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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현역 때와 비교하면 지금 선수들은?
“축구에 더 진심인 것 같아요. 전에는 축구보다 다른 생각이 많고 폭음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았죠.
지금은 거의 없습니다. 오래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몸 관리에 열심이죠. 반면에 우리 때와
비교하면 근성이 조금 약한 것 같아요. 최악으로 힘들 때 치고 나가는 힘은 절실함에서 나오거든
요. 요즘 친구들은 경기 못 뛰면 팀 옮겨달라고 하는데 저는 ‘다른 팀 간다고 널 쓸 것 같아? 여기서
새는 바가지는 거기서도 샌다’고 팩폭을 날립니다.”
(중략)
김 감독은 매년 시즌이 끝나면 정들었던 선수 몇 명과 이별한다. 좋은 조건을 제시받고 팀을 옮기는
선수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개운치 않게 헤어진 선수들도 있다. “국가대표가 된 A선수
처럼 지금도 기분이 좋지 않은 케이스가 있었어요. 저는 늘 ‘우리가 돈이 많은 구단은 아니지만 너희
가 성공할 수 있도록 내가 돕겠다. 여기에 담을 수 없는 그릇이 되면 언제든 보내주겠다’고 동기부여
를 했어요. 누구든 떠날 수 있지만 저와 최소한의 소통을 하고 축하 받으면서 떠나면 얼마나 좋겠어요.”
(중략)
“한국 축구 스타의 산실이었는데 요즘은 국가대표 한 명 나오기 힘든 팀이 됐어요. 모기업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건 알지만 좀 아쉽죠. 지금 쓰는 돈에 50억원만 더 지원하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고, 못 하면 옷 벗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12개 팀 중 11위의 예산을 가지고 2등을 하고
있는데 이것만도 기적이에요. 근데 이러면 안 되거든요. 투자하는 팀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게 맞
죠.”
(중략)
김 감독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가 솔직히 답했다. “5년째 팀을 맡으면서 우승에 대한
고민, 좋은 선수를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하지만 천년만년 이 팀에 있을 수는 없죠. 더 나
은 환경에서 뛰어보고 싶은 건 선수나 감독이나 마찬가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