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시 곽도경 사회자입니다
별
사랑합니다
어떤 것도
그대를 대신할 수 없어
나
그냥저냥
살아갑니다.
축하무대, 김창권님의 기타연주입니다
첫곡은, 숨어우는 바람소리 입니다
두번째곡, 고래사냥으로 즐거운 분위기 만들어주셨네요.
김건희 시인의 낭독입니다.
가인
그대는 어느 봄날
나의 빈 정원에 환한 햇살로 다가와
메마른 가지에 잎을 돋우고 꽃을 피워 주었습니다
그대를 만나면
숲을 거니는 듯 온갖 나무 향기가 납니다
꾸미지 않아도 빛이 나고
늘 가지런히 정돈된 정갈한 마음에
나는 샘물처럼 덩달아 맑아집니다
그대를 만나
겸손과 배려 인품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았습니다
말하지 않고 눈빛만으로 큰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대는, 설익은 나를 영글게 하려 늘 햇살을 주고
모난 나를 다듬어 주었습니다
오래오래 그대와 함께 걸으며
세상 흘러가는 것들을 이야기하며
함께 곱게 곱게 물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기해온 시인의 낭독입니다.
누가 내 꽃밭을, 흔드는가
바람 순한 날 꽃 한 송이 피워보려고
고운 햇살 내릴 때
실한 씨앗 하나 골라 가슴에 묻고 싹을 틔웠다
나의 모든 것을 갉아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작은집 하나 지었다
어느 날 돌개바람 태풍이 일고
소낙비에 작은 꿈마저 조각조각 부서지고
구멍 난 마음은
움켜쥘 수 없는 물이 되어 물살따라 흘러 흘러갔다
타인, 그는 소중한 타인임을
이제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