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전국을 발로 걷는가?
“거룩한방파제 국토순례단 동행기”
최광희 목사·신학박사
지난 3월 4일 오전 11시에 전남 진도군 철마광장에서는 “거룩한 방파제를 세우자”라는 우렁찬 외침이 있었다. 바로 “통합국민대회 거룩한 방파제”(대회장 오정호 목사)가 주관하는 국토순례단 출정식에 모인 목사와 성도들의 목소리였다. 이날 517km의 행진을 출발하는 출정식에는 국토순례단과 함께 진도군교회연합회 임원과 목회자 및 성도들 수십 명이 동참하여 대한민국 곳곳에 거룩한 방파제를 세우기로 다짐하고 간절히 기도하였다.
동성애·퀴어축제를 막아서기 위해 2015년에 출범한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가 국토순례단(단장 홍호수 목사)을 꾸려 전국을 발로 걷기 시작한 것은 2023년 5월 1일이었다. 부산역에서 출발하여 서울시청 앞까지 27일 동안 572km를 걸으며 11개 지역에서 거룩한방파제 선포식을 한 국토순례단은 7월 1일에 있은 통합국민대회를 마치고 곧이어 2차 국토순례를 시작했다. 7월 20일부터 8월 15일까지, 일 년 중 가장 더운 날씨에 전남 목포에서 출발하여 파주에 있는 임진각에 도착하기까지 27일 동안 무려 596km를 쉬지 않고 걸으며 14개 지역에서 거룩한방파제 선포식을 함으로 전국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어진 3차 국토순례는 비교적 걷기에 좋은 10월 8일에 시작하였다. 3차 순례는 경주에서 출발하여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402km로 비교적 짧은 거리였지만 자주 인적이 드문 길을 걷는 외로운 여정이었다.
이렇게 3차에 걸쳐 79일 동안 1,570km를 걸으며 국토를 발로 누빈 거룩한방파제 국토순례단은 2024년이 시작되면서 작년보다 이른 3월 4일에 전남 진도에서 출발하여 경남 거제까지 남해안 지역을 걸으면서 16개 지역에서 방파제 선포식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 일을 주도하는 홍호수 국토순례단장은 향후 5년 동안 전국 226개 시군구를 순례하며 전국에 거룩한방파제를 쌓을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래서 만일 국회 법사위에 포괄적차별금지법안(평등에 관한 법안)이 상정될 경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물론이고 전국 곳곳에서 들불처럼 반대 집회가 일어나 악법 제정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토순례단은 가는 지역마다 해당 지역 기독교연합회의 전폭적인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사실 지역 교회들과 기독교연합회의 협조가 없이는 이 일을 계속하기 어렵다. 순례단이 지나는 길목의 교회마다 교육관 등을 잠자리로 제공해준 덕분에 하룻밤을 잘 쉬고 다음 날 순례를 이어갈 수 있다. 가끔은 거룩한방파제의 일을 정치 활동으로 오해하여 냉랭하고 비협조적인 지역도 있지만 그럴수록 그 지역을 위해 더욱 축복하며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는 원래 동성애·퀴어축제가 서울광장으로 장소를 정하면서부터 이를 막아내기 위한 국민대회로 시작하였다. 그들이 퀴어축제 장소를 서울광장으로 옮겨온 이유는 호주의 마디그라 축제처럼 동성애 운동이 확산하기를 노린 것이다. 호주의 동성애 축제는 ABC 방송국의 생중계를 타고 많게는 65만 명이나 모이는 광란의 파티가 되어있다. 그 외에도 오늘날 전 세계에서 동성애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에 비해 우리처럼 동성애 축제를 막아서는 ‘반대국민대회’가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특히 ‘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는 동성애 축제보다 열 배, 스무 배 많은 국민이 참여하여 확고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그 결과 OECD 국가 가운데 포괄적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은 것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런 활동 속에 지금 우리나라에는 동성애와 젠더이데올로기를 반대하고 막아내는 수십 개의 시민단체가 생겨나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성애 반대 운동을 지역마다 확산하기 위해 2023년에 시작한 국토순례단은 4차 순례를 시작하면서 특별한 기도 제목 하나를 추가했다. 그동안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섰던 박경배 송촌장로교회 목사의 건강을 위한 기도이다. 현재 암투병 중에 있는 박 목사의 회복을 위해 매일 한 명씩의 순례단원이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며 특별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필자가 동행하며 지켜본 순례단원들은 매일 계속되는 강행군과 불편한 잠자리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은 힘차고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렇게 두 발로 걸으며 드리는 기도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의 거룩성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첫댓글 국민일보 https://www.themiss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