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옥이 올해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시장에 다녀오신 아버지께서 제게 먼저 물었습니다.
“예, 미옥 씨가 그동안 학교 다니느라 못 해 본 게 많아요.
그래서 그동안 해 보고 싶었던 것들이랑
구직 활동을 하기로 했어요.
미옥 씨는 부모님과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네요.
멀미를 해서 멀리는 못 가고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다고 했어요.”
“미옥아, 귀밑에 붙이면 멀미 안 해.
요래 붙이는 거 있다 아이가.”
“미옥 씨가 올해는 취업을 해서
부모님 모시고 좋은 데 가고 싶은가 봐요.”
모두가 웃습니다.
“아이고, 우리 미옥이 같이 놀러가자, 이.”
“미옥 씨가 취미로 바느질을 배우는 공방이 있어요.
원장님께서 미옥 씨에게 먼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농사일을 부탁하셨어요.
미옥 씨는 좋다고 했는데, 아버님 생각은 어떠세요?”
“미옥이가 좋다면 해야지요. 지 하고 싶은 거 하게 해 주세요.”
어머니께서 검정 비닐봉지를 풀어
시장에서 사 오신 물건들을 꺼내놓으십니다.
튀밥강정이 참 맛있었습니다.
딸이 좋아하는 호박엿도 사오셨습니다.
어머니 월동 준비로 조끼를 사오셨는데,
딸에게 입히며 꼭 맞는다며 내어 주십니다.
아버지께서는 김미옥 씨의 옷을 살 때는
시장 ‘1번지 아울렛’옷 가게에서
9호 옷을 사면 꼭 맞는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입이 고급이라 들기름에 밥 비벼 먹는 것 좋아한다며
들기름 한 병 내어 주시고
시장에 나오면 내복을 사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부모님께서 장날 거창시장에 자주 나오시는 것 같아
장날 거창시장에 나오시면
딸하고 시장에서 데이트하기로 했습니다.
2017. 1. 6 일지, 곽순하
임우석 : 계획 세우러 갔다기 보다 선물 받고 놀다 온 것 같네요.
어머니가 딸 생각하며 사온 튀밥강정, 호박엿, 조끼
아버지가 내주신 들기름...
부모님이 얼마나 미옥 씨를 생각하고 아끼는지 이 불건들만 봐도 충분히 알겠습니다.
이렇게 부모님께 묻고 의논하여 가족 계획 세우니 더 적극적으로 딸의 일에 상관하겠지요. 부모님이 읍에 장보러 왔을때 만나고, 자주 부모님 뵈러 가고, 소식 전하고, 여행도 가며 올해 보내면 좋겠습니다.
2017년 응원합니다.
신아름 : 취업 준비한다고 전하셨네요. 미옥 씨 아르바이트 많이 해봤습니다. 임경주 선생님께서 많이 거들었는데 미옥씨의 강점 더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쭤보세요. 거창 장날 부모님 만나도 좋겠네요. 가족여행도 기대되구요. 미옥 씨 계획이 감사합니다.
박시현 : 눈물나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