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묻은 계절의 여왕.
계절에 여왕이라는 어원을 따져서 들어가보면, 독일의 신화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하얀 드레스에 하이얀 꽃으로 머리를 단장한 계절의 여왕은 12곳, 즉 일 년을 번갈아 가며 다니면서 계절의 생성과 소멸을 상징했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일찍이 시인 모윤숙은 우리나라의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칭송한 바 있었는데, 한 시기, 모 시인을 친일문학인으로 규정하는 바람에 계절의 여왕이라는 베스트 브렌드에 살째기 오점을 남긴 적도 있었다.
하지만, 계절에 여왕이라는 어원을 낳은 배경이 독일의 신화였음이 밝혀진 후 시나브로 그 명성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식민지 국가였기에 겪어야 했던, 씁쓸한 뒷얘기 반토막이었다.
어찌되었거나, 대한민국의 5월은 셰계가 부러워하는 계절임은 틀림이 없다.
덥지도, 춥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근로자의 날, 부부의날, 어버이날, 어린이날 등, 국가 기념일이 무려 13개나 집합되어있는 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마냥 기분이 좋을 수 없는 것은, 온갖 물가의 폭등이다.
급료나 수입은 그대로인데, 반해서 생활비용들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현실이기에 계절의 여왕을 기분 좋게만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적인 안타까움이 있다는 것이다
세상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혼재한다던 어느 철학자의 어록을 차치하고서 라도, 경제대국이라는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사람살이 라는 것이 갈수록 희망이 보여야, 당장은 어려워도 살맛이 나는 법인데 이것은 어찌된 일인지 갈수록 팍팍한 게 전혀 빛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소시민으로서 답답하고 불안하다는 말이다.
부자들이야 어마 무시한 가격대의 아파트에다, 최고급 승용차에 호의호식하고 지내고 있지만 시민들은 그 흔한 삼겹살조차도 텅 빈 주머니 사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마는 현실에 살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이 이들 서민들 가슴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겠는가 말이다.
“그들만의 리그” 에 불과한 세상살이에 점점 지쳐만 가고 있는 서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당겨주는 일이 행정기관이나 정치 행위의 급선무라는 생각이다.
입에 풀칠하기도 힘이든 세상에서 계절의 여왕이 무어 말라빠진 소리냐고 한들 누구라서 아니라고 나설 수 있겠는가.
이 물음의 대답은, 이 나라의 정치인들을 포함한 위정자 모두의 중한 책임 이자, 절대 몫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