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조합, 설계업체 선정 놓고 고발전…사업 장기간 표류 가능성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강남에서도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압구정 3구역'이 사업 초기 단계인 설계 업체 선정에서부터 심각한 잡음이 나고 있다.
서울시와 3구역 조합이 갈등을 겪으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와 조합이 팽팽하게 맞고 있는 만큼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압구정 일대 신통기획까지 모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조합이 선정한 업체를 두고 시는 연일 지침 위반으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조합원들은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 시와 조합이 접점을 못 찾을 경우, 압구정3구역이 신통기획에서 제외돼 사업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20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와 조합이 단기간 합의에 이르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다음 재건축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만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압구정3구역 조합은 지난 1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최근 설계업체 선정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영상을 제작해서 배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중근 압구정3구역 재건축조합장은 "향후 일정이나 계획 등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시가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희림)을 설계업체로 선정한 데 대해 무효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법률적 검토를 거치겠다는 의견이다.
또한 아직 조합의 공식 입장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강경한 태도로 나오는 시에 대한 반발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는 압구정3구역 건축설계 공모에 희림이 신통기획에서 허용한 최대 용적률 300%를 넘어선 360%를 제시하는 등 공모 지침을 위반했다며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건축사사무소 2곳을 사기미수, 업무방해 및 입찰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설계 공모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으나 조합은 총회를 강행, 희림을 설계사로 선정했다. 다만 총회 당일 희림은 용적률 300% 하향 조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3구역과 함께 압구정 2·4·5구역을 묶어 신통기획을 추진 중이다. 이들 사업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상하는 '그레이트 한강'(한강 르네상스 2.0)의 핵심이기도 하다.
압구정 3구역은 지구 내 대표 사업지다.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사이에 자리한 3구역은 학교는 물론 백화점 등 편의시설, 지하철 등 교통편의를 두루 갖춘 노른자위에 위치하고 40∼50평형 이상 대형이 주력이어서 전통적으로 강남 최고 부자들이 모여 있다.
서울시는 이미 50층 안팎 초고층 아파트를 짓고 올림픽대로 위 공원을 만들어 이 지역을 한강변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하지만 압구정3구역의 기부채납으로 압구정~성수 보행교를 만들고, 올림픽대로 위를 덮어 공원을 만든다는 오 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시와 조합이 서로 강경하게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협의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리고 압구정3구역과 함께 재건축을 추진 중인 주변 단지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압구정3구역은 총 5800가구로 2~5구역 중 규모가 가장 크다'며 "3구역 사업이 지연되면 다른 단지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단 서울시는 압구정3구역을 제외한 2·4·5구역은 가이드라인만 준수한다면 재건축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3구역이 5800세대로 가장 많고 2구역(2700세대), 4구역(1790세대), 5구역(1540세대) 등이다.
2구역은 디에이건축을 설계사로 선정했고, 4구역은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5구역은 지난 7일 설계공모 공고를 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시는 공공을 챙기면서 한강 르네상스라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만큼 마냥 조합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고, 조합은 조합대로 오래 재건축을 기다려왔는데 노후화된 집을 재건축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며 "압구정은 워낙 상징성이 큰 지역이여서 서울시도 조합도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K그로우(http://www.kgr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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