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09가습기살균제 경주 기자회견.hwp
<경주지역 시민사회 기자회견문>
가습기살균제 제조기업 강력 처벌 촉구 및
옥시 상품 불매운동을 선언한다.
○ 38세의 한 남성이 비를 맞으며 자전거 폐달을 밟아 바로 이곳, 홈플러스 경주점에 도착했습니다. 작년 11월 17일 밤 8시경의 일입니다. 그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2011년 임신 중이던 아내와 태아를 잃은 안성우 씨입니다. 그는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판매한 홈플러스에 사죄를 요구하며 목놓아 외친 후 경주를 떠났습니다. 우리는 그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가족을 잃은 가장의 절규는 더 외로웠습니다. 그로부터 174일이 흘렀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족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안성우 씨가 목놓아 외쳤던 이 자리에 경주지역 시민사회가 모였습니다.
○ 가습기살균제 사용 피해자는 현재까지 사망자 239명이며 생존환자 1,289명을 포함하여 총 1,528명의 피해자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5월부터 4차 피해자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가습기균제는 1994년 SK케미칼에서 최초 개발되어 지난 17년간 약 20여종의 제품이 연간 60만 개 판매됐습니다. 사용자는 약 1,000만명으로 잠재적 피해자는 최대 227만명까지 추정됩니다. 경주지역 시민사회는 4차 피해자 접수를 적극 홍보할 계획입니다.
○ 먼저 국가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습기살균제가 우리 사회에 유통된 지 17년이 지났습니다. 원료가 되는 화학물질인 PHMG, PGH 등은 유럽과 북미 국가에서는 이미 동물실험을 통해 그 위험성이 확인된 물질입니다. 국내에선 2006년부터 원인미상의 급성 간질성 폐렴 환자가 급증했으나 우리 정부는 역학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2011년 원인미상의 폐손상 환자가 계속 발생하자 질병관리본부는 뒤늦게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나서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가 뭐냐?”는 피해 가족들의 절규에 무엇으로 답할 수 있겠습니까!
○ 검찰은 신속한 수사와 엄정한 형사처벌로 피해 가족의 울분에 답해야 합니다. 기업 범죄에 대한 공소 시효나 피해자들의 배상 요구 시한이 제한되지 않도록 모든 수사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소비자집단소송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모든 피해자가 소송 없이 구제받고, 반사회적 기업은 실제 손해액 보다 훨씬 많은 손해배상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 가습기살균제로 우리 이웃의 생명을 앗아간 부도덕한 기업은 비단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만이 아닙니다. 옥시, 애경, 세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수 많은 기업이 시민을 사망에 이르게했습니다. 그 중 옥시는 사망자의 70%를 발생시켰습니다. 옥시는 제품의 독성을 알고서도 상품을 생산 유통했고 판매초기부터 사용자들의 피해신고가 잇따랐으나 무시했습니다. 돈으로 대학을 매수하여 연구 결과를 조작하고, 로펌 김엔장을 고용하여 여론을 호도하는 등 비열하고 부도덕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결국 피해가족들이 아픈 가슴을 동여매고 영국의 옥시 본사까지 원정 항의 시위를 떠나도록 했습니다. 이에 전국의 시민사회가 패륜 기업인 옥시의 불매운동에 나섰습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옥시와 같은 패륜 기업은 반드시 추방되어야 합니다.
○ 경주 시민에게 호소합니다.
옥시 제품의 구입을 즉각 중단해 주십시오. 보유 중인 옥시 제품의 폐기를 통해서 적극적인 항의를 표시해 주시고 피해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해 주십시오. 우리는 수 천명의 회원 가족들에게 지속적으로 옥시 불매 운동을 홍보할 계획입니다. 경주지역 대형마트에서 유통되는 옥시 제품을 감시하고 시장에서 퇴출 될 수 있도록 각종 활동을 펼치겠습니다.
○ 정부와 기업에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