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강 건너 불보듯 빈둥거리는 틈에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섰다. 2016년 1월 20일 세계경제포럼(WEF) 의장 클라우스 슈밥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과학기술’ 분야를 의제로 채택한 디지털 디바이스와 인간 그리고 유비쿼터스 (Ubiquitous)가 두루 결합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일 대 일 또는 일 대 다수, 다수 대 다수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ivity society)의 도래를 예언했다. 바로 제4차 산업혁명 선언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은 PC와 인터넷의 발달이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를 바탕으로 초지능(superintelligence)의 특성을 띄고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이 상호 연결 되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lot)와 클라우드 등을 통해 인공지능과 드론, 로봇이 인간을 자연스럽게 대신하면서 지식혁명의 꿈을 펼치고 있다. 일자리가 인간으로부터 기계로 바뀌고 있는 것이 혁명의 핵심이다. 그 결과 전 세계의 일자리는 5년 내 714만 개가 소멸하고 5년 동안 해마다 1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학계의 예측이 나왔다. 지금 세계의 생산 주체는 인간으로부터 기계로 그 자리와 역할이 대체되는 상황에서 일자리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그것은 경제 환경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산업혁명의 진행과정 때문이다.
숨 가쁘게 한반도에 밀어닥치는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담당해야할 곳이 과연 어디쯤 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자. 첫째는 우리 자신이다. 그 다음이 가덕도가 아닐까? 가덕도의 입지는 대륙이 끝나고 대양이 시작되는 곳, 대양과 대륙이 교차하는 요충지로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뜨고 있다. 역사적으로 가덕도는 임진왜란 이후 40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청일전쟁(1894)과 러일전쟁(1904)을 겪었다. 열강의 치열한 쟁탈전이 새로운 바다를 차지하겠다며 벌인 각축전의 현장이다. 지난 시대에 우리는 동남권의 신공항 입지로 가덕도가 인구에 회자했으나 선거를 치르는 동안 대구 경북과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갈등만 부추겼을 뿐 정치꾼들에 의해 되살아났다가는 사라지기를 거듭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우리가 미래로 가는 시대정신을 읽어내지 못하고 현실인식을 제대로 갖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지금은 새로운 제4차 산업혁명 못지않은 대륙 간 한 시간대의 비행시간에 도전하는 쾌속 우주항공기(Space Plane)와 대기의 저항 없이 상층권을 이동하는 항공기(TAV, Trans Atmospheric Vehicle)의 상용화를 비롯한 로켓기관을 이용하여 사람이나 물건을 지구궤도나 우주공간으로 운송하기 위해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동북아의 최첨단 공항의 확보가 시급한 지금이다
머지않아 북극수로가 열리면 북극항로 개발에 따른 관심이 시베리아횡단열차 못지않을 것이다. 유럽항로의 단축 개발로 중국과 일본을 아루르는 동북아권을 카바할 수 있는 대항로의 개발에 따른 항만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것은 태평양으로부터 북해를 잇는 새로운 항로를 향한 원대한 국토개발의 아이디어와 창의력 위에 세워져야할 문제다. 눈을 들어 드높은 세계사적 안목으로 국제물류의 흐름과 세계경제의 지배력을 살펴보라. 국제물류의 입지로 내륙의 좁은 국토에서 동북아 경제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우주항공기의 수요에 걸맞는 새로운 활주로를 갖출 수 있는 곳으로 가덕도가 최적지라는 것이 세계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신공항건설은 지역감정을 이용한 정치꾼들의 득실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혜롭게 접근해야할 국가적 과업인 것이다. 매립으로 얼마든지 그 활용도를 넓히고 풍부한 공간개념을 가진 가덕도를 더 이상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한 정치적 논리로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국가 미래를 포기하는 무지하고 어리석은 짓이다. 일본은 일찍이 인공섬에 하네다 공항과 고베 포트아릴랜드를 비롯한 간사이공항을 건설한 바 있고 미국은 시애틀의 하버아일랜드와 타코마 국제공항을 건설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갯벌을 매워 인천국제공항을 건설하지 않았던가! 중국은 상하이 근처에 있는 다양산다오와 샤오양산다오를 연결하고 그 사이를 매립하여 ‘선수이항’을 건설한 바 있다.
중동의 두바이는 워터프론트 개발전략으로 미래해양도시 건설에 뛰어들었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두바이와 중국 등 세계 각국이 다양한 해양매립을 통한 공항과 항만을 비롯한 미래 해양도시 건설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가덕도에 새로운 막이 오른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가 펼쳐지려는 이 시대에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돌이켜보면 미완에 그친 동남권 신공항건설이 남긴 과오를 무엇보다 국가적 손실이라고 하겠다. 국정농단을 일삼은 지난 박근혜정부가 영남권 5개 지역자치단체의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을 내세웠다. 동남권 관문공항, 가덕도 신공항을 포기한 것은 지역감정을 등에 업은 중앙정부의 정책 부재이고 무능이다. 그 뒤 대통령 후보 문재인과 부산시장 후보 오거돈 강서구청장 후보 노기태가 내세운 관문공항 건설공약이 미래를 내다본 정견이었음을 새롭게 평가해야할 것이다. 전 지구를 벌크선이 카바하던 물류 시대는 가고 이제 공항과 항만이 보완적으로 그 기능을 분담하는 속도전이 전개되고 있다. 신속한 물류의 흐름을 위한 항공물류의 통로가 될 부산지역의 신공항 건설은 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불가능한 김해공항 활주로의 연장으로 땜질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지역간 갈등과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국제간 경쟁을 읽지 못하는 근시안적 시야를 벗어나야 한다. 이 같은 문제가 어떻게 한갓 정치적인 문제인가? 나는 우리 민족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가덕도 신공항의 조속한 건설이야말로 미래를 향한 한국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다. 가덕도 해역은 임진왜란 때 치열한 격전지 였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치면서 열강의 격전장이 되었다. 그만큼 역사의 더듬이로 촉각을 곤두세웠던 곳이다. 지난 1906년 구한말 천성면, 가덕면이 설치되면서 연대봉이 총독부에 의한 한반도 삼각측량의 기점이 되었다. 1908년 두면을 합치면서 두 면의 머리글자를 따서 천가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1914년 가덕도가 창원군 천가면이 되었다가 1980년 의창군 천가면에 편입된 뒤 1989년 해정구역 개편으로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재편되었다. 가덕도와 그에 딸린 섬은 강서구의 행정동으로 2015년 1월 30일 천가동(天加洞)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가덕도는 본섬과 눌차도에 사람이 모여 살고 11개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면적은 약 24.5 km²에 해안선 길이 36㎞로 부산에서 가장 큰 섬이다. 부산 남구(26km²)의 너비와 비슷하고 부산의 몇몇 자치구보다 면적이 넓다. 영도구의 1.5배, 중구의 12.2배에 달하며 수영구, 연제구, 동구, 서구, 동래구보다 넓다. 가덕도를 낀 푸른 해협에는 갯바위로 이루어진 병산 열도가 북서쪽 미박도를 시작으로 남동쪽으로 중죽도, 대죽도, 범여섬이 한려수도의 징검다리를 수놓고 있다. 오늘도 낙조가 곱게 물드는 낙동강 하구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첫댓글 부산에 살면서도 가덕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유익한 자료를 알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시몬씨, 제가 향토에 대한 애정과 지역개발에 관심을 가져서 조금 먼저 알게 된 것 뿐입니다.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