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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 라인 | |
노란 테이프가 엉키 설키 흩어져 있다 색도 바래고, 글씨도 지워져 인상 찌푸리며 읽어보니 POLICE LINE 꽤 오래된 것 같다.
잠자리 잡으러 가듯 고양이 걸음으로 닦아가서 자세를 낮춰 고개를 숙이고 왼발을 38선 너머로 내딛고 조심스럽게 몸을 딸려 보내고 오른발이 뒤따라 가다가 실오라기 같은 남방 분계선 땅에 깔린 폴리스라인에 걸려 오른쪽 어깨를 선두로 85kg 체중이 방부목계단에 내동갱이
그 파란하늘이 노랗고 대낮에 수많은 별들이 번쩍번쩍 어딘가에 심각한 문제 마음은 일어섰는데 몸은 꼼짝할 수가 없다. 육중한 체중이라서가 아니라--
효자아들이 없었더라면 지금도 그 자리에 있었을 것만 같다. 오른쪽 어깨가 없어진 것 같기도 하고 오른손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어머니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해산의 통증이 이정도 라면 인간은 지구상에서 벌써 사라졌지 않았을까?
고향의 명소, 사선대(四仙臺) 기암절벽, 아름다운 숲, 조각공원 등 선녀를 만날까, 정상에 올랐다가 |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두리번거리며 지름길을 찾다가 절벽으로 가는 길을 폐쇄한 낡고, 바래고, 처져 있는 폴리스라인을 무시하고 개구멍 취급하다 벌어진 비극
다행이 공식일정은 마쳤고 옵션일정의 첫발이 그만 -- 인터넷 검색으로 가장 가깝고 신뢰성이 가는 전주 정형외과를 향해 달렸다. 10여분의 시간이 마치 수일처럼, 수년처럼-- 충청도(죄송)도 아닌데 스텝 진들이 왜 그리 느린지! 어쩌고저쩌고, X-ray 찍고 탈골과 골절, 이러고저러고, 깁스하고 귀가
절벽으로 가는 길 막으시고 생명을 보전케 하시려고-- 이렇게 많은 일거리를 주셨는데 뜻이 있으시겠지!
낡고, 희미하고, 무시해버리기 쉬운 황색라인들 결코 넘어서는 안 될 라인들
성서적 : 계명(誡命)라인, 율법(律法)라인 율례(律例)라인, 법도(法道)라인 사회적 : 윤리(倫理)라인, 도덕(道德)라인 법률(法律)라인, 상식(常識)라인 낡았다고 무시하지말자!
“여호와께서 유다와 쟁변하시고 야곱의 소행대로 벌주시며 그 소위대로 보응하시리라(호 12:2)”
말씀을 묵상하며(호세아12장) 김윤식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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