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이 그리워지는 새벽시간이다.
여성가족부의 마구잡이 19금 판정은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가요 정화 운동’ ‘건전가요 운동’의 유구한 전통과 맥락이 닿아 있다. 불건전한 정권일수록 건전한 대중문화를 외치는 것이나, 시대착오적인 통제로 사회를 숨막히게 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가수 이장희씨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 1975년에 자신의 히트곡들이 금지곡으로 묶인 사연을 들려주면서
“<한잔의 추억>은 가사에 ‘마시자’는 내용이 있어 술을 권한다고 그러더라”
고 말해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
그러나 결코 과거지사로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36년 전과 똑같은 이유로 다시 19금 딱지가 붙었으니 이 노래의 운명도 참으로 기구하다.
이씨가 다시 텔레비전에 나와
“2011년에 <한잔의 추억>이 청소년들의 음주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19금 판정을 받았다니까요”
라고 말해 좌중을 배꼽 쥐게 하려면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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