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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화 목 한 사람들 원문보기 글쓴이: 빛돌
치울평시(稱物平施)
稱 : 저울 칭
物 : 물건 물
平 : 평평할 평
施 : 베풀 시
물건을 저울질하여 베풂을 고르게 한다는 뜻으로,
균형이 너와 나를 살리는 길이다는 말이다.
출전 : 주역(周易) 第15卦 지산겸(地山謙)
象曰 : 地中有山, 謙; 君子以裒多益寡, 稱物平施.
상전에 말하기를,
"땅 속에 산이 있는 것이 겸괘니,
군자가 본받아서 많은 것을 덜어 적은 데 더해서,
물건을 저울질하여 베풂을 고르게 한다."
작고 연약한 동물들은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새끼를 낳고 기른다.
쥐를 예로 들어보자.
빠른 놈은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새끼를 낳을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한 번에 스무 마리까지 낳는다.
뿐만 아니라 1년에 일곱 번도 임신이 가능하다.
참으로 경이로운 번식력이다.
왜 그럴까? 종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먹이사슬의 하층부에 있어서 구렁이나 올빼미 살쾡이 등
모든 동물의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경이로운 번식력을 발휘하여 많이 낳아도
다 잡아 먹히기 때문에 그저 현상을 유지할 정도인 것이다.
호랑이는 어떨까? 1년에 한 번만 낳고,
그것도 세 마리 이상 낳지 않는다.
더구나 새끼가 성숙할 때까지 2~3년 동안은 임신하지 않는다.
쥐에 비하면 엄청난 여유다.
먹이사슬의 상층부에 있기 때문에
태어난 새끼들이 죽을 염려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호랑이가 1년에 한 번씩 새끼를 낳는다면
어떻게 될까?
호랑이가 사는 동네에 짐승의 씨가 마를 것이다.
호랑이 한 마리가 1년 동안 먹어치우는
짐승의 수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숲의 균형이 깨진다.
반면에 지금처럼 호랑이가 멸종된 숲의 사정은 어떨까?
천적이 없어진 멧돼지나 노루가 마구 번식을 해서
사람이 사는 민가에까지 먹이를 구하러 내려오게 된다.
역시 균형이 깨진 것이다.
균형이 깨지면 그곳의 환경이 변화한다.
멸종해서 없어지는 동물과 식물이 생기고,
새로이 번창하는 동물과 식물이 생긴다.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균형이 생긴다.
살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그 숲은 멸망하게 된다.
어떻게 하든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 환경 안에서 존재할 수 있는 만큼만 동물과 식물이 살 수 있다.
동물이 더 많아지면 초목이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막화가 된다.
반면에 식물이 많아지면 동물의 사는 공간이
줄어들고 결국 산불이 나서 다 타버린다.
잡아먹히는 동물과 잡아먹는 동물과의 균형!
식물의 개체수와 그 식물을 포용해서
자라게 해주는 땅의 균형!
균형이 맞으면 현상태를 유지하며 발전하지만,
균형이 어긋나면 환경을 재편성해야 한다.
한 달에 버는 수입과 지출이 균형을 이루어야
현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비행기의 날개 한쪽이 부서져서 짧아지면
곧바로 추락하는 것과 같다.
은하계나 태풍 등도 균형이 맞을 때는 계속 커지고 번성하지만
균형이 무너지면 곧바로 소멸하고 만다.
그래서 세상의 가장 크고 훌륭한 덕목을
'균형'이라고 하는 것이다.
하늘이 "살아라!"하고 명령을 내렸는데,
그 명령을 잘 따르려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균형이 깨지면 작게는 환경이 무너지고,
크게는 우주가 무너진다.
그렇게 되면 "살아라!"하고 명령을 내리는 주체도
그 명령을 받는 객체도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잘 살아야 한다.
그래야 우주가 균형을 유지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어느 하나도 필요 없는 구성원이 없다는 생각,
나아가 그들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나를 비롯한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귀중한 것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많은 것에서 덜어 적은 데 더해주고,
사람을 저울질하듯이 잘 평가해서
알맞게 쓰이도록 한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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