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정자님 판매방에서 인삼을 3회 걸쳐 구입했다.
두번은 판매방에 올라온 글을 보고 주문을 하였고 세번째엔
'존경하는 어르신들께 선물하고자 한다.굵은 최상품의 인삼이 들어오면
제게 연락을 좀 주십사' 고 개인적으로 부탁을 해서 구입했다.
<아래 사진은 첫번째 구입한 6년근 삼이다.>
세척해서 판매하시는 인삼이지만 한번 더 흐르는 물에 헹궈서 찐 후
햇볕이 비교적 잘 드는 베란다에 이틀 말렸다.
구증구포의 과정에서 잔뿌리들이 부서져 채반 아래로 떨어지는 번거로움이
있어 뿌리는 대부분 잘라냈다.
잘라낸 잔뿌리들은 유리항아리에 담고 35도의 담금주용 소주를 부었다.
<아래 사진은 세번 찐 상태의 삼이다.>
부피가 확 줄고, 꼬리 부분이 벌써 조금씩 색이 변했다.
성격 꼬장한 이집 주부가 마르면서 굽어지는 인삼의 허리를 죄다 펴주었다.
오른쪽 사진을 보니 다리가 두개 세개 달렸다 홍어도 아닌 것들이....
홍어 가격이 만만찮아서 만만한게 홍어x이라던 말은 옛말이 되어버렸다.
이젠 홍어x 끊어내고 팔다간 큰 싸움 날거다.
<구증구포를 끝낸 홍삼중 일부>
9번째 찌고나서 부드러운 상태일때 적당한 두께(3mm정도)로 썰어서 말린다.
자르지 않고 말리면 돌처럼 단단해져서 홍삼을사용할때 한개를 통째로 끓이거나
망치로 부수거나 해야 하니 매우 불편하다.
겨울엔 홍삼 3~4쪽에 대추와 영지 당귀 감초등등 본인 체질에 맞는 것들 2~3종류씩
함께넣어 엷게 달여서 가족들에게 하루 두산정도씩 따뜻하게 마시도록 하고있다.
완성품이 모두 5판이었으나 미처 사진 찍을 생각을 못하고 보관통에 담다가
구매자 후기에 올렸던 홍삼이야기 글에, 어느 회원께서 완성되면 또 올려달라던 말씀이
생각나 미쳐 담지 않은 마지막 채반만을 찍었다.
홍삼 만드는 방법이 각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우리집은 처음엔 인삼이 속까지 잘 익도록
쪄낸다. 이때 너무 과하게 찌면 인삼이 갈라질수 있다.
쪄낸 인삼은 가끔 뒤집어 주면서 햇볕이 드는 곳에 두고 먼지나 날파리가 들어가지 않도록
촘촘한 망을 씌워 말린다.
볕이 좋은 날은 2~3일, 그렇지 않은 날에는 그보더 좀더 말려서 적당히 꼬들하게 마르면
다시 쪄내는데, 두번째 부터는 김을 올린다는 느낌으로 살짝만 찐다.
계속해서 첫번째처럼 오래 찌다보면 9번째엔 홍삼이 아닌 흑삼(학명은 아니고 그만큼 검게
된다는 표현임)이 된다.
<아래 사진은 두번째 구입한 삼으로 구증구포를 한 상태다.>
온전한 삼은 완전히 말라서 밀폐된 용기에 담았지만 함께 구입한 굵은 동가리삼은
너무 굵어서인지 조금 덜 말라서 아직도 말리는 중이다.
동가리삼은 온전한 삼과는 달리 마르면서 껍질과 몸통이 부분적으로 분리되는게
대부분이다. 아마 잘려나간 쪽 속부분이 빨리 마르면서 그리 되는것 같다.
아예 속부분이 쏙 빠져나온 것도 있는데 마치 감자처럼 파근파근하고 달짝지근 해서
식구들이 오가며 잘라먹고 껍질만 남은것도 있다.
왼쪽 채반의 윗부분은 구증구포를 끝내고 뇌두부분을 잘라 놓은 것이고, 뇌두 바로 아래의
왼쪽이 껍질만 남은 그것이다.
본디 뇌두는 독성이 있어서 복용을 금하고 있지만 홍삼은 법제과정에서 독성이 사라
진다고 하니 한쪽에 두었다.
<선물할 목적으로 세번재 구입한 삼으로 담근 담금주중 하나다.>
오른쪽 사진에는
삼의 굵기를 가늠하기 쉽도록 작은 생수병을 옆에 놓았다.
이렇게 굵은 인삼을 캘때 농부의 마음이 얼마나 흐믓했을까를 생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다리가 잘려나가고 군데군데 흠을 손질한 흔적이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스승님께 선물하고자 최상품을 구입하였으나, 아주 굵고
정말 최상급의 삼임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다리가 한두개씩 잘려나갔거나 군데군데에
흠있는 부위를 도려낸 흔적이 있어서 선물은 못하고 18뿌리를 모두 크기가 엇비슷한
유리병 4개에 나누어 담고 35도의 소주를 사다가 부어주었다.
선물용 인삼은 역시 흙을 털어낸 상태 그대로 촉촉한 이끼에 얹어 선물하는게 맞는거 같다.
인삼주가 다 우러나면 남편의 중요한 모임이 있을때마다 한병씩 보내줘야겠다.
지난해엔 맹선생님께 배운 전통주를 몇번 보내주었더니 다들 너무너무 맛이 좋다고
하며 그걸 정말 집에서 만든거냐고 몇번씩 되묻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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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흔히들 홍삼 만들때 3~5번정도 쪄낸다고들 하는데 우리집은 아직 구증구포를
지키고 있다.
문헌에도 그리 나와있고, 어릴적 우리 할머니도, 어머니도 그리 만드셨기 때문이다.
찌고 말리는 것을 9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법제가 되어수삼이 체질상 맞지 않는 사람들도
부작용이 안생긴다고 한다.
지난해에 수비드를 만들 요량으로 전음방에서 슬로우쿠커를 구입했다.
19,000원이었는지,2만원대였었는지...아무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샀던 슬로우쿠커에
저온으로 인삼을 달여도...배, 도라지, 양파, 영지, 상황, 당귀, 감초등을 달여도 모든
재료가 다 물의 색이 갈색이 되었고, 슬로우쿠커에 담아두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색이 짙어졌다.
고액의 저온 조리기구에 수삼을 넣고 달여 짙은 갈색이 된 물을 홍삼물이라고 하는 것을
홈쇼핑 판매방송에서 본적 있는데 그것이 재래식 방법으로 쪄서 말리는 홍삼과 성분이 같을
지 궁금하긴 하다.
첫댓글 정성이 대단하시네요. ~~며칠전에 오쿠샀지만 엄두도 안나는데 9번찌고 말린걸 드시는 가족사랑이 대단하시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쿠가 있다니 여러가지 건강식을
직접 만드실수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잘 활용하셔서 온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 많이 만들어 드세요~^^
감사합니다.
도전 해 보고 싶다는 욕구가 막 솟아 오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도전이랄것도 없을 정도로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답니다.
일단 좋은 삼을 구입하는게 가장 중요하겠지요
시중에서 판매하는 홍삼은 터무니없이 고가이니
재미삼아 해보시는 것도 좋을거에요^^
감사합니다.
전에 제가 홍삼제조법 올려달라고 했었어요.
정성들이신 만큼 약효가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이제 준비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그러셨군요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봄이 되면 약성이 잎으로 몰린다고 하니
지금 홍삼을 만드시는게 좋겠어요
요즈음은 예쁘고 편리한 찜기도 많이 나와있지만
그런게 없다해도 일부러 사실 필요는 없고
사진과 같은 삼발이를 사용하면 인삼2~3채 정도는
거뜬하게 찔수있답니다^^
대단한 정성입니다.
전 오쿠 홍삼 숙성과정을거쳐
건조 해놓고 일부 갈아놨어요.
꿀절임 할려구요.
6년근이라 향이 진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러셨군요
참 부지런하시네요^^
6년근 삼은 확실히 3~4년근에 비해서
향이 짙지요?
좋은인삼을 만나 정성을 쏟는 인심에
구증구포를 한다니 그 인삼이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네요
정성과 사랑으로 가족 건강을 지켜내시는분
복 받으실거예요
눈이 호강하는 새해 첫 날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눈 호강이라는 말씀에 부끄러워집니다
사실 구증구포가 그리 어려운게 아니라서요ㅎㅎ
좋게 보아주시고 예쁜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