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하나, 대학진학 통해 명예회복 하겠다.’ ‘새벽열차’ 별명 3년간 전국 外高 교장단 회장역임
김포외국어고교가 내년도 입시를 통해 명예를 회복하고자 지난 2일 취임한 3대 이일성교장을 중심으로 아픔과 상처를 딛고 일어서고 있다.
김포외고는 시험문제유출사태로 장두수교장이 사퇴했으며 교감이 정직되고 행정실장이 3개월 감봉처분을 받았다. 학교중심축 모두가 자리를 비운 상태지만 교실분위기 만큼은 흔들림없는 면학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37년 교직생활을 안양외고에서 마무리하고 김포외고 3대 선장을 맡은 이일성교장. 3년간 전국외국어고등학교 교장장학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도 퇴직자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다. 외국어고교에 대한 전문경영인으로 상처를 극복하며 첫 졸업생 배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일성교장을 만났다.
김포외고 ‘희망’ 심는다
“교직생활에 있어 마지막 봉사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우리학교의 목표는 3학년 학생들의 대학진학입니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직원이 삼위일체가 되어 그동안 쌓은 기량을 발휘할 것이며 1?2학년 후배들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결과를 만들 것입니다.”
매일 아침 5시 학교 전체를 둘러보고 오전 6시 교장실을 개방하는 이일성교장은 며칠간의 경험이지만 ‘희망적’이라 결론짓는다.
이 같은 결론에 대해 이교장은 “정해진 학습시간외에도 자율적 학습태도를 유지하는 학생이 참 많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학교가 뉴스에 오르내릴 때도 학생들은 이에 동요하지 않고 ‘목표’를 위해 스스로를 ‘통제’하며 김포외고 교정에 ‘희망’을 심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의 뿌리 10년 걸려
“뿌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10년에 걸쳐 성장을 위해 자리 잡습니다.”
스스로를 ‘뿌리론者’라고 자처한 이일성교장은 “사람들은 나무를 심어놓고 3년이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만 10년은 지나야 얼마나 튼튼한지, 그리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자신의 교육철학을 밝히며 ‘김포외고 학생들은 매너가 있다’는 표현으로 그 가능성을 진단했다.
조급함은 있겠지만 10년을 내다보는 경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것은 ‘좋은 자원’을 토대로 이들의 가능성을 위해 학교뿐만 아닌 사회의 따듯한 격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창시절은 인생에 있어 뿌리를 형성하는 중요한 기간입니다. 특히 고교 3학년은 인생의 뿌리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입니다.” 그는 이들을 위한 사회와 어른들의 기도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교사는 교재연구만 하라
이일성교장은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선생님은 교재연구에만 몰두하게 하라’고 말한다. 스스로 공부하고 기숙사생활 등 자율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교사는 오직 좋은 수업을 위한 교재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 교사들에게 불필요한 신경을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휼륭한 수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모두의 목표가 하나입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며 대학진학을 통해 명예를 회복할 것입니다”는 이교장의 생각은 하지만 무조건 서울대학이기 보다는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에 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
대학진학은 어른들의 욕심이기 앞서 본인이 걷고자 하는 길이 있으며 그것을 성취케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안양외고교장 재직 당시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의 주요대학에 높은 진학률을 기록했던 이교장은 학생들의 성취를 위해 주변여건을 조성한 ‘학교경영’을 김포외고에도 적용할 것이며 이미 가능성을 확인한 상태다.
‘학생은 미래의 어른이다’
전국외국어고등학교 교장장학협의회 회장을 역임할 당시 김포외고 사태를 접했던 이교장은 “협의회 회장이자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많았다.”며 초대 조한승교장의 ‘기본이 바로선 지도자 육성’과 전병두이사장의 학교설립 의지를 지향하고 실천해 현재의 학생들이 10년, 20년 후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로 남을 수 있도록 교육자의 마지막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37년간 언제나 새벽에 출근한 이교장의 별명은 ‘새벽열차’다. 가장 먼저 출근해 학교를 둘러보고 새벽 6시면 교장실 문을 개방한지 37년. 이제는 기숙사에서 학생들과 24시간 함께 생활하면서 ‘새벽열차’는 무색해 졌지만 학교와 학생을 향한 마음만은 여전히 ‘새벽열차’다.
이 교장은 교내에서 학생들을 마주칠 때면 먼저 인사한다. “학생은 미래의 어른입니다. 어른께 인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엄격하면서도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일성교장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클라리넷 연주하는 교장
이일성 교장은 영문학을 전공했다. 취미가 등산이지만 음악, 특히 클래식에 조예가 깊다. 교장실에 들어서면 책상 뒤 카세트에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정년 후 색스 폰을 배웠으며 지금은 아내와 클라리넷을 배우며 기독교인으로 교회에서 연주를 하기도 합니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교장선생님. 그림을 그린다면 무척 아름다운 그림이 나올 것 같은 상상을 했다. 곽종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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