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들이 매달려 있는
내 몸은 무겁다
언제부턴가
내가 내 몸을 끌고 다닌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내 몸의 뼈가 더 이상 만져지지 않았을 때
내 몸에 살이 붙고
불어난 나의 탄력 없는 살이
비곗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 앞에서
새삼스럽게 서글퍼지는 것은
그것이 대책 없이 흔들린다는 것이었다
그 미끈덩거리는 삶의 손아귀에서
자꾸만 빠져나가려 하는
현실감 없는 내 육체가
아직도 땅을 밟고 서 있어야 한다는
직립해야 한다는
그 치욕恥辱
그 치욕의 무게는 의외로 근이 많이 나간다는
출근길마다 퇴근길마다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이유는 당신이 꿈꾸었고 상처받았기 때문이라고 시인은 쓴다. 희망을 품고 오욕을 견디다 그날 하루의 무게는 완성된다.
꿈의 질량과 상처의 질량을 저울로 재면 어느 쪽이 더 무거울까. 욕망을 덜면 짓눌렸던 심장이 좀 가벼워질까. 오늘 침대맡에선 꿈을 꾸자. 꿈속에 몇 개의 그림자를 남겨두고 오자. 상실과 결여가 때로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김유태 / 문화스포츠부기자·시인〉
Bloch: From Jewish Life, B 54 - 1. Prayer (Arr. B. Kanneh-M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