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에 국내외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친 신진서 9단. 5개의 국내기전을 우승했고, 국제기전에서는 춘란배 우승과 삼성화재배 준우승, 응씨배와 LG배는 결승에 올라 대국을 앞두고 있다.
한국기원 선정 '2021년 바둑계 10대 뉴스'
코로나19 딛고 중ㆍ일 비해 풍성했던 한해
국내 프로바둑계를 관장하는 (재)한국기원이 2021년 바둑계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코로나19의 역경 속에서도 한국바둑계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풍성한 한 해를 보냈다. 1년간 바둑계에서는 어떤 뉴스들이 화제를 모았고 관심을 받았을까. 순위는 따로 매기지 않았다.
신진서, 종횡무진 맹활약
신진서 9단이 2021년 한 해 동안 6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국내기전에서는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7월), GS칼텍스배 프로기전(8월), SG배 명인전(8월), 용성전(9월), KBS바둑왕전(12월)을 우승했다.
국제기전에서는 춘란배(9월) 우승을 이뤘고 응씨배와 LG배 결승에 올라 내년 초에 각각 셰커 9단, 양딩신 9단과의 결승3번기를 앞두고 있다. 랭킹은 1월부터 12월까지 1위를 독주, 24개월 연속 톱랭커 자리를 이어갔다. 상금에서도 2년 연속 10억원을 넘겼다.
▲ 제13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우승컵을 개인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신진서 9단.
박정환, 삼성화재배 첫 우승
박정환 9단이 ‘천적’ 신진서 9단을 누르고 삼성화재배를 첫 제패했다.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으로 2년 만에 무관에서도 탈출했다. 입단 후 32번째 타이틀을 획득한 박정환 9단의 메이저 우승은 2019년 6월 춘란배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 2021 삼성화재배 우승 트로피와 입맞춤한 박정환 9단. 6년간 중국으로 넘어갔던 삼성화재배를 한국으로 가져왔다. 개인적으로도 2년 만의 정규기전 우승.
신민준, LG배로 첫 메이저 우승
신민준 9단이 제25회 LG배 결승에서 커제 9단에게 역전승하며 첫 메이저 우승컵을 품었다. 한국 기사로는 15명째 메이저 타이틀 획득.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서 한국이 중국을 꺾은 것은 2014년 삼성화재배에서 김지석 9단이 탕웨이싱 9단을 제압했던 이후다.
▲ 제25회 LG배를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신민준 9단. 결승에서 중국바둑의 자존심 커제 9단을 꺾었다.
신진서, 5연승으로 농심배 우승 결정
신진서 9단이 3년 만에 농심신라면배 우승컵을 한국으로 가져왔다. 제22회 농심신라면배에서 한국의 4번 주자로 출전한 신진서 9단은 5연승을 질주하며 우승종결자로 이름을 올렸다. 신진서 9단이 커제 9단을 꺾고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대기하고 있던 박정환 9단은 가만히 앉아서 우승하는 기쁨을 함께 누렸다.
▲ 한국팀의 4번 주자로 나선 신진서 9단이 막판 5연승을 질주하는 역전극으로 농심신라면배 우승컵을 되찾아왔다.
셀트리온, KB리그 통합 우승
정규리그 1위 셀트리온이 디펜딩 챔피언 한국물가정보를 꺾고 창단 2년 만에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주장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17전 전승을 거둔 원성진 9단이 서른여섯에 전승 신화를 일구며 MVP에 등극했다.
▲ 셀트리온이 창단 2년 만에 정상에 등극,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신흥 강호로 부상했다.
최정 아성 흔들, 오유진 2관왕 등극
97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의 아성에 균열 조짐이 일었다. 오청원배 우승으로 세계여자 최강임을 확인하고 IBK기업은행배 우승으로 건재를 과시했지만 오유진 9단과 조승아 5단의 거센 추격에 직면했다.
오유진 9단은 여자국수전과 여자기성전의 결승에서 연이어 최정 9단을 꺾고 단숨에 2관왕에 올랐다. 난설헌배에서 우승한 조승아 5단도 삼성화재배 최종 예선과 호반리그에서 최정 9단을 연파하면서 여자바둑계의 판도에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 지난 10년간 국내 결승 무대에서 14연속 우승을 거둬 왔던 최정 9단(왼쪽)이 20일 사이 4연패 중이던 여자국수전과 3연패 중이던 여자기성전을 오유진 9단(오른쪽)에게 잇달아 내주었다.
김인 국수, 향년 78세 영면
'영원한 국수' 김인 9단이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15세에 프로 입단한 김인 국수는 63년간 한국기원 전문기사로 활약하며 860승5무703패의 전적을 남겼다. 1968년 작성한 40연승은 현재까지 한국기원 최다연승 1위 기록. 김인 국수의 유족들은 후학 양성을 위해 1억원의 기부금을 쾌척했다.
▲ '영원한 국수'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바둑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던 김인 9단이 지난 4월 별세했다.
세계대회, 온라인 개최 보편화
세계대회의 온라인 개최가 보편화되면서 비대면 인터넷 대국이 팬데믹 시대의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LG배, 삼성화재배, 농심신라면배, 국수산맥 등 국내 주최의 세계대회는 물론 응씨배, 춘란배, 오청원배, 센코컵 등 중국ㆍ일본이 주최하는 대회도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 코로나19가 불러온 바둑계의 최대 변화는 온라인 대국의 활성화. 나라 간의 이동에 제약이 있어 국제대회는 전부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바둑진흥기본계획 발표
문화체육관광부가 '바둑진흥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은 '바둑, 건강한 100세 시대를 선도하는 창의여가 스포츠'를 목표로 3개 추진전략과 8개 세부 추진과제를 도출했다. 기본계획의 3대 추진 전략은 ▲지속 가능한 바둑 생태계 조성 ▲생활체육으로서의 바둑여가 확산 ▲바둑의 산업화 기반 조성으로 구성됐다.
▲ 2018년 바둑진흥법 시행령 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된 후 지난 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바둑진흥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바둑진흥법 제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조훈현 9단.
이재윤, 대한바둑협회 7대 회장 당선
제7대 대한바둑협회장에 이재윤(70) 전 한국기원 부총재가 당선됐다. 대구에서 덕영배 전국아마대왕전을 후원하고 내셔널바둑리그 대구 덕영팀을 운영하는 등 아마 바둑계 최대 후원자이기도 한 이재윤 회장은 "전문가를 중용하고 위원회를 활성화해 투명하고 효율적인 행정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이재윤 대한바둑협회 회장. 2005년 창립된 대한바둑협회는 대한체육회 정가맹 승인, 전국체전 정식종목 진입 등 바둑의 체육화에 공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