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낮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신매탄아파트 재건축 단지 인근 상가. 풀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서운 불황의 찬바람이 휘몰아 치고 있었다.
단지내 상가들은 이미 철거가 끝난 상태로 업주들이 재건축 이후를 기약하며 뿔뿔이 흩어졌으나,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는 인근 상가의 세입자들은 오도가도 못하고 한숨만 쉬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6년동안 비싼 월세를 내며 겨우 자리를 잡았습니다. 재건축 진행이 마냥 늘어지는 바람에 눌러앉게 돼 버린 것이지요. 하지만 다른 곳에서 새출발을 하자니 너무도 막막해 앞으로 3년을 그냥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40여평 규모의 A비디오점 주인은 최근 몇달동안 매출이 60% 이상 감소했다고 한숨을 내쉬면서도 오랫동안 힘들게 만들어놓은 단골을 두고 떠날 수 없어 비싼 월세를 감당하며 재건축이 끝나기를 기다리겠다고 털어 놓았다.
인근의 상가들은 가까운 은행 지점 두곳마저 떠나버리면서 더욱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지만 떠나지 못하는 상점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가진게 좀 있는 상가 2층의 소아과는 얼마전 인근의 영통 중심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어디 갈데도 마땅치 않아 5개월째 월세를 못낸채 주저앉아 있습니다. 월세도 못내는 판에 옮겨갈 돈이 어디 있겠습니까.”
7평 규모의 D분식점 주인도 철거전의 높은 월세가 내릴 생각을 않는 와중에 주름살만 늘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인천지역 대규모 재건축 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같은날 인천 주안6동 주공 재건축 단지 인근의 상가들도 얼마전 2천380세대가 한꺼번에 철거하는 바람에 휑한 바람만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Y중국집의 경우 점심시간인데도 불구, 주문이 없어 배달용 오토바이가 서있는 형편이었다. 같은 상가에 위치한 S약국과 B슈퍼도 수입의 대부분을 월세로 지불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경인지역에서는 총 30개 단지 2만7천221가구의 재건축단지가 분양을 실시할 예정으로 최고 2년뒤에나 입주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