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설날의 추억 만들기
오래전 지방에서 목회할 때, 명절에 아무 것도 안하니 좀 섭섭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명절에는 뭐 좀 하자고 했죠. 그래서 뭘 좀 만들었어요. 결론은, “다시는 하지 맙시다”, 라고 내렸던 일이 생각납니다. 막상 뭘 준비하니, 피곤하고 힘들더라고요. 특히 주방을 담당하는 어머니(아내)들에게는 더욱 그럴 겁니다. 그런데요, 그렇다고 또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좀 쓸쓸한 명절이 돼서 안좋더라고요. 그래서 지혜롭게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너무 힘들지는 않게, 그러나 명절의 즐거움은 누릴 수 있게요.
이런 지혜를 찾는 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염을 막기 위해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이 유지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며느리들이 신났다는 보도도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예전과 같은 명절 준비를 하기엔 힘들 겁니다. 이런 기회에 서로 피곤은 덜어주고, 사랑은 더 담아주는 그런 명절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가정에서부터 실천되어야 하니까요.
저희 집은 아마도 만두를 빚을 예정인 듯합니다. 한 어린 소녀의 요청으로 만두를 만들자는 안이 접수됐습니다. 어린 시절 추억이 있습니다. 명절을 맞아 어머니와 만두를 만드는데, 착한 막둥이였던 저는 곁에서 엄마를 도와드렸죠. 만두피 반죽을 하고요. 밥그릇을 엎어 동그란 모양으로 만두피를 만들었죠. 첨엔 열심히 만두를 빚었지만 만들어도 만들어도 줄지 않는 산더미같은 만두속. 나중엔 이북식 만두(?)를 만들었습니다. 혐오스러운 표현이지만 당시 표현을 회상하면 ‘죽은 개같이 늘어진’ 큰 만두를 만들어, 남은 속을 때려넣어 빨리 끝냈던 추억이 있네요.
나중에 만두를 먹으면서, 이건 누가 만들었다, 하며 즐겁게 먹었던 그 시절 식탁의 모습이, 마치 몽글몽글 피어나는 김에 묻혀 흐려지듯이 떠오릅니다. 하여, 명절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건 너무 적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린 제사를 안 드리니까 다행이죠. 한소망 식구들 모두 넘 쓸쓸하지 않게, 그러나 힘들지도 않게, 행복한 명절이 되길 기도합니다☺
(2021년 2월 7일 주보에서)
첫댓글
제사 드리는 며느리들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우리가 그렇게 정성을 드리는가 하는 생각을 할때마다 뿌끄럽기만 합니다ㅠㅠ
부모님에게 잘 하는 것이
곧 자기와 자기 자녀들이 복 받는 다는 것을 깜박깜박 잊어버려서ㅋ
결국은 자기식구 먹는 음식 만드는 것인데!
예수님 믿는 가정의 며느리들은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