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이 전시장인 빅사이트 바로 앞이라 빈둥빈둥하다가...
개회시간 지나 비맞으며 허겁지겁 들어갔습니다.
지하 1층의 홀과 강의실 1곳, 지상 6층의 강의실 4곳을 사용하더군요.
일단 지하 1층으로 내려가서..
입장권 1장 + 마스터클래스 수강티켓 4장..
총 5장의 티켓을 현장판매대에서 받아들고 6층 강의실로 올라갔습니다.
(짐이 많은 사람은 현장 한쪽에서 물품 보관소에 맡길 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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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강은 탈리스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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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이 전혀 되지 않은 뉴메이크부터 풍성함의 극치인 25년까지...
강사 약력 소개와 증류소 소개 후에... 시음은 시작되었습니다.
뉴메이크에서는 타 메이커보다 보리향이 강한 편이었고, 알콜향도 찌르듯이 강한 편이었습니다.
뉴메이크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피트향이 심하게 나지 않더군요.
베스트는 25년으로 탈리스커를 넘어선 탈리스커라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1시간의 강의(보다는 증류소 소개와 선전이 주를 이루었습니다만..)와 시음을 마치고..
다시 급하게 호텔로 돌아가 점심을 든든히 챙겨먹고 돌아와 지하 1층에서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나오는 곳과 처음으로 들어가는 곳, 재입장하는 곳이 분리되어 있더군요.
첫 입장하는 곳에서는 입장권을 내면 출입증을 걸어주고 시음잔과 간단한 팜플렛을 줍니다.
입구에는 위스키 매거진에서 발간한 책과 잡지를 판매하고 있었고,
내부로 입장하니... 아아 코를 찌르는 위스키향이...
(안타깝게도 입구와 전경을 찍은 사진이 한장도 없습니다.)
15분 정도 대강의 부스 위치와 차후 시음할 술들을 결정하고 바로 6층으로 올라갔습니다.
1강 때는 강의 5분 전에 도착했더니 이미 좋은 자리는 다 차지한 터라 뒤로 밀려서..
이번엔 일찍 올라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20분 전에 올라갔더니 아직 강의실 세팅 중이라 입장을 못하고 바깥을 배회하다 보니...
일본의 작은 방송국에서 인터뷰 중인 장면을 목격...
곁에 가서 인터뷰하는 것을 지켜 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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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톤 오브 글렌 오드 브랜드 앰버서더입니다.
꽤 유명한 스카치 위스키 관련 저자로서 활동 중입니다.
싱글몰트 전체적인 개요를 설명하고 현 추세...
일본 위스키와의 비교... 등등을 이야기 하더군요.
그러다 시간이 되어 제 2강으로 입장...
제 2강은 부쉬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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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쉬밀즈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강의였지만...
결과는 그 반대... 부쉬밀즈 최고!
특히 기네스 드래프트 캔과 잔을 선물해주는 센스는 최고!
(좋은 아이리쉬 위스키를 즐겼으니 숙소에 돌아가면 아이리쉬 맥주를 한 잔하라는 말씀!)
블렌디드 위스키인 블랙 부쉬는 물론이고...
10년, 16년에서도 전통적인 아이리쉬 위스키 특유의 굳건함과 풍미가 살아넘치는...
20년 이상 숙성해서 럼캐스크로 피니쉬했다는 제품도 베리 굿!
피트 없는 상쾌함. 원조 위스키의 강인함을 함께 느낀 아주 좋은 자리였습니다.
소량 피트 처리하는 제임슨과는 다른... 오리지날 부쉬밀의 좋은 느낌을 간만에 되새겼지요.
다시 급히 내려와 시음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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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자는 추억의 글렌 리벳...
12년은 홍콩과 동일한 실망감을 주었지만..
15 / 18년은 여전히 특유의 엘레강스한 느낌을 간직하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전히 나에겐 강추 몰트... 여전히 더-글렌리벳은 살아있었던 거죠.
일본 내에만 판매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신제품 NADURRA...
뜻은 Natural...
맛은??? 12년과 마찬가지로 더-글렌리벳 특유의 고상함이 사라진 가볍고 밋밋한 느낌.
단 1잔에 흥미 사라져 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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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부스...
벤 리아크...
10년부터 21년까지의 레귤러품은 크게 말할 바가 없습니다.
허트 오브 스페이사이드라는 명칭을 걸고 있지만 뭐 무난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각기 다른 피니쉬를 가진 15년 3종 세트는 달랐지요.
스위트 쉐리, 타니 포트, 마데이라...
모두 강화 와인통을 이용한 숙성품이지만 각기 다른 맛과 향으로 절 유혹하더군요.
풍성한 향과 은은한 여운이 끝내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데이라 피니쉬 제품을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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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술 먹고 찍은 거라 사진이 마구 떨립니다.
이 곳은 산토리 부스... 가장 큰 부스 2곳 중 하나였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중앙에 자리잡은 곳으로 사진을 깜빡했네요. 라가불린 등의 아일레이 몰트 외 40여가지 몰트를 수입하는 부스였습니다.)
맥캘란, 보모어, 발비니도 산토리에서 수입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고른 것은 글렌 가리오크...
전반적으로 굉장히 스무스했지만 12년에서 꽤 괜찮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 굉장히 끌리는 맛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편안한 기분을 들게 해주더군요.
이후 술을 즐길 틈도 없이 또 급하게 6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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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강은 스프링뱅크...
개인적으로 가장 큰 기대를 가지고 있던 시음&강좌였지만....
사실 가장 안타까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뭐 스프링뱅크 10년을 받지 못해서 배아픈 것도 좀 있습니다만...)
왼쪽 위부터 오른쪽 1~3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아래로 4~6
1. 헤이즐번
2. 스프링뱅크 10년 100 proof
3. 스프링뱅크 10년 1992 뉴버번캐스크
4. 스프링뱅크 10년 1997 럼배럴
5. 스프링뱅크 10년 1992 쉐리버트
6. 스프링뱅크 10년 리필버번캐스크
여전히 훌륭한 맛이었지만 스프링뱅크 특유의 부드러운 갯내음과
서로 버무려진 듯 다가오던 균형감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새로운 라인업의 스프링뱅크는 저에게 낯설었습니다.
(강의내용은 새로운 스프링뱅크 제품에 대한 좋은 정보가 많이 담겨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정모에서 DVD를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이후 또 급하게 내려와 다시 시음에 돌입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좋은 술들은 이제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따라서 본인도 급하게 처음에 찍어둔 유니크한 몰트들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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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하하하~ 애런섬 몰트 중 하디사의 나폴레옹 꼬냑 캐스크에 숙성한 제품을 시음!
이것이 바로 최후의 한잔!!!!
내 뒤에 왔던 양키 녀석의 안타까운 시샘을 뒤로 하고 느긋하게 즐겼습니다.
(뭐 이미 술을 급하게 들이키며 뛰어댕긴 관계로 사진은 매우 흔들림 -0-;)
위스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온화하고 풍성한 향의 페스티벌...
행복한 몰트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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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어서 마르살라 캐스크와 브랜디 캐스크도 비교시음...
마르살라 제품도 괜찮았고.. 브랜디 캐스크도 생각보다 뛰어난 감칠맛과 풍부한 향을 가지고 있더군요.
무난하기로 알려진 애랜 몰트에서 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돌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뒤로 몇가지를 시음했으나 좋은 것을 시음한 뒤라 그런 지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30분 정도를 시음하고 역시 또 급하게 6층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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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강 라가불린!
라가불린이야 뭐 할 말이 있겠습니까...
뉴 메이크에서 뿜어져나오는 미칠 듯한 피트향 ㅡ,.ㅡ;
3년을 숙성해도 지치지 않는 강인함.
개성강한 12년과 밸런스가 잡힌 16년의 파노라마였습니다.
마지막 강의를 장식하기에는 너무나 강한 술들이었습니다.
KO 펀치 여러대 맞고 비실비실 지하로 컴백...
이미 노리던 술들은 빈병으로만 남아있고...
실망감을 감추고 사냥감을 찾던 중...
어허... 술이 남아있는 발 블레어 부스 발견!
그런데 기대치 않은 곳에서 월척!
안크녹(ANCNOC) 1975 빈티지 몰트...
아아... 이 향긋하고 강한 향과 비교되는 부드러운 여운이라니...
니가 정녕 30년 숙성이란 말이더냐...
(크하하하 나와 태어난 해가 같은 몰트를 마셔봤다는 게 더 흥겹더군요.)
발 블레어 레귤러 제품들도 꽤 스무스하면서 마시기 좋은 제품이 많더군요.
하지만 월척을 낚은 관계로 후한 평을 줬을 수도.... -0-;
(아쉽게도 마시기 바빠 사진은 없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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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미를 장식한 것을 바로 이것!
쥬라섬의 스페셜 피니쉬 제품들...
리무진 오크 숙성품은 기대했던 풍성한 향보다는 꽤나 델리케이트한 느낌.
헤비 피티는 정말 엄청 피티!!!! 하지만 아일레이 수준은 아니라는 것!
쉐리 피니쉬는 사실 기억도 나지 않음 ㅡ,.ㅡ;
뭐 무난했기에 기억에 남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이렇게 오전 11시부터 시작한 술기행은 저녁 7시반이 되어 마무리가 되었고...
프리는 호텔에 쓰러져 새벽 4시까지 잤다는... 아픈 추억이 있습니다.
강의 들으랴 술 마시랴 바쁘게 다니다보니 사진도 부족.. 기억도 부족...
술은 무진장 부족!!!!한 라이브 당일이었습니다.
부족하나마 보시고 현장 분위기를 느끼신다면 좋겠습니다.
암튼 결론은.... 무진장 좋더라... 울 나라는 언제 이런 거 하나... 였습니다.
첫댓글 암튼 잘 다녀 왔다..내년엔 몇명 모아 같이 가믄 좋겠다.
같이 가면 좋지요. ^^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형님 부러울 따름이에용 ㅜㅜ
부럽긴 뭘... 한 쪽을 포기하면 한 쪽에 더 매진할 수 있는 거지. 인생은 시소와 같다니까.
부럽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