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자동차는 적재정량이란 것이 있다.
적당한 짐을 실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어기면 탈이 생긴다. 우선 연비가 나빠질 것이고, 엔진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브레이크가 파열 될 수도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장기는 저마다 나름의 적재정량이 있다. 이를테면 척추도 적정 수준이상의 압력을 받으면 압박골절이 일어나고,
심장도 과부하가 걸리면 아예 파업모드에 들어가 버린다.
그나마 이런 규칙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장기가 간과 콩팥이다.
간과 콩팥은 서로 성질이 다르지만 지구력면에서는 상당한 동질성이 있다. 이를테면 사람이 물을 많이 마시면 콩팥은 저절로 일을 많이 한다.
콩팥에 있는 신세뇨관의 용적만큼은 그야말로 태업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체내에 처리용량 이상의 물이 들어오면 콩팥도 도리가 없다.
홍수가 날 때 배수펌프로 아무리 퍼내도 물이 차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을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주장이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나 집중호우에 홍수가 나듯, 콩팥의 처리능력을 넘어
급작스럽게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뇌를 비롯한 몸의 세포들에 부종이 일어나 소위 물중독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그래서 마치 빨래를 할 때 많은 물로 헹구면 더 깨끗해 질 것이라는 식으로 물을 마셔대는 것은 콩팥의 기능을 모욕하는 것이다.
콩팥은 뇌하수체에 고장이 생기지 않는 적당량의 물을 마실것을 뇌의 갈증중추에 요구한다.
그래서 정답은 물은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는 것이다.
간 역시 마찬가지다.
간은 의사입장에서는 너무나 매혹적인 장기이다. 수술을 위해 개복을 했을 때, 표면이 매끄럽고 붉은 빛이 도는 윤기나는 간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간도 탈이나면 사건이 커진다, 간은 물리적 손상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하다,
전체 면적의 70%를 잘라내도 불과 몇 달만에 거짓말처럼 재생된다. 그래서 간은 1/3 정도의 부분이식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간이 심장처럼 재생불가능한 기관이라면 의사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상상도 하기 싫다.
하지만 간은 물리적 손상과는 달리 화학적 손상에 대해서는 기준이 깐깐하다. 워낙 무던한 성질을 가진 탓에 과하게 술을 마시거나,
심지어 독성물질을 섭취해도 간은 금새 회복력을 보인다, 하지만 원래 무던한 사람이 화가나면 무섭듯이
간도 인내심의 한계를 건드리면 무서운 변신을 한다.
이를테면 일주일에 한번 씩 폭탄주를 계속 들이부어도 간은 씨익 웃고 말지만, 만약 이틀에 한번씩 소주 1/3 병씩만 마시면
간은 어느순간 지킬박사의 온유함을 버리고 무서운 미스터 하이드로 변신한다. 간은 휴식이 필요하고, 그 휴식시간은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그래서 간을 우습게 보면 곤란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간이 좀처럼 성질을 부리지 않기 때문에 얕잡아 본다.
바로 거기서 출발한 대표적인 오해가 간장약에 대한 맹신이다. 술을 마시면 간이 일을 더 많이 하지만,
‘적재정량만큼은’ 자기가 알아서 하고 그 이상의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간장약을 먹으면 간에 터보엔진을 달 수 있다고 믿는다.
밤새 술을마시고 병원이나 약국에서 술깨는 약, 피로회복제, 간 영양제들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술깨는 약이나, 피로회복제 따위는 없다.
간에는 간장약 그 자체가 바로 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간이 손상된 환자에게는 영양보조등으로 간을 쉬게하는 것 말고는 치료법이 마땅치 않다.
그래도 회복되지 않으면 이식뿐이다. 극히 예외적으로 바이러스에 걸린 간을 구하기위해 항바이러스제를 쓰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약이 곧 독이다.
세상에 어떤 첨가제를 사용해도, 아무리 좋은 오일을 넣어도 간의 적재정량은 절대 늘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어제도 오늘도 많은 선남선녀들이 술 깨는 약, 피로회복제를 찾으며 제약회사나 식품회사의 이윤을 늘려주는데 일조를 하고 있으니,
간의 입장에서보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주당들이여 명심하라..
술 깨는 약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피로회복제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그 약들을 먹고 효과를 보았다면,
그것은 플라세보(위약)효과이거나, 혹은 그와 같이 마시는 드링크류에 포함된 카페인의 각성효과 일 뿐,
정작 그 순간 당신의 간은 그것을 해독하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는 사실을...
출처 : 시골의사 박경철
첫댓글 술을 자제 하는 습관이 약이라는 생각이듭니다.
크~ 앞으론 술 자제좀 해야겠네요. 그동안 간이 받은 수고가 너무 많았단 생각을하니 ......ㅎㅎ^^ 기쁜날 되십시요.
출근합니다.
출근하고 외출합니다 다들건강하시지요
출석부 올리시는 뚜아리님께 감사합니다.
출석합니다.
출석합니다.
출석합니다.
오후시간입니다.오후 마무리 잘하시길..
즐거운 주말되세요.
출근합니다.
출석합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출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