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밥은 별다른 찬이 필요 없다. 고깃집 메뉴에 편입시킬 수 있고 일반 식당의 찬 개념으로도 운용할 수 있다. 또한 쌈채소는 일반 채소에 비해 원가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쌈밥집 운영은 시장 잠재력이 큰 대신 계절에 따라 원가 차이, 식재 관리의 어려움이 상존한다. 계절별 편차가 심한 쌈밥 식재료의 원가 줄이는 방법, 합리적인 쌈밥 메뉴 구성 방법, 생물로 사용해야 하는 쌈채 특성에 대한 여러 대안들을 모색해본다. 아울러 쌈채 농가와 우수 쌈밥 전문점을 소개한다.
‘채식 아쉬움’ 상쇄할 메인 요리 보강하고 중복 상권 택해야
쌈밥은 우리 역사 속에서 오래된 식문화였지만 고기 요리의 부차적인 요소에 머물렀다. 2000년대에 쌈밥 전문점이 등장하고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면서 하나의 외식 메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쌈밥은 전문점 형태도 있지만 고깃집 점심메뉴, 밥집의 일품메뉴나 찬 개념으로 다양한 접목과 활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개성 넘치는 쌈밥 전문점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메뉴 자체에 대한 소비자의 기본 요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풍성하고 신선한 쌈채류. 둘째, 채소를 많이 먹게 도와주는 차별화된 쌈장. 셋째 채소 위주의 식단이지만 육류나 생선 등 든든한 메인 요리다.
고객은 다양한 쌈 채소의 이름은 몰라도 삼겹살, 불고기, 제육볶음, 고등어조림 같은 메인 요리는 다 안다. 또 쌈장인지 강된장인지의 차이로 쌈밥 전체에 대해 크게 구분을 하고 그에 따라 가성비를 가늠하기도 한다. 쌈밥은 갈수록 다양한 메인 요리나 쌈장 등과 결합해서 새로운 패턴의 식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대중이 건강을 위해 채소 위주의 식단을 찾고 있지만, 채소만의 상차림보다 메인 요리를 강화한 쌈밥을 더 선호함을 의미한다.
생쌈과 숙쌈, 메인 요리에 따라 쌈채 조합 달라져
쌈채로 활용하는 대부분의 채소는 입맛을 돋워주고, 약알칼리성으로 몸 안의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주며 더위서 입맛 없을 때 자주 찾게 된다. 쌈 재료는 ‘생(生)쌈’과 ‘숙(熟)쌈’으로 대별된다. 또 육지의 쌈채류 이외에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도 있다. 채소 절임류나 씻은 김치까지도 활용 가능하다. 생쌈은 흔히 상추를 비롯한 생 채소를 싸 먹는 것이다. 그리고 숙쌈은 양배추, 호박잎 등을 미리 찌거나 데친 것이다. 식감이 부드럽고 소화가 잘 돼 어린이나 여성, 노인에게 선호도가 높다. 상대적으로 무른 식감 때문에 보리밥 같은 잡곡밥과 잘 어울리고, 우렁쌈장, 젓갈 등 감칠맛이 강한 쌈장과도 잘 어울린다. 생쌈과 숙쌈은 뻣뻣한 식감과 쓴맛이 나는 정도를 구분해 적용한다. 매장에서 재고로 남은 쌈채류는 숙쌈류나 찬류에 활용해 식재 사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숙쌈용 채소는 쪄서 준비하기도 하지만, 두께가 얇은 머윗잎 따위는 끓는 소금물에 5초 정도 데친 뒤 찬물에 넣고 차가워질 때까지 헹궈야 색감도 살고 온도와 식감도 잡을 수 있다. 향이 강한 산채류나 미나리, 취 종류는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며 장아찌 등으로 활용해도 좋다.
다양한 부재료로 맛과 개성 차별화 한 쌈장들
쌈장은 채소의 맛을 돋운다. 된장의 활용 정도, 들어가는 부재료, 온도, 젓갈류 등으로 쌈밥의 개성을 차별화 할 수 있다. 쌈장의 기본재료인 된장은 가능한 한 재래 된장이나 콩 함량이 높은 제품이 좋다. 된장 구입 시 성분표시란에 통상적으로 표기하는 콩 함량을 비교 확인해야 한다. 감칠맛과 건강 이미지가 강한 전통 장의 경우, 염도가 낮은 개량된장과 섞어 사용하는 것이 맛과 원가관리 차원에서 합리적이다.
이외에 된장을 활용한 쌈장이 염도가 높을 경우, 콩이나 견과류, 두부 등을 활용하여 염도를 낮춰 쓴다. 개성과 건강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차별화를 염두에 둔다면 강원도나 영호남 지역별로 향토성이 강한 막장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막장류는 대체로 염도가 낮고 유산균이 풍부하며, 쌈장으로 활용해도 좋다.
쌈장에 부재료가 더해지면 감칠맛이 증가한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다진 것이 고객 선호도가 높다. 오징어, 멸치, 건새우 분말, 조개류 같은 감칠맛이 풍부한 해물류, 씹는 맛이 좋은 우렁이가 흔히 사용된다. 부재료 활용 시 온도와 잡냄새 제거가 중요하다. 강된장은 국물을 떠먹는 장이 아니므로 숟가락으로 떠 쌈밥 위에 바르기 적당할 정도로 농도를 맞춰 뚝배기에 제공한다. 다진 마늘, 청양고추, 참기름을 잘 활용하면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장류 이외에 젓갈로 만든 쌈장도 인기를 끌고 있다. 메뉴 구성에 따라, 젓갈의 비린 정도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지만 개성 있고 중독성 있는 맛으로 시도해볼 만한 아이템이다. 남해안의 멸치젓갈, 동해안의 꽁치젓갈, 전라도의 갈치속젓을 마늘, 고추 등으로 양념해 상에 낼 경우 돼지고기, 다시마, 양배추나 머위, 깻잎 숙쌈 등과 궁합이 맞는다.
쌈밥 메인 요리, 무엇으로 어떻게 준비할까
한국인의 일반적 상차림에서 메인은 아직 고기 음식이다. 그러나 쌈밥에서의 메인은 쌈 채소와 더불어 고기반찬이 공동으로 차지한다. 쌈에는 역시 삼겹살이라는 게 보통 정서지만, 우삼겹이나 차돌박이 같은 종류도 선호도가 높고 흔히 활용된다.
고객이 직접 구워 먹는 것이 구워주는 고기에 비해 선호도가 높고, 추가 주문이 용이해 테이블 당 객단가를 올리는데 효과적이다. 고깃집에서 구워먹는 고기는 두꺼운 것을 선호하지만, 쌈채와 조합을 생각하면 두께가 얇을수록 식감이 편안하다. 대패삼겹살이나 우삼겹처럼 수입육을 급랭시켜 슬라이스 한 것을 대다수 쌈밥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것도 그래서다.
제육볶음이나 불고기도 인기가 있지만, 돼지고기의 경우 전지를 얇게 썬 것이나 미국산 목전지 슬라이스 한 것도 기호성이 높다. 소고기의 경우 가능한 급랭한 원육을 얇게 슬라이스 한 것이 쌈밥과 조합이 맞다. 양념 맛도 중요하지만 부위 선택과 두께감이 중요하다. 돼지고기 후지는 원가가 저렴하지만 뻑뻑한 식감에 선호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메뉴 구성 시 추가 주문을 받기는 어려운 부위다.
효율적 원가 관리 위한 쌈 재료 활용법
쌈 채소 가격은 4월부터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박스당 8000원 정도인데, 가장 비쌀 때는 8만원에 육박할 정도다. 계절에 따라 10배 이상 원가 차이가 난다. 원가관리 측면에서 원가가 저렴한 제철 쌈 채소를 잘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철 끝물의 억세고 저렴한 취나물, 곰취, 깻잎. 당귀 등은 염장이나 장아찌로 담가 저장해두면 1년간 활용 가능하다. 염장 다시마, 김은 1년 내내 일정한 가격에 수급 가능해 활용하기 편하다. 계절적으로 쌈 채소가 비싼 동절기에서 이른 봄까지는 물미역이나 곰피(쇠미역), 생 다시마를 활용하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채소는 흔히 차가운 물에 씻는 게 신선하다지만, 일본의 과학자 히라야마 잇세이 씨의 이론에 따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50℃의 물에 담가 씻으면 순간적인 열 충격을 받은 채소의 기공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때 외부 수분을 40%나 흡수해 싱싱하게 유지되어 깨끗한 상태로 보존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한다.
50℃ 세척법 적용방법 찬물 : 끓는 물 = 1 : 1 비율로 맞추면 약 50℃다. 이 수온에서 채소, 과일, 육류를 세척한다. 잎채소 1~2분, 껍질이 있는 과일류 2~3분, 육류와 생선 1~2분 담가 씻는다. 시금치는 한 뿌리씩 나눠 흔들어 씻어주고, 물에 뜨는 재료는 물에 충분히 가라앉혀서 세척한다. 세척 후 장기 보관을 하려면 종이나 검정 천에 싸서 비닐 팩으로 밀봉하여 냉장 보관한다. 냉장 온도는 5℃ 정도 유지시키면 무르지 않고 신선하게 보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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