밖으로 나온 네 개의 발바닥
그 위로 요란한 핸드폰 소리 들린다
그 소리에 깨는 듯 꿈틀 꿈틀 하는 발바닥 하나
여전히 들리는 요란한 핸드폰 소리
마침내 꿈틀대는 발바닥,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나 싶더니 꽈당--!! 침대 밑으로 떨어지는 정택수
정택수 : (짜증) 어쿠쿠쿠!! (문득 울어대는 핸드폰 소리를 듣고) 지금이 멫신데 울어쌌는댜, 베르장머리 읎이이!!
(핸드폰 확 낚아채 발신자 번호를 본다, 번호만 뜬다) 워떤 자식이 낯짝도 안밝히고 (핸드폰 폴더 열고) 칵!! 죽을래?
현태 : (F) 나요, 신현태!
정택수 : (아뿔싸, 안 받아야허는디/ 잽싸게 안들리는 척) 여보슈? 여보슈? 워떤 놈이 이 시간에 즌화를 해놓고 암말 않는 겨?
S#31. 펜트하우스 (N)
현태 : 회장님이 사라지셨어요!
S#32. 호텔 룸 (N)
정택수 : 오메 이게 뭔 소리래요?
현태 : (F) 누군가 고의적으로 회장님을 감쪽같이 숨겼어요
정택수 : (걱정) 아니 병실 지키는 사람도 없었슈? 애도 아니고 물건도 아닌 환자를 워치게 감쪽같이 숨겨요? 워치게?
S#33. 펜트하우스 (N)
현태 : 더 이상 날 상대로 거래 할 생각마요. 난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각오하고 있으니까!
S#34. 호텔 룸 (N)
정택수 : (당황) 지가 감히 워치게 사장님을 상대로 뭘 하것슈 ...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인거 뻔히 아는디 ....
(사이, 호들갑스럽던 표정과 눈이 서서히 매서워지면서) 예 ... 예 ... 알았슈 ... 그거야 지 전문 아뉴 ....예 ...
S#35. 펜트하우스 (N)
수화기 내려놓고 비식 웃는 현태
천천히 활짝 웃는 수아의 사진 앞으로 다가와 이글이글 불타는 눈으로 수아를 바라본다.
증오와 분노와 욕망이 들끓는 그 얼굴에서
S#36. 양옥집 앞 (현태의 회상) (1987년) (D) (화면 단색톤, 無聲)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을씨년스러운 날씨
그 비를 맞으며 양옥집을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는 현태(18세)
천천히 현태 앞으로 와서 멎는 고급차, 그 바람에 현태에게 온통 빗물이 튄다
오물을 뒤집어쓰듯 흙탕물이 되어버린 현태, 그럼에도 묵묵히 있는 현태
운전석에서 내려 뒷좌석 문을 열고 우산을 받쳐주는 기사(30대)
차에서 천천히 내리는 수아(14세, 새하얀 레이스 원피스차림)
문득 고개를 돌려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현태를 보는 수아
협오감 가득한 눈빛으로 찡그리는 수아, 얼른 한걸음 뒤로 주춤 물러나면,
현태, 그런 수아를 빗물 젖은 눈빛으로 바라본다
얼른 고개를 돌리는 수아
이내 우산을 받쳐주는 기사와 함께 대문 안으로 아웃되면 ...
억센 빗줄기를 맞으며 수아가 들어간 양옥집을 노려보고 서있는 현태
S#37. 펜트하우스 (N) (현재)
해맑게 웃고 있는 수아의 사진을 뚫어져라 노려보는 현태
(F. O)
S#38. 국도 (아침)
달리는 수아의 차
S#39. 차 안 (아침)
초조한 마음으로 엑셀레이터를 더욱 밟아대는 수아
S#40. 별장 서재 (아침)
오회장의 침상 옆에 서는 중원
그 중원 뒤로 빙 둘러서있는 최박사, 간호사 1.2, 동욱, 춘복
중원 : (오회장의 귓가에다가) 다시 오겠습니다 회장님! (일어나서 최박사에게) 선생님만 믿고 올라갑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최박사 : 염려마십시오, 오시자마자 말문을 또 여셨으니... 매우 희망적입니다
동욱 : 오늘 밤 당장이라도 기억이 다 돌아오시게 할 방법은 없나요?
최박사 : (웃으며) 저는 의사지 신이 아닙니다
중원 : 필요한 거는 뭐든 (동욱을 보며) 이 친구에게 말씀하십시오
최박사 : 알겠습니다
중원 : (간호사 1. 2에게) 부탁합니다
간호사1.2 : (웃으며 목례를 해 보이고) ....
나가는 중원, 뒤따르는 춘복과 동욱
S#41. 별장 거실 (아침)
동욱 : 수아씨 곧 도착할거야 ... 만나고 가 ...
춘복 : 그래,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만나고 가야지. 그냥 가면 을마나 섭섭하겠어
동욱 : 우리 아무도 안 볼 테니까 저 바닷 속으로 뛰어들 든, 산속으로 숨어들든 오늘만은 제발 수아씨하고 좀 보내라
중원 : (동욱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0번을 눌러. 이 근처에서 가장 큰 병원 응급실과 연결되어있어
1번은 내 집무실 직통 전화와 이어져
동욱 : 알어알어!
중원 : 서전무든 신현태든 회장님이 이곳에 계신 줄 알았다간 가만있지는 않을 거야....
동욱 : 알어알어, 안다니까
중원 : 믿고 간다
동욱 : 증말 가게? 너두 수아씨 보고 싶잖아!! 가슴이 땡기는데 왜 아닌 척 억지 써!!
대꾸없이 그대로 별장을 나서는 중원
춘복, 동욱과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서로 쳐다본 후 함께 따라 나선다
S#42. 별장 앞 (아침)
리무진의 뒷 차문을 열어주는 타오렌
올라타는 중원
동욱이와 인사한 뒤 올라타는 춘복
조수석에 올라타는 타오렌
안타까운 마음으로 배웅하는 동욱
별장을 빠져나가는 중원의 리무진의 모습에서
S#43. 리무진 안 (아침)
춘복과 나란히 앉아 있는 중원
창밖만을 응시하는 중원 ... 미치게 수아가 보고 싶다.
춘복 : (궁시렁궁시렁) 아니 어차피 장사장이 이정현인거 수아씨도 알았겠다. 어렵게 이럴 필요 뭐 있어? 못 만날 사람이야, 둘이?
중원 : .....
춘복 : 회장님도 회장님이지만 장사장 볼 생각에 을마나 밟아대겠어? 그만큼 애를 태웠음 됐지, 다 타버리면 어뜩할거야?
다 타서 재만 남은 뒤 껴안으면 뭐할 거야, 대체!
중원 : .....
S#44. 국도 (아침)
달리는 수아의 차
S#45. 수아의 승용차 (아침)
운전석에서 애가타서 운전을 하고 있는 수아
S#46. 국도 (아침)
마주 달리는 중원의 리무진
S#47. 리무진 안 (아침)
창밖을 쳐다보고 있는 중원
S#48. 국도 (아침)
마침내 수아의 차와 중원의 차가 서로 마주쳐 달리고 ....
S#49. 리무진 안 (아침)
수아의 차를 전혀 보지 못하는 중원 ...
창밖을 쳐다보던 자세를 시트에 깊숙이 묻고 ... 두 눈을 감는 중원 ...
중원 : (마음의 소리) 수아야...오늘 너를 만나면...내가 무너질 것만 같다...내가 이정현이라는 걸 알고도...참고 있는 네가
너무 안쓰러워서 .... 너무 아파서 ... 내가 허물어질 것만 같다 ... 수아야 ... 이렇게 피할 수밖에 없는 날 ...이해해다오 ....
S#50. 별장 앞 (아침)
쏜살같이 와서 멎는 수아의 차
총알같이 뛰어내리는 수아
안에서 뛰어나와 맞이하는 동욱과 별장지기 부부
수아 : 아빠는요?
동욱 : 아직 ... 주무세요
수아 : (중원을 찾는 듯한 시선으로 보면) ....
동욱 : ......올라갔어요
수아 : ......
터벅터벅 별장으로 들어가는 수아
안쓰러운 마음으로 따라 들어가는 동욱의 모습에서
S#51. 별장 거실 (아침)
최박사와 간호사 1.2, 새로운 별장지기 부부, 일렬로 도열해있다
그 사람들 하나하나를 소개해주는 동욱
울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애써 미소를 머금고 인사를 하는 수아
동욱 : 신경외과 전문의로 권위자이신 최영석박사님이세요
최박사 : 반갑습니다, 그동안 심려가 크셨겠어요
수아 : 잘 부탁드립니다
동욱 : 김간호사, 이간호사
간호사2명 : (인사하면) 안녕하세요
수아 : 부탁드립니다
동욱 : 회장님 식단 담당해주실 아주머니와 별장지기 아저씨
여자 : 처음이라 입맛이 맞으시려나 모르겠어요
남자 :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요
수아 : 감사합니다 (동욱을 보면)
동욱 : (서재 쪽을 가리키며) 저 안에 계세요
미소를 머금고 의연하게 천천히 서재 쪽으로 가는 수아
S#52. 별장, 서재 (아침)
너른 창문으로 아침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침상
죽은 듯이 누워 잠이든 오회장
그 옆으로 천천히 다가와 앉는 수아
마침내 참았던 울음이 터지는 수아, 얼른 손으로 막고 속으로, 속으로 울어대는 수아의 모습에서
S#53. 중원의 집무실(아침)
괴로운 얼굴로 집무실 안을 서성이는 중원
천천히 창가에 가서, 핸드폰을 꺼내들고 단축다이얼 1번을 누를까말까 .... 누를까말까 고민하다가
끝내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넣는 중원의 모습에서
S#54. 별장 거실 (아침)
나무소반에 놓인 정갈한 잣죽 한 그릇을 들고 서재 쪽으로 걸어가는 별장지기여자,
서재 문 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쟁반 받아들고 안으로 들어가는 수아
S#55. 서재 (아침)
활짝 열린 창문아래 봄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그 아래 침상을 있는 대로 올려서 앉아 있는 오회장
그에게 죽을 떠먹이는 수아
순하게 한 숟갈, 한 숟갈 받아먹는 오회장
수아 : 어때요? ... 아빠가 좋아하시는 잣죽이예요 (떠먹이면)
오회장 : (맛나게 오물오물) ...
수아 : 이거 드실 때마다 아빠가 잣죽 말고 딴 이름 있다고 가르쳐주셨는데
오회장 : 해송자죽(海松子粥)!
수아 : (놀래서) 아빠!
오회장 : (뜨악하게 보는)
수아 : 아빠, 기억나세요? 저 수아예요, 아빠 딸 수아 .. 저예요, 저!
오회장 : ... 수아 어딨어?
수아 : (기막힌 얼굴로 오회장을 보다 뒤를 돌아다보면)
동욱 : (어이없는 얼굴로 최박사를 보는) ...
최박사 : (오회장을 내려다보는) ...
S#56. 거실 (아침)
이제 막 최박사와 마주앉는 수아와 동욱
수아 : 어떻게 된거죠? 해송자죽, 아빠가 아주 예전에 하셨던 말씀이세요.
그 옛날에 하신 말씀은 기억하시면서 왜 저를 못알아보시죠?
최박사 : .....
수아 : 선생님!!
동욱 : 아니 꼭 치매 걸린 분 같잖아요 ... 도대체 왜 저러시는 겁니까?
최박사 :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외상성치매가 오실 수도 있습니다
동욱 : 외상성치매요?
최박사 : 말 그대로 뇌에 자상을 입었거나 뇌출혈로 인한 뇌손상으로 발생하는 치매현상입니다 ...
뇌라는 것이 워낙 일정한 폼(form)이 있는 게 아니라서 늘 케이스바이케이스지요
수아 : 그럼 저렇게 계속 기억을 못 하실 수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최박사 : 물론 일시적일 수도 있습니다
수아 : 해송자죽은 기억하시면서 왜 저는 기억을 못하시죠?
최박사 : 임상적으로 흔한 일입니다. 코마 상태에서 깨어나시는 환자분들은 대개 최근의 일은 기억하지 못하십니다.
더러는 과거의 일만 기억하시는 경우도 있지요. 아마 회장님의 기억속의 따님은 훨씬 더 어린 아이일 수 있습니다.
수아 : (암담해지고) ...
동욱 : (참담해져서) 그럼 별장사건은 아예 기억하지 못하실 수도 있단 말인가요?
최박사 : 누구도 ... 기억한다 못한다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요. 오직 신만이 아시는 일입니다, 그건 ....
수아 : ......
S#57. 산책로 (정자까지 가는 길) (아침)
나란히 걷고 있는 수아와 동욱
동욱 : 힘들죠? 조금만 참아요 ... 회장님 꼭 깨어나실 거예요
수아 : 고마워요, 동욱씨 ...
동욱 : 수아씬 이제 혼자가 아니예요,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죠?
수아 : (우뚝 멈춰, 멀리 바다에 시선 두고) 처음엔 죽었다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어떻게 대륙유통 사장이되어 돌아왔는지..
그게 궁금했어요. 하지만 정말 궁금한건..죽었다는 사람이 살아돌아오기까지..그것도 대륙유통 사장이 되어 돌아오기까지..
그 사람이 겪었을 고통과 분노와 상처예요
동욱 : (보는) ....
수아 : 상상도 안돼요, 전 상상도 안되는 일을 체험한 사람이예요. 하지만 날 이렇게 외면하는 걸 보면서....
그 고통의 깊이를 감히 ‘짐작’해요
동욱 : (보는) ....
수아 : (그제야 동욱을 보며) 전해주세요 .... 오빠 입으로 ‘수아야....’ 부를 때까지 ... 저는 SR전자의 오수아상무라구요 ...
동욱 : (깊게 보는) ....
수아 : 얼마든지.... (다시 바다로 시선 돌리며) 저 바다처럼 .... 무심하게, 무연(無緣) 하게, 천년만년이라도 ... 기다리겠다구요
동욱 : (수아를 깊게 보는) .....
수아 : (바다만 깊게 보는) .....
S#58. 몽타주
-호텔 헬스장 (아침)
러닝머쉰 위를 천천히 걷는 중원, 그 얼굴에 강한 결의가 느껴지면서 ... 점점 더 빠르게 뛰는 모습에서 ....
-호텔 샤워실 (아침)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흐르는 물줄기를 맞으며 서있는 중원
-호텔 사우나 탈의실(아침)
와이셔츠 단추를 채우며 거울 앞에 서는 중원
양복 윗도리를 들고 대기하고 있던 타오렌
중원에게 윗도리를 입혀주는 모습에서
S#59. 중원의 집무실 (아침)
집무실 책상 앞에 앉아 핸드폰을 받고 있는 중원
동욱 : (F) 얼마든지.... 바다처럼 ....무심하게, 무연하게, 천년만년이라도 ...기다리겠단다!
니가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진 절대로 내색하지 않겠대 ....
중원 : ........
동욱 : (F) 지금 올라갔어, 끊는다
핸드폰 끄고 가슴이 미어지는 중원
컴퓨터 화면 클릭해서 커플 다이어리 홈피를 열면 거기 무수히 떠있는 ‘NEW' 라는 글씨
애써 ‘X'자 눌러 홈피를 닫고 대륙공사 홈피를 여는 중원의 모습에서
S#60. SR 전자 사옥 전경 (D)
S#61. SR 전자 사장 비서실 (D)
두런두런 웅성웅성한 얼굴로 서있는 서전무, 김상무, 박실장
김상무 : (은밀하게) 오상무께서 왜 회장님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셨을까요?
서전무 : 말문은 여셨는데, 영 차도가 없으시니 답답해서 그러셨겠지요
박실장 : 그걸 사장님도 모르게 옮기셨다면서요?
김상무 : 글쎄 그게 이상하다는 거지
서전무 : (김상무 들으라는 듯 박실장을 나무라는) 자네는 사장님을 보필하는 사람 아닌가?
그리고 여기가 어디야? 여기가 아무소리나 해대도 되는 사랑방인가? 여긴 대 SR 전자 사장실이야!!
김상무 : (킁 ....)
박실장 : 죄송합니다, 전무님!
서전무 : 그나저나 사장님은 어디계신거야? 자네가 모르면 도대체 누가 알아?
박실장 : 잠깐 ... 어디 좀 갔다 오신다고 ....
서전무 : 글쎄, 그 어디가 어디냐니까!!
S#62. 신경외과 과장실 (D)
오회장의 주치의와 마주 앉아 있는 현태
주치의 : 임상적으로 볼 때 3년씩이나 누워계시던 분이 깨어나시는 경우는 솔직히 학회에 보고해야 할 정도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현태 : 하지만 10년, 20년 코마상태에 있다 깨어나는 경우도 있잖습니까?
주치의 : (웃으며) 그거야 ‘세상에 이런 일이’ ... 뭐 그런 개념으로 봐야 할 일이지요
현태 : 어쨌든 그동안 저한테는 깨어날 가망이 전혀 없다고 했지 않습니까?
주치의 : (뜨악) 저는 사실대로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현태 : (내심 당황,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수아씨 때문에 화가 나서요. 국내 최고의 신경외과 과장님을 못 믿고 병원을 옮기다니..
정말 죄송합니다
주치의 : 임상적으로 어른일 경우 1달 이상 코마상태면 깨어날 가망은 없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자그마치 3년이예요,
3년씩이나 누워계신 분이 ... 저로써도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하지만 기억을 온전히 되찾기는 쉽지 않으실 겁니다
현태 : 왜죠?
주치의 : 코마상태의 환자가 깨어나면 대개는 최근의 일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과거만을 기억하다가 서서히 최근의 일도
기억하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영영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요
현태 : (내심 안도...) 아무튼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어나면)
주치의 : (일어나며) 제가 뭐 한 일이 있나요? 아참, 외국으로 나가셨나 했더니 최박사한테 맡기셨더군요
현태 : (두 눈 빛내며 보는) ??
주치의 : 훌륭한 닥터입니다. 신경외과뿐 아니라 정신과까지 겸하는 친구라 회장님께는 딱 맞는 의사지요 ...
현태 : (긴장한 채 보는) ....
주치의 : 따님이 결정하신 일이라 뭐라 말씀도 못드리고 걱정이 많았었는데 최박사가 맡았다는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됩니다
오늘아침 부랴부랴 그간의 진료기록도 보내 드렸습니다
현태 : 그래요? .... 어디로 보내셨나요?
S#63. 별장 전경 (D)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 별장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이제 막 현관에서 나오는 수아, 따라 나오는 동욱
수아 : 동욱씨 믿고 올라가요
동욱 : 수아씨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죠?
수아 : (끄덕이는) ...
동욱 : 아직 진범이 누군지는 몰라요. 하지만 분명히 수아씨 가장 측근에 있어요, 아무도 믿지마요, 아무도..
수아 : ....
동욱 : 잊지마요, 수아씨! 수아씨를 지키려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온 놈이예요!
수아 : (미소로) 그 사람 옆에 동욱씨같은 친구가 있어서 ... 좋아요
동욱 : 그 자식 옆에 수아씨같은 여자가 있어서 나도 참 좋아요
미소를 지어보이고 차에 올라타는 수아
웃으며 잘가라고 손을 들어보이는 동욱
이내 출발하는 수아의 차
S#64. 달리는 수아의 차 (D)
곰곰이 생각에 잠겨 운전을 하는 수아
중원 : (E) 회장님은 제가 지키겠습니다. 이제 회장님 걱정은 마시고 의연하십시오
그리고 오상무님 주변에 그 누구도 믿어선 안됩니다
수아 : ....
중원 : (E) 오상무님 주변에 그 누구도 믿어선 안됩니다
입술 다부지게 물고 엑셀레이터를 더욱 밟는 수아의 모습에서
S#65. 달리는 현태의 차안 (D)
뒷좌석에 앉아 느긋하게, 정말 아주 느긋하게 웃는 현태 ....
S#66. SR 전자 사장실 (D)
미스송 : (수화기 들고) 네 (수화기 내려놓고) 사장님 올라오십니다
총알같이 뛰어나가는 박실장
자신의 책상 앞에 서있는 미스송
자세 바로 하고 한쪽에 서는 서전무와 김상무
이내 박실장을 대동하고 들어서는 현태
일제히 고개를 꺾어 인사하는 일동
그대로 성큼성큼 사무실로 들어가는 현태
따라 들어가는 박실장
잠시 ... 서서 기다리는 서전무와 김상무
이내 다시 나오는 박실장
박실장 : 들어오시랍니다
들어가는 서전무와 김상무의 모습에서
S#67. SR전자 사장실 (D)
소파에 앉는 현태
그 주변의 3인용 소파에 앉는 서전무와 김상무
현태 : 무슨 일입니까?
서전무 : 재차 의견을 개진해봤지만 대륙유통의 입장이 워낙 완강합니다. 경영권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군요
김상무 : 일본의 토야마, 대만의 TCMC 측에서 우리 SR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협상을 제의해왔답니다.
이대로 고집하시다가는 ....
현태 : (느긋하게) 그렇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회사가 있는데도 대륙이 왜 우리 SR과의 협상을 중단하지 않는 걸까요?
(씨익 웃으며) 전무님 ...그 이유가 뭘까요?
서전무 : (여유만만) 글쎄요 ... 제가 장사장이 아닌 바에야 그 속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현태 : 협상 실무자 아니십니까? 저보다 장사장을 더 많이 아실 듯 한데 ... 모르신단 말입니까?
서전무 : (미소까지 머금고) 저야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뵀을 뿐인걸요
김상무 : (알 수 없는 긴장감을 감지하고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
현태 :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경영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습니다!
서전무 : (허허 웃으며) 회장님께서 왜 그토록 사장님을 총애하셨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SR에 뼈를 묻고 있는 저도 그런 뚝심이 없는데 ...
현태 : (스윽 보며) 김상무님, 제가 직접 장사장을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단 둘이 독대하자고 전해주십시오
(서전무를 넌지시 보면서) 사적으로 할 말도 있고 ...
서전무 : (현태를 보지 않은 채) ! ...
김상무 : 네, 알겠습니다, 사장님!
현태 : (느긋한 미소로 서전무를 보는) ...
S#68. 호텔 전경 (D)
춘복 : (E) 독대를요?
S#69. 중원의 집무실 (D)
집무실 책상 앞에 대부처럼 앉아 춘복을 쳐다보는 중원
그의 옆에서 역시 중원을 바라보며 전화를 받고 있는 춘복
춘복 : 우리 사장님 일정을 체크해 본 뒤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 (수화기 내려놓고) 신현태가 독대를 하재, 단 둘이!
중원 : (생각하는) ....
춘복 : 오회장 빼돌린 게 우리라는 걸 안거지? (씨익 웃으며) 안거야, 그래서 맞장뜨자 이거야 ... 까짓거 나가!
나가서 깐쭉깐쭉 이죽이죽 그 자식 약 좀 올려
중원 : (깊게 생각하는) ...
춘복 : 가만 .... 지문조회하자고 대뜸 검찰이나 경찰 데리고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 그랬다간 ... (걱정돼서 중원을 보면)
중원 : 일단 만나겠다고 전하세요. (매섭게 두 눈 빛내며) 장소와 시간은 추후에 연락하겠다고 하세요.
춘복 : (걱정되는데) ....
문득 똑똑 노크소리 나고 들어오는 타오렌
타오렌 : (중국어) 사장님, 중국 대사관 영사가 찾아왔습니다
춘복 : (중국어) 대사관 영사가?
중원 : (중국어) 들여보내
타오렌 아웃되고
이내 들어오는 영사(40대)
집무실 책상에서 일어나 테이블 쪽으로 이동하는 중원
따라가는 춘복
영사 : (깍듯하게 인사하고/ 중국어) 안녕하십니까? 왕근용입니다
중원 : (중국어) 영사님이 어쩐일로 오셨습니까?
영사 : (중국어) 한국 경찰에서 저희 영사부로 연락이 왔습니다
중원 : (다소 긴장하는)
춘복 : (긴장해서 힐끔 중원을 보는)
영사 : (중국어) 리칭이란 여자를 아십니까?
S#70. 거리 (D)
달리는 중원의 리무진 위로
영사 : (E) (중국어) 그 여자 소지품 중에 장사장님 명의의 신용카드가 나왔다고 한국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S#71. 종합병원 영안실 앞 (D)
끼이익 -- 소름 돋는 파열음을 내며 멎는 중원의 리무진
조수석에서 총알같이 튀어나와 뒷좌석 문을 열어주는 타오렌
내리는 춘복과 중원, 황급히 영안실 쪽으로 ....
따라가는 타오렌
S#72. 사체 안치실 밖 복도 (D)
뚜벅뚜벅 굳은 얼굴로 걸어오는 중원
그 뒤를 따라오는 춘복(벌써부터 울상인)과 타오렌
사체안치실 밖에서 중원을 기다리고 있는 고반장과 형사1
마침내 고반장의 앞까지 걸어온 중원
고반장 : 장중원 사장님이십니까?
중원 : ... 네 ... 제가 장중원입니다
고반장 : 들어가시죠 (안으로 들어가는)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잠시 그대로 서 있다가 안으로 들어가는 중원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며 따라들어가는 춘복
문밖에서 대기하는 타오렌
S#73. 사체안치실 (D)
들어오는 중원과 춘복
고반장, 직원에게 눈짓하면
직원, 유체냉장고에서 주욱 .... 유란의 사체를 꺼낸다 (유란의 얼굴은 보이지 않음)
흰 천이 덮인 사체 쪽으로 천천히 다가가는 중원
따라 가는 춘복
다소 긴장된 손으로 흰 천을 들추는 순간
춘복 : (사체에 달라붙어) 유란씨!! (오열하는) 유란씨--!!
중원 : (서서히 뜨거워지는 눈으로) .....
춘복 : 나 때문이야, 내가 그런 말만 안했어도 ... 내가 그렇게 모진 말만 안했어두 ..... 미워서 그런 게 아닌데 ...
답답하고 안쓰러워 그런건데 불쌍해서 어뜩하냐 ... 우리 유란씨 불쌍해서 .... 엉엉 ...
중원 : (연민이 가득한 그 눈에 뜨거운 눈물이 고이는) ......
춘복 : 누가 이런 거야? 누가 이렇게 으깬거냐구? (고반장에게) 어떻게 된거예요? 네?
고반장 : SR전자 신현태 사장과 동반자살을 꾀했습니다
중원 : (형사1을 보는) ? .... !!
고반장 : 참고인 말로는 죽은 여자가 같이 죽자며 호수를 향해 차를 돌진했답니다. 물에 빠져서도 신현태 사장 목을 끌어안고
못나가게 발버둥을 쳤대요. 얼굴에 상처는 그 바람에 생긴거구요
중원 : (미어지는 아픔으로) .....
춘복 : 거봐, 내가 신현태 그놈을 조심하랬잖아, 그 놈을 믿지 말랬잖아 .. 이렇게 될까봐 그렇게 말렸는데 ... 유란씨--!!
일부러 그런 거지, 일부러어---!!
고반장 : (스윽 ... 눈빛을 빛내며 형사1을 보면) ??
형사1 :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고반장을 보는)
고반장 : (내색하지 않고) 변사사건이라 부검지시가 떨어지면 저희로써는 부검을 해야하는 입장인데 ...
중원 : 이 몸에 손을 대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고반장 : (중원을 보는) ....
중원 : (너무도 안쓰러워서 유란의 사체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
플래시백 (2부, S#66. 재판장)
유란 : 사건이 난 후에 뒤늦게 저도 깨달았습니다. 모멸감 때문에 회장님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됐을 수도 있겠구나하구요.
플래시백 (7부, S#36. 유란의 방)
유란 : 그래 차라리 죽여. 죽여 봐
정현 : (유란의 목을 와락 움켜쥐고 조르면서) 말해말해말해! 정말 죽고 싶지 않으면. 말해! 말해!
플래시백 (10부. S#81. 중원의 집무실)
유란 : 서운해라 ...살떨리게 잘해줘놓고 잘해준게 없다네 ... (툭 던지듯) 없다면 없는 거지 뭐
플래시백 (14부, S#40. 중원의 집무실)
유란 : 복수도 뭣도 다 포기하고 ...오수아도 신현태도 다 포기하고 돌아가면 안돼?
장중원이면 어때? 이정현이보다 더 잘살면 그만이지!
플래시백 (17부. S#44. 중원의 집무실)
유란 : 같이 가면 안돼? 당신 ... 그림자도 밟지 않을께. 여자라는 욕심... 다 버릴께 ... 평생 .... 당신 언저리에 세워주면 안돼? ...
뒷모습이라도 좋아 ... 보게만 해줘 ....
중원 : (마침내 뜨거운 눈물 한 방울 뚝 .... 떨어지고) ....
천천히 천을 덮어주고 .... 한걸음 뒤로 물러나는 중원
유체냉장고 안으로 밀어 넣어지는 유란의 사체 (슬로우화면)
싸늘하게 ... 그리고 잔인하게 표정이 일그러지는 중원의 모습에서 ...
S#74. SR 전자 사옥 전경 (D)
S#75. SR 전자 사장실 (D)
책상 앞에 앉아 핸드폰 통화중인 현태
현태 : (비식- 냉소를 머금고) 분명히 별장에 있단 말이죠?
S#76. 별장 밖 (D)
별장 주변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
그들 모습이 망원렌즈에 갇혔다가 풀어지면, 망원경으로 별장을 들여다보면서 핸드폰 통화중인 정택수
정택수 : 앞뒤로 철통 수비는 말할 것도 없슈. 하지만 간호사 들락거리지, 의사들락거리지 뻔할 뻔자아뉴?
S#77. SR 전자 사장실 (D)
현태 : 수고했어요!
핸드폰 끄고 ‘오수아 ... 니가 뛰어봤자 벼룩이지..’ 싶은 표정으로 비식 웃고는 벌떡 일어나는 현태의 모습에서
S#78. 기획상무실 (D)
수아(서전무를 내심 탐색하는)와 마주앉아 있는 서전무
서전무 : (자상하고 여유만만하게) 아가씨 결정이시니 당연히 따라야지요.
회장님 문제뿐 아니라 회사의 전반적인 결정권자는 오상무이십니다. 소신껏, 소신껏 하세요
수아 : 고맙습니다 전무님
서전무 : 그간 회장님을 치료해온 주치의는 깨어날 가망조차 없다고 했었는데 새로 옮긴 병원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수아 : (긴장한 채) .... 쉽지 않을 거라고 하더군요
서전무 : 저런 쯔쯔쯔쯔 ... 하루속히 기억을 되찾으셔야할텐데 ....
수아 : 전무님께 미리 상의드리지 못한 점 ... 정말 죄송해요
서전무 : 아닙니다 아니예요 ... 잘하셨어요, 잘하셨습니다
수아 : 대륙유통 쪽에선 아직 연락없나요?
서전무 : 아, 사장님께서 경영권문제를 가지고 장사장님과 독대를 하시겠답니다. 아무래도 두분이 만나신후에야 미팅이 잡히겠죠.
수아 : 독대를요?
문득 똑똑 노크소리 나고 들어오는 여직원
여직원 : 사장님 오셨습니다, 상무님
서전무 : (일어나며) 그럼 전 이만 ...
수아 : (따라 일어나는) ...
들어오는 현태와 나가는 서전무, 서로 스윽 눈빛 얽히고
현태, 수아 앞에 미소를 머금고 마주앉으면
따라 앉는 수아
현태 : 회장님은 좀 어떠세요?
수아 : .... 별 ... 차도가 없으세요
현태 : 갑자기 병원은 왜 옮긴 거예요?
수아 : (당황) ....
현태 : 왠지 수아씨가 날 못 믿으시는 것 같은데 ... 하지만 수아씨 말대로 수아씨 아버님 일이예요
나한테까지 말씀 안하시고 독단적으로 처리하신 거 .... 솔직히 서운하지만 ... 더 이상 이 문제는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수아 : .... 죄송해요
현태 :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 ...
수아 : .... 네 ...
현태 : 그럼 ... 전 이만 ...
일어나 나가는 현태
따라 일어나려다가 다시 소파에 앉는 수아
수아 : (마음의 소리) 아빠를 해치려한 진범이라면 아빠를 어디다 모셨는지 궁금해해야돼, 아빠가 깨어나시면
자신이 범인이라는게 밝혀질테니까. 그런데 서전무님도 현태씨도 둘 다 너무 태연해 .... 도대체 누구지?
S#79. 서전무의 비서실 (D)
이제 막 비서실로 들어서는 서전무
여비서 : 전무님, 지난번에 왔던 검찰청 수사관이 와있습니다
서전무 : 그래?
눈빛 빛내며 안으로 들어가는 서전무
S#80. 서전무의 사무실 (D)
테이블 위에 놓인 사진위로
조계장 : (E) 무인단속카메라에 찍힌 사진입니다
마주 앉아 있는 서전무와 조계장
조계장 : 지난 2001년 3월 19일, 전무님께서는 5시 10분경에 별장에 도착하셨다가 5시 반경에 별장을 나섰다고
증언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댁으로 가셔서 쉬셨다고 하셨죠?
서전무 : (내심 놀라는) ....
조계장 : 그런데 10시 24분에 양수리에서 서울로 오는 6번 국도에 전무님 차가 과속으로 찍혔더군요.
별장을 출발한지 30분 만에 기사를 택시 태워 보냈으니 이 차를 운전하신 분은 분명 서재우 전무님이실텐데 ....
서전무 : ......
조계장 : 납득할 만한 말씀을 듣고 싶은데요?
서전무 : (여유있는 미소로) 과속으로 찍혔다니 꼼짝없이 거짓말 한 게 들통이 났군요, 맞습니다, 내가 운전했어요
조계장 : (보는)
서전무 : 그날 회장님께 ... 신현태 사장의 비리를 보고 드리러 갔었습니다
조계장 : 비리요? 어떤 비리였지요?
서전무 : 그건 ...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회사 내의 문제라 ...
조계장 : (고개를 끄덕이며) 아마도 그 보고 때문에 회장님께 꾸중을 들으신 거군요?
서전무 : 그런 셈이죠... (잠시 생각하는 척 하다가) 좋습니다, 말씀드리죠. 신현태 사장이, 아니 그 당시엔 해외사업본부 이사였죠.
신이사가 회사 내의 일급 기술을 중국의 몇몇 전자회사에 비밀리에 팔아넘기고 있다는 것을 제가 알아냈죠
조계장 : (뜻밖의 말이다) ...
서전무 : 그 증거를 담은 사진들을 회장님께 보여 드렸더니 오히려 제게 화를 내시더군요, 제깐에는 회장님과 회사를 위해
충정심으로 드린 보고였는데 ...
조계장 : ....
서전무 : 별장을 나와 서울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SR 전자에 받친 평생이 허무해지더군요, .. 기사를 돌려보내고 ...
사표를 내야 옳을지 ... 참아야할지 ...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차를 몰고 무작정 헤매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조계장 : ....
서전무 : 딱히 자랑할 만한 얘기가 아니라서 말씀드리지 않은 겁니다. (웃으며) 수사관님도 잘 아실 거예요 ...
조직이 아무리 잘못되어가도 그걸 바꿀 수 없다면 그저 그 안에 안주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절박한 이기심 ....
회장님 사고당하시고 예상대로 신현태 사장이 실권을 쥐자마자 저부터 유럽으로 발령내더군요
자신의 비리를 회장님께 알렸으니 미운털이 톡톡히 박힌거죠. 이만하면 설명이 되었나요?
조계장 : 그럼 그날, 회장님께서 신현태 이사를 부른 건 서전무님께서 보고 하신 비리에 대해 묻기 위해서 .....
서전무 : 그렇다고 볼 수 있겠지요 ... 워낙이 성정이 급하시고, 궁금한건 참지 못하시는 성미셨으니까요
조계장 : !!
플래시백 2부S#49 비서실 혹은 회의실 (D)
현태 : 회장님께서 부르셔서 저도 잠깐 별장에 들렀었습니다
오검사 : 무슨 용무셨습니까?
현태 : 수아씨를 꽉 잡으란 당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조계장 : (벌떡 일어나며) 잘 알겠습니다. 이거 자꾸 번거롭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서전무 : 원 별말씀을요
웃으면서 서전무에게 인사하고 아웃되는 조계장
씨익 여유있는 미소를 짓는 서전무의 모습에서
S#81. SR 전자 복도 (D)
수첩을 손바닥으로 탁탁 치면서 골똘히 생각에 잠겨 걸어오는 조계장
문득 커브를 틀어오다가 마주치는 현태와 그의 뒤를 따라오는 박실장
내심 조계장을 보고 질겁하지만 태연히 그를 스쳐지나가는 현태
조계장, 역시 힐끔 현태를 보고 스쳐지나가다가 문득 돌아서서 현태를 불러 세우려는데 울리는 핸드폰
조계장 : 아, 정변호사님? 그렇잖아도 전화드릴까 했습니다
S#82. 변호사 사무실 (D)
정변호사 : 자네, 차유란이 알지?
S#83. SR 전자 복도 (D)
조계장 : 차유란이요? 알죠 ... 오병무회장 비서였던 여자 아닙니까?
S#84. 변호사 사무실 (D)
정변호사 : 그 여자가 죽었어 ... 오늘 아침 익사체로 발견됐는데 그 여자와 함께 있던 인물이 바로 신현태 사장이야!
조계장 : (F) (놀라며) 그래요? 그걸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정변호사 : 장중원이 쪽에서 연락이 왔어. 사건이 접수된 곳이 00 경찰서래, 가서 자세히 좀 알아봐
S#85. SR 전자 복도 (D)
조계장 : 알겠습니다, (주위를 의식해서 작게) 아 그리고 사건당일, 서전무가 오회장에게 신현태 사장의 비리를 보고했답니다.
사윗감으로 믿고 있었던 오회장이 신현태의 비리를 알고 격분했다면.... 그림이 그려지잖습니까?
아무튼 다녀온 뒤에 찾아뵙겠습니다.
S#86. 00 경찰서 형사계 (D)
책상에 앉아서 사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고반장
노트북 옆으로 사고 현장(유란의 차를 건지는 사진, 유란의 사체가 실린 들것 등등)에 관련한 사진이 놓여있다
고반장 : (열심히 조서를 작성하는데)
조계장 : 이게 어젯밤에 발생한 사건 현장 사진인가요?
고반장 : (뜨악한 얼굴로 고개를 들면) ?
조계장 : (신분증 내밀며) 조성합니다
고반장 : ??
문득, 조계장의 핸드폰 벨 소리 울리면 발신자번호를 확인하는 조계장의 모습에서
S#87. 서울지검 남부지청 전경 (D)
S#88. 부장검사실 (D)
소파에 앉아 있는 오검사
오검사 앞에서 잔뜩 쌓아놓은 오회장 사건 기록들을 검토하고 있는 김수사관
오검사 : 빠진 것 없나, 잘 검토해봐
김수사관 : (들척이며) 예
오검사 : 분명히 뭔가가 있으니까 정변이 수임을 했을 거야 ... 그 인간 그거 승산없는 싸움은 안하거든
김수사관 : .....
오검사 : 이정현이 진범일 수 밖에 없는 확실한 증거들을 찾아봐!
때마침 들어오는 조계장
오검사 : 자넨, 들어오라고 연락한 게 은젠데 이제 겨들어와?
조계장 : (앉으며) 차유란이 죽었습니다
오검사 : 차유란?
조계장 : 이정현이 재판 때 증언을 했던 ...
오검사 : 그래, 오회장 비서실에 근무했었던가 그랬었지?
조계장 : 예, 그 여자가 어젯밤 죽었습니다
오검사 : 죽어? 왜?
조계장 : 동반자살을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오검사 : 누구하고?
조계장 : 신현태입니다
오검사 : 신현태? 오회장의 사윗감으로 지목했었다던?
조계장 : 네, 지금은 SR전자 사장입니다
오검사 : 차유란이 왜 신현태와 동반 자살을 시도해?
조계장 : 신현태가 경찰에서 한 진술로는 차유란이 자신에게는 스토커였답니다.
그 말은 역으로 내연의 관계였을 수도 있다는 얘기죠
오검사 : 그러니까 자네 말은 별장 사건에 대해서 차유란이 신현태를 위해서 위증을 했을 수도 있었다?
조계장 :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신현태는 사건당일 자신의 비리를 보고받은 오회장에게 꾸중을 들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다 만약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내연의 관계에 있던 차유란에게 위증을 부탁할 수도 있는 거죠,
그렇게 따지면 인물들의 동선이 다 납득이 갑니다. 이정현이 탈주하자마자 차유란이 상해지사로 발령난 것도
오검사 : (O.L) 이봐, 내가 이정현을 유죄라고 믿은 건 차유란의 증언 때문만은 아니었어,
뚜렷한 증거에 의해서 이정현이 범인이라고 확신한거야
조계장 : (답답) 부장님!.
오검사 : 설마 자네 아직도 이정현이 진범이 아니라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니겠지?
재심이 열려도 난 뚜렷한 증거들로 이정현이 진범이었다는 것을 다시 주장할거야, 뒤집힐 가능성은 전혀 없어!
조계장 : (암담) ......
S#89. 변호사 사무실 (N)
탕수육 정도를 안주 삼아 소주잔 정도를 기울이고 있는 정변호사와 조계장
정변호사 : 사람 참 ... 나한테 와서 할 소릴 오부장한테 가서 하면 어뜩해?
이정현이 사건에 관한한 자네는 검찰수사관이 아냐, 양심수사관이지
조계장 : 그래서가 아니라 답답해서 그럽니다, 답답해서
정변호사 : (보면) ?
조계장 : 차유란이 사건 담당 형사 말을 들어보니까 신현태한테는 협의점이 전혀 없습니다.
만약 신현태가 별장 사건의 범인이라면 차유란이 신현태를 위해 위증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현태가 차유란일 죽였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정변호사 : 일단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는 것도 범인 잡는데는 중요하니까 신현태한테 접근해보게 ...
조계장 : 예, 알겠습니다
S#90. 대저택 전경 (N) - INSERT
S#91. 수아의 방 (N)
책상 앞에 앉아 커플 다이어리를 클릭하는 수아, 보고 싶은 마음을 정현의 사진을 클릭하며 달래고 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정현의 사진, 한 장 한 장을 그렁한 눈으로 바라보는 수아 ... 천천히 자판을 두드려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수아 : (E) 오빠...난 알아...오빠가 내 일기를 읽진 않아도 수없이 이 커플 다이어리를 열어볼 거란 것을...
매일 new라는 글씨가 깜박이는 걸 보면서 오빠가 힘을 얻을 거란 사실을...
이 깜박이는 작은 글씨가 오빠와 내 사랑을 다지고 다지는 징표라는 것을...사랑해 오빠 ...
S#92. 중원의 집무실 (N)
슬픈 얼굴로 망연히 책상에 앉아 있는 중원, (차유란의 죽음을 알고 난 날이다) ...
문득 켜놓은 커플다이어리에 새로운 제목의 일기가 뜬다. “힘내, 오빠!” 라는 제목의 일기 CU
불현듯 가슴이 미어지는 중원 ....
S#93. 별장 서재 (N)
눈을 감고 있는 오회장
플래시컷트
카메라 아주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며 소리치던 형상이 뒤로 밀려나면 또렷이 보이는 정현의 얼굴
순간, 놀란 표정으로 눈을 번쩍 뜨는 오회장
그 얼굴 위로 윙윙거리며 들리는 앵커의 멘트(15부, S#77)
앵커 : (E)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측에 분명하게 배상을 요구한 것은 한일 협정 체결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배상은 불법적인 일본 식민 지배에 따른 책임을 지라는 뜻입니다
오회장 : ....뉴... 우 ....스 ...
그 소리에 곁에 있던 최박사와 동욱이 놀란 표정으로 가까이 다가오면
두사람 : 회장님!
오회장 : 뉴우스 ...
최박사 : 뉴스요?
오회장 : 대 .... 통 .... 령 ...
최박사 : 대통령요?
동욱 : (최박사를 보며) 무슨 뜻이죠?
최박사 : 뭔가를 기억해내시는 것 같습니다
동욱 : 그래요?
최박사 : 말씀하십시오, 회장님
오회장 : 대통령이 .... 왜 .....?
최박사 : 아!, 네!
하는데 다시 스르르 눈을 감는 오회장
동욱 : (답답해서) 회장님!
최박사 : 다시 수면상태로 빠져드신 듯 합니다
동욱 : (암담한데) ...
최박사 : (희망이 가득한 표정으로) 깨어나실 것 같습니다
동욱 : ....?
최박사 : 회장님께서 뉴우스라고 하신 건
S#94. 중원의 집무실 (N)
슬픈 눈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중원, 문득, 책상위에 울리는 전화기 (1번 버튼 깜박인다)
수화기 드는 중원
중원 : 나다!
동욱 : (F) (들뜬 목소리로) 회장님이 깨어나시기 시작했어!
중원 : (절실한 기대감에 가득찬 표정으로) 뭐라구?
동욱 : (F) 뉴우스라고 말씀하시고 대통령이라고 하셨어
중원 : 뉴우스? 대통령?
S#95. 별장 서재 (N)
서재 책상위에 놓인 전화기를 들고 있는 동욱
동욱 : 회장님이 사고를 당하신건 지금부터 4년전이야! 그때는 지금의 대통령이 아니잖아. 회장님이 그걸 물으신거야
왜 뉴우스에 나오는 대통령의 이름이 다르냐는 거지
중원 : (F) 그리고 또?
동욱 : (약간 미안해서) 그리고 ... 잠드셨어
S#96. 중원의 집무실 (N)
중원 : (약간의 실망감) ...
동욱 : (F) 하지만 실망하지마, 최박사님도 회장님이 깨어나시기 시작한다는 징조니까 희망을 가져도 될 것 같다고 하셨어
내 말 듣고 있어? 임마 희망을 가져! 회장님은 반드시 깨어나실거야!
중원 : 알았다, 그리고 동욱아!
동욱 : (F) 왜?
중원 : 잠시 올라와야겠다 ..... 유란씨가 죽었다
S#97. 별장 서재 (N)
동욱 : (경악) 그게 무슨 소리야? 누가 죽어? 차유란이? 죽다니, 왜? 임마 무슨 소리야 대체?
S#98. 중원의 집무실 (N)
중원 : 내일 ... 유란씨 보낼거다, 너도 배웅은 해야지 ....
천천히 수화기 내려놓는 중원, 느릿한 걸음으로 거실쪽으로 나가면
S#99. 중원의 하우스, BAR (N)
이미 취기 가득한 춘복, BAR에 앉아서 홀로 술을 마시고 있다
그 옆에 가서 앉는 중원,
춘복 : (중원을 힐끗 보고) 그냥 넘어가려니까 (가슴을 치며) 여기가 꽉 맥혀서 숨을 쉴 수가 없어 ...
그 자식을 잡아 죽이기라도 해야 살겠는데 ..
중원 : (슬픈 눈빛으로) .....
춘복 : 그 놈이 ... 유란씰 죽인 거 뻔하잖아, 그런데 왜 장사장은 죽은 시체를 보고 와서도 가만 있는거야?
도대체 그 놈의 응징은 은제 할건데! 그냥 잡아다 푹--- 담그든지 푹--- 쑤시든지 .... 내 속이 뒤집혀서 그래, 내 속이!!
중원 : .....유란씨 ... 내일 .... 보내줘요. 예쁜 무덤 하나 만들어서 ....
춘복 : 무덤을? 화장 안하고?
중원 : 어디에도 머물 곳이 없던 영혼입니다. 죽어서도 헤매이게 할 순 없어요
춘복 : (흐으으윽 우는) ......
망연히 앉아있는 중원의 슬픈 얼굴에서.
아름답고 구슬픈 파이프오르간의 성가곡이 겹쳐지면서
S#100. 성당 (D)
장례미사가 벌어지는 성당
검은 상복차림의 중원과 춘복 동욱이 뿐인 조촐한 장례미사
신부 : 삶과 죽음이 주님의 손에 달려있고, 주께서 그를 위하시는 사랑이 우리 인간의 정보다 무한히 크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자매의 청춘이 영원한 안식을 누리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우리와 함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얀 국화 한송이를 들고 걸어 나와 관위에 올려놓는 중원
사무치게 안쓰러운 마음으로 관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가 내려놓고 돌아서면 ...
춘복이 울면서 나와서 관위에 국화 한송이 올려놓고 돌아서면
동욱이 후회와 연민의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나와서 관위에 국화 한송이 올려놓고 돌아선다 ....
S#101. 공원묘지 (D)
비가 부슬부슬 내렸으면 좋겠다 ....
떼도 안 입힌 봉분 하나 만들어져있고
검은 상복차림의 중원에게 검은 우산을 씌워주고 있는 타오렌
역시 검은 상복차림의 동욱과 춘복에게 검은 우산을 씌워주고 있는 경호원 1. 2
오로지 그들뿐인 묘지 ....
중원 : (마음의 소리) 이제 그만 쉬워 ... 당신의 복수는 내가 해줄게 ....
마침내 천천히 돌아서 걷는 중원
그에게 우산을 받쳐주면서 뒤따르는 타오렌
칠흙같이 어두운 낯빛의 중원의 얼굴에서
S#102. 공원묘지 앞 거리 (D)
묵직한 느낌으로 묘지 앞을 빠져나오는 중원의 리무진
S#103. 한적한 거리 (D)
달리는 중원의 리무진
S#104. 달리는 차안 (D)
지긋이 앉아있던 중원, 천천히 핸드폰 폴더를 열고 버튼을 누른다
S#105. SR전자 사장실 (D)
핸드폰을 받는 현태
현태 : 네, 신현탭니다
S#106. 달리는 차 안 (D)
중원 : 장중원입니다
S#107. SR 전자 사장실 (D)
현태 : 왠일이십니까? 직접 전화를 다 주시고
S#108. 달리는 차 안 (D)
중원 : 지금 만나뵐 수 있을까요?
S#109. SR 전자 사장실(D)
현태 : 좋습니다, 저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어디서 뵐까요?
S#110. 호텔 레스토랑(D)
격조높은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성장한 사람들 드문드문 앉아있는 고급스런 레스토랑
한 곳에 앉아있던 현태, 들어서는 중원을 발견하고 천천히 일어난다.
중원, 천천히 다가가면
현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미는데
중원, 씩- 냉소를 머금는 듯 하더니 현태의 얼굴을 향해 분노의 주먹을 뻗는다.
그 모습에서.
그린로즈18회.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