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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수불이(夭壽不貳)
오래 살고 짧게 사는 것을 둘로 보지 않는 다는 뜻으로, 자신을 수양하면서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참 생명이라는 말이다.
夭 : 일찍 죽을 요(大/1)
壽 : 목숨 수(士/11)
不 : 아닐 불(一/3)
貳 : 두 이(貝/5)
출전 : 맹자(孟子) 진심장구(盡心章句)
이 성어는 맹자(孟子) 진심장구(盡心章句) 첫 장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孟子 盡心章句上 一章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셨다. '그 마음을 극진히 다하는 사람은 그 본성(性)을 알게 되니, 그 본성(性)을 알게 되면 하늘(天)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 마음을 잘 챙기는 자는 그 본성(性)을 배양할 수 있으니, 하늘을 섬기(事天)는 것이 되는 것이다. 단명(短命)하거나 장수(長壽)하는 것에 둘로 보지 않고 다만 자신을 닦으며(修養) 하늘의 명령(立命)을 기다리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참 생명을 확립하는 길이다.'
孟子曰 : 盡其心者, 知其性也. 知其性, 則知天矣. 存其心, 養其性, 所以事天也. 殀壽不貳, 修身以俟之, 所以立命也.
요수불이(夭壽不貳)
'젊음과 늙음이 다르지 않다'라고도 읽히고, '요절하는 것이나 장수하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로도 읽히는 묘한 말이다. 사실은 둘은 같은 말이기도 하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아침에 맹자가 말한 요수불이(진심章)를 생각해 본다. 나이가 들었다고 더 많이 깨닫는 것도 아니고, 늙도록 살았다고 복 받은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 차이란 건 그저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쯤 되는 부질없는 길이일 뿐이라는 깨달음은, 그토록 살이에 집착하는 인간생명에게 충격적인 단언이기도 하다.
맹자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진심장(盡心章)을 들여다보면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자기 마음을 다하는 사람은 자기 본성을 알고 있다. 자기 본성을 알고 있는 사람은 하늘의 뜻을 알고 있다. 자기 마음을 잘 지켜야 한다.
자기 본성을 잘 키워야 한다. 그래야 하늘의 뜻을 섬길 수 있다. 요절하는 것과 수를 다 누리는 것이 다르지 않으니, 기다리며 몸을 닦아야 한다. 그래야 하늘의 뜻을 세울 수 있다.
(맹자 진심장)
오래 살았다고 자기가 무엇인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아직 어리다고 자기가 무엇인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반드시 모르는 것도 아니라는 것, 자기 본성도 모른 채 늙어가고 죽어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 맹자는 그것을 지적한 것일까?
자기 본성을 알아야, 그제 서야 왜 태어났는지, 하늘이 왜 자기를 보냈는지를 알게 된다는 것, 자기 본성과 대화를 하지 않고는 자기 바깥의 거대한 우주와 결코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 영원한 것과 완전한 것과 결코 소통할 수 없다는 것, 맹자는 그것을 지적한 것일까?
자기 본성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마음을 다하는 일이라고 맹자는 밑줄을 긋는다. 마음을 다 쏟아서 뭔가 하는 것, 그것만이 자기 속에 들어있는 진짜 자기를 발견하는 길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음을 다 쏟아, 공부하고 일하고 사랑하고 책을 읽고 뭔가를 향해 열정을 다하여 나아가다 보면 문득 자기를 발견하고 그 자기의 역할과 능력을 통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알게 되는 깨달음의 프로세스를 맹자는 간결하게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내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일에 감회를 둘 일이 아니라는 것, 내가 나의 방향과 나의 진행을 이해하고 있는지, 무슨 삶을 살고 있는지, 좌절과 슬픔과 고통 속에서 나의 모습들을 읽어내고 이해하게 되었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본다.
요수불이 하니 그것에 연연하지 말고 늙어도 자기와 천명을 모르고 지나가는 자가 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해 일하고 공부하라는 그 멘토링에 문득 귀를 기울인다.
▶️ 夭(일찍 죽을 요/어릴 요, 어린아이 오, 땅 이름 옥, 예쁠 외)는 상형문자로 夭(요)는 사람이 머리를 갸우뚱하게 하고 요염하게 교태를 부리고 있는 모양을 본떴다. 전(轉)하여 젊음에 넘치다, 또 젊음을 뜻한다. 그래서 夭(요, 오, 옥, 외)는 ①일찍 죽다, 나이 젊어서 죽다 ②(몸을)굽히다 ③꺾다 ④칙칙하다 ⑤어리다, 젊다 ⑥한창 때를 만나다, 성(盛)하게 자라다 ⑦무성(茂盛)하다 ⑧화평(和平)하다 ⑨막다, 멈추게 하다 ⑩부정(否定)하다 ⑪젊고 아름다운 모양, 화기가 있는 모양 ⑫재앙(災殃) 그리고 ⓐ어린아이(오) ⓑ새끼, 태아(胎兒)(오) ⓒ어린 나무(오) 그리고 ㉠땅의 이름(옥) 그리고 ㊀예쁘다, 아름답다(외)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목숨 수(壽)이다. 용례로는 나이가 젊어서 죽음을 요절(夭折), 나이가 젊어서 죽음을 요수(夭壽), 하늘이 재앙을 내려 해롭게 함을 요탁(夭椓), 오래 삶과 일찍 죽음을 수요(壽夭), 억울한 죄로 인하여 일찍 죽음을 왕요(枉夭), 중년에 죽음이나 젊어서 죽음 또는 뜻하지 않은 재난을 중요(中夭), 요사를 면함이라는 뜻으로 나이 쉰 살을 겨우 넘기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면요(免夭), 복사꽃이 아름답게 피는 때라는 뜻으로 처녀가 시집 가기에 좋은 꽃다운 시절을 이르는 말을 도요시절(桃夭時節), 나이가 젊고 용모가 아름다우며 마음이 올바르고 침착하다는 말을 요요정정(夭夭貞靜), 나이가 젊고 용모가 꽃같이 아름답다는 말을 요요작작(夭夭灼灼), 뜻밖에 닥친 재난이나 뜻밖의 진기한 일을 일컫는 말을 진사중요(珍事中夭) 등에 쓰인다.
▶️ 壽(목숨 수)는 ❶형성문자로 寿(수)의 본자(本字)이다. 老(로)의 생략형(省略形)과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수)로 이루어졌다. 늙을 때까지의 긴 세월, 장수하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壽자는 '목숨'이나 '수명', '장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壽자는 士(선비 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선비'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壽자의 금문을 보면 밭을 가리키고 있는 노인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밭에 나와 이것저것을 참견하던 노인을 표현한 것이다. 壽자는 나이가 많은 노인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본래 의미는 '노령'이나 '노인'이었다. 그러나 후에 노인과 관련된 뜻이 확대되면서 지금은 '목숨'이나 '수명', '장수'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壽(수)는 노인(老人)에게 장수(長壽)의 뜻으로 쓰는 말로 ①목숨 ②수명(壽命) ③장수(長壽) ④머리 ⑤별의 이름 ⑥헌수(獻壽)하다(장수를 축하하여 술을 드리다) ⑦오래 살다 ⑧축수(祝壽)하다(오래 살기를 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목숨 명(命),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일찍 죽을 요(夭)이다. 용례로는 장수함을 축하하는 잔치를 수연(壽宴), 생물이 살아 있는 연한을 수명(壽命), 생일 예물을 일컫음을 수의(壽儀),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에 송장에게 입히는 옷을 수의(壽衣), 살아 있을 때에 미리 만들어 놓은 무덤을 수당(壽堂), 오래 살며 길이 복을 누림을 수복(壽福), 오래 삶과 일찍 죽음을 수단(壽短), 오래 삶과 일찍 죽음을 수요(壽夭), 타고난 수명을 천수(天壽), 목숨이 긺 또는 오래 삶을 장수(長壽), 매우 오래 삶을 만수(萬壽), 오래도록 삶을 호수(胡壽), 보통 사람보다 웬 만큼 많은 나이 또는 그 사람을 중수(中壽), 더욱 더 수명을 늘여 나감을 연수(延壽), 고생을 하거나 몹시 놀라서 수명이 줄어짐을 감수(減壽), 오래 사는 복을 누림을 향수(享壽), 오래 살며 길이 복을 누리는 일을 복수(福壽), 장수를 축하함을 하수(賀壽), 환갑잔치 같은 때 오래 살기를 비는 뜻으로 잔에 술을 부어서 드림을 헌수(獻壽), 눈썹이 희고 길게 자라도록 오래 사는 수명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대하여 축수할 때에 쓰는 말을 미수(眉壽), 70세를 이르는 말을 희수(稀壽), 77세를 이르는 말을 희수(喜壽), 80세를 이르는 말을 산수(傘壽), 88세를 이르는 말을 미수(米壽), 90세를 이르는 말을 졸수(卒壽), 99세를 이르는 말을 백수(白壽), 오래 살면 욕됨이 많다는 뜻으로 오래 살수록 고생이나 망신이 많다는 말을 수즉다욕(壽則多辱), 사람의 목숨이 길어 오래도록 산다는 말을 수명장수(壽命長壽), 오래 살고 복되며 건강하고 편안하다는 말을 수복강녕(壽福康寧), 산 같은 수명과 바다 같은 복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장수를 축하하는 말을 수산복해(壽山福海), 한없이 목숨이 긺 또는 장수하기를 비는 말을 만수무강(萬壽無疆), 병 없이 오래도록 산다는 말을 무병장수(無病長壽), 수명에서 열 해가 줄어든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하거나 놀랐을 때 쓰는 말을 십년감수(十年減壽),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흐르는 물처럼 도리에 따라서 살아야 한다는 말을 상수여수(上壽如水)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貳(두 이/갖은두 이)는 형성문자로 弍(이)의 본자(本字), 贰(이)는 간자(簡字), 二(이)와 弍(이)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弍(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로 삼는 막대기가 같은 것, 弍(이)는 물건을 세는 말이며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이라고도 썼다. 貝(패)는 돈이나 물건, 돈이나 물건이 붇는 일, 또는 두 개의 물건, 다시 함을 뜻한다. 그래서 貳(이)는 수(數)의 이름. 둘. 이(二)의 뜻으로 ①두, 둘 ②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③두 마음 ④거듭하다 ⑤의심하다 ⑥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⑦변하다 ⑧배신하다 ⑨내통하다 ⑩돕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배반하는 마음을 이심(貳心), 열의 두 배를 이십(貳十), 버금으로 따르는 수레를 이거(貳車), 처가에서 사위가 거처하는 집을 이관(貳館), 수석의 다음 자리를 이석(貳席), 왕세자를 가리켜 이르는 말을 이신(貳身), 버금으로 첫째의 다음을 이아(貳亞), 둘째 처 곧 첩을 이처(貳妻), 의논이 일치하지 않고 여러 갈래로 나누어짐을 기이(岐貳), 의논이 서로 어긋나서 일치하지 아니함을 괴이(乖貳), 각 관아의 버금 가는 벼슬을 요이(僚貳), 두 마음을 품고 갈라 섬 또는 배반하여 갈라섬을 분이(分貳), 임금의 다음이라는 뜻으로 재상을 이르는 말을 군이(君貳), 배척하여 어김을 배이(排貳), 마음이 흔들리거나 의심함을 요이(撓貳), 어긋나게 갈리어 나뉨을 규이(睽貳), 두 가지 마음을 품음을 회이(懷貳), 서로 어그러져 믿지 아니하거나 단 마음을 가짐을 휴이(攜貳), 현자에게 일을 맡김에 두 마음을 갖지 말라는 뜻으로 한 번 맡긴 이상 끝까지 밀어주라는 말을 임현물이(任賢勿貳)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