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재순 시인의 여덟 번째 동시집. 귀와 눈, 마음을 열어 쓴 동시로 아이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간결한 시어로 보여주는 선명한 이미지가 발상의 전환, 신화 등의 새로운 소재와 만나 상상력의 물꼬를 터주는 동시집이다.
저자소개
이재순
경북 안동군 도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1991년 월간 《한국시》 동시 부문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하였습니다. 2017년 《한국동시조》 신인상, 2022년 《월간문학》 시 부문 신인 작품상에 당선되었습니다.
받은 상으로 영남아동문학상, 김성도아동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 박화목아동문학상, 김영일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과 금복문화상(문학)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별이 뜨는 교실』, 『큰일 날 뻔했다』, 『집으로 가는 길』, 『나비 도서관』, 『발을 잃어버린 신』, 『마음 문 열기』, 동시조집 『귀가 밝은 지팡이』가 있습니다.
출판사서평
일상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동심의 세계로
이재순 시인의 여덟 번째 동시집 『티슈, 손 내밀고 있는 하얀 손수건』은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재치 있는 발상과 다양한 소재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자연이 그린 그림책’, ‘모퉁이 마음’, ‘나비의 몸무게는 얼마나 될까’, ‘가을은 햇살도 바쁘다’ 4부로 나누어 감정의 울림을 전하는 동시집이다. 최유정 작가의 감성적인 그림을 더해 동시의 생동감을 살렸다.
이재순 시인은 한국 동시단이 주목하는 시인으로 여섯 번째 동시집 『발을 잃어버린 신』으로 박화목아동문학상(2022), 『나비 도서관』으로 김영일아동문학상(2023)을 받았으며, 일곱 번째 동시집 『마음 문 열기』로 방정환문학상(2023)과 금복문화상(2023)을 연이어 수상하며 그 저력을 증명하였다.
해설을 쓴 하청호 시인은 이재순 시인의 시를 즐거운 상상을 끌어내는 동시라 말한다. 이번 동시집에서는 특히나 설화, 신화적 요소를 접목해 광활한 심상을 펼쳐 보인다. 소재의 외연을 확대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한 것이다.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내밀한 속성에 집중하며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낸다. 주변의 모든 사물과 일상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동심의 세계를 펼쳐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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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구두
이재순
일터에서 돌아온
아빠 구두
뒤축이 닳고 닿아
펑퍼짐해진 구두
미술관에서 본
고흐의 구두 닮았다
진흙 묻고
끈 풀린 넓은 구두는
땀의 흔적
아빠보다 먼저 일어나
반짝반짝
구두를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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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기억
이재순
아빠를 보고도
ㅡ누구고
엄마를 보고
고모 이름 부른다
나를 보고
ㅡ니, 누구고
꺼진 할머니 기억의 불은
켜지 못한다
생각 전기는
참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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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뽑기
이재순
흙이 꽉 잡고
쉽게 놔 주지 않거든
살살 달래 뽑아야 해
흙과의 힘겨루기가 아니야
"조금씩 힘줘, 당겨봐"
살살 달래면
흙도 마음을 풀고
쑥,
무를 놓아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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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도 조심조심
이재순
눈오는 날 아침
길도 긴장한다
학교가는 아이들
엉금엉금
길도 아이들 꼭 잡고
조금씩 조금씩 놓아준다.
시장가는 할머니
조심조심
길도 할머니 꼭 잡고
조심조심 발을 옮겨준다.
햇살 짙은 한낮에야
길은 조바심을 내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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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입김
이재순
뜨거울 땐
호~호~
식혀 주고
엄마 입 속엔
시원한 바람이 살아요
시릴 땐
호~호~
데워 주고
엄마 입 속엔
따스한 바람도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