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해 말 이제 세살먹은 외손자가 한살터울 제 형이 다니는 어린이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냥 집에서 놀릴 수가 없다고 걱정하던 딸내미는 한시름 덜었다고 기뻐했지요.
마침 그 어린이집은 큰 외손녀가 다니던 곳이어서 우리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입원식날 우리 내외도 학부모 자격으로 참석하여 축하했습니다.
한 일주일 동안 엄마하고 떨어지는 게 싫어서 울더니만
인제 겨우 선생님들과 낯을 익히고 하루 두 시간 잘 놀다가 오나 봅니다.^*^
오늘은 학부모와 학부형의 다른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학부형은 학생의 아버지와 형을,
학부모는 학생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뜻하는 말로
둘 다 학생의 보호자를 이르기는 하지만 뜻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자식의 학교 일 등 바깥일은 아버지가 하거나 아버지가 안 계시면 형님이 했습니다.
여자인 어머니나 누나는 주로 집안일을 하고 남자가 바깥 일을 했던 것이죠.
그러나 요즘은
아마도 학교에서 학부모 모임을 한다면 아빠가 가는 일은 거의 없고,
거의 다 어머니가 가실 겁니다.
아시는 것처럼 과거에는 남성 중심의 사회였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할머니가 아닌 아들이 호주가 되고,
아들이 없다면, 손자가 호주가 됩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학생의 보호자는 마땅히 아버지이며,
아버지가 안 계신다면 형이 보호자가 됩니다.
또한, 예전에는 전쟁이나 어려운 삶으로 일찍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
형이 아버지 노릇을 하는 때가 많았을 겁니다.
그래서 학부형이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릅니다.
어찌 보면 가슴 아픈 우리 역사를 담은 낱말이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