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는 학습 능력의 기반이 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아이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두뇌발달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유익한 교육이라 해도 아이에게 주입만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은 오히려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유아가 흥미를 느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이 필요한 시기이다.
미술을 통한 교육은 아이가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놀이학습으로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두뇌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직접 색칠하고 말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아이의 두뇌 발달은 물론 정서에도 큰 도움이 되며 창의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아이가 스스로 찾아하는 색채놀이에 대한 방법과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색은 아이의 감정이 담겨져서 표현된다. 대략 30개월이상부터는 자신의 선호색상들이 생겨나고 점차 자신의색을 고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엄마, 난 파란색이 좋아’, ‘어? 그건 여자색이야, 싫어’, ‘와! 멋지다, 난 보라색이 좋아’, ‘아빠랑 나랑 똑같은 색 옷이야’등의 표현으로 아이는 색 인지를 표현한다.
그리고 주변의 색들을 인지하여 비슷한색, 또는 반대색 등의 계열 개념을 인식하며 색을 알아간다.
하지만 요즘에 많은 아이들이“이게 무슨 색이지?”하면 크레파스에 새겨진 글씨를 읽어 대답하곤한다. 색의 계열성을 충분히 경험하기도 전에 글씨를 먼저 터득해 버린 아이들. 과연 크레파스와 아주 다른 그리고 예민한 자연의 색을 색채로 느낄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겨울에는 바깥 풍경의 색들이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의 화려한 트리를 기대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겨울의 색들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모른다. 화려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중간톤의 세상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울긋불긋한 색이 걷히고 흙색이 드러나는 겨울의 색을 엄마부터 느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갈색은 많은 여성들에게 안정, 위안, 의지, 지적욕구 등의 상징으로 선호된다.
여유있는 날,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길에 아이들과 함께 하늘을 보고 인사한다. 구름을 보기도 하고 어느날은 잿빛 하늘속에서 보랏빛을 찾아보기도 한다.
아이의 옷색깔 중 색하나를 선택하여 걸어가는 주변에서 비슷한 색을 찾아보기도 하며 정말 비슷한지 비교해 보기도 한다.
이렇게 실제 주변의 환경을 이용하여 계열 개념을 형성한다면 아이에게는 엄마와의 교류, 언어표현, 감성교육등의 이차적인 효과를 함께 가질 수 있다. 물론 집안에서도 충분히 해 볼 수 있다. 게임규칙을 만들어 엄마가 눈을 감고 집어낸 크레파스, 또는물건의 색을 누가 먼저 찾아내는지…. 아이들은 주변 것에 주의를 집중하며 필요한 색을 찾으려 할 것이다.
아니면 집안에서는 삼원색(빨강, 노랑, 파랑)과 무채색 물감을 작은 주스병에 풀어서 빈병에 조금씩 부어가며, 엄마가 짚은 색을 만들어 보거나, 밖에서 주워 온 자연물(나뭇가지, 돌, 잎등) 의 색을 만들어 보아도 좋다.
5~6세 정도면 아이와 함께 주스만들기, 마법약 만들기라는 주제로 아이와 함께 혼합색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와! 보라색이 되었네. 포도주스인가?”“이 마법약을 먹으면 어떤 힘이 생길까?” “이건 무슨 맛일까?”이러한 질문과 대화는 아이에게 색의 느낌을 유도하고 다른 감각을 상상하게 하여 3차원적인 감각인식을 유도 할 수 있다. 또 아이의 주된 관심사, 심리적 스트레스 등이 작업과정에 드러날 수 있다.
“이건 독이 든 주스야! 2시간 동안만 바보가 되는….”
“이건 용기가 생기는 붉은색 주스인데 누구에게 필요할까?”
“겁쟁이 토끼요!”
선호하는 색으로 아이의 기질을 추측해 보기도 하고 의도된 색을 제시하여 아이의 산만함 또는 위축된 성향을 자극하기도 한다. 하지만 특별히 큰 문제가 없다면 아이가 선호하는 색을 존중해 주는 것이 우선이다. 지나치게 산만한 아이는 중간톤 색채 의상을 입힌다든지 위축된 아이들은 밝은 원색을 입혀 주는것이 효과적이다. 아이들의 선호색은 아이들 정서의 자가치유적인 욕구에서 드러나는 것이므로 적극적으로 어른들의 시각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좋은 색채교육은 아이가 원하는 색을 충분히 충족시켜주고 다양하게 경험시켜 주는 것이다. 아이는 어느순간에 다른 색을 선호하고 즐기고 있을 것이다. 색의 선호는 자신의 삶, 성장과정에서 많은 변화와 욕구를 가져다준다.
지나친 개입은 아이에게 색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게 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신의 선호색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색을 내주관으로 아이에게 제시하고 있지는 않은 지 조심스럽게 점검하면서 아이와 함께 색을 즐겨 보자.
[사진1] 지퍼 비닐을 이용한 마아블링 효과 프로그램
지퍼 비닐에 주방 세제와 물감을 넣어 공기를 뺀 뒤 잠근다.
아이와 함께 평평하게 눌러 주면서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마아블링 또는 핑거 페인팅과 같은 효과를 얻으면서 색의 혼합을 경험할 수 있다.
손에 묻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거부 반응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이 작업은 손에 묻지않으면서 손끝의 감각을 충분히 자극시키므로 호기심을 가지게 하여 손에 묻는 작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작업 뒤 비닐 위에 마카를 이용하여 우연히 번진 물감위에 그림을 그려 주어도 좋다. 선뜻 그림 그리기를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편안하게 표현하도록유도할 수있는 프로그램이기도하다.
[사진2] 노란 콩나물이 초록색으로 변해요
국 끓이기 전 한 움큼 정도의 콩나물을 덜어 내어 투명 컵에 꽂아 둔다. 아이에게 콩나물의 노란색을 해님이 초록색으로 바꿔 줄 수 있다고 설명한 뒤 창가에 둔다. 다음 날 관찰하고 콩나물 떡잎 색의 변화와 생명감을 경험시켜 보면 어떨까? 필자의 큰 아이는 무척 신기해하면서 콩나물의 떡잎을 너무도 귀엽다고 표현하였다. 그 뒤 국에 있는 콩나물을 예사로 보지 않는다.
[사진3] 병치혼합의 이해
도화지에 풀로 그림을 그린 후 삼원색 중 두 가지 정도를 선택하여 뿌려 준다. 충분히 뿌려 준 후 다른 도화지에 털어 내고멀리서 아이에게 보여 준다. 빨간색과 노란색을 뿌려주었을경우 주황색이 느껴지게 되는 것으로 그림을 그렸던 후기 인상파 쇠라의 기법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병치혼합은 우리의 눈에서 혼합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직접 혼합보다 선명한 색상을 체험할 수 있다.
최문정
향기나무 미술심리치료사
평택대학교 아동미술, 미술심리치료 외래강사
www.juniperart.com
(본 글은 아가월드 사보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