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희 시인과 초대시인 김형범 시인의 대담을 듣는 동안
내내 즐겁고 재미난 시간이었습니다.
여상조 시인의 낭독입니다
누이
둥글고 환한 달빛이 어둠을 무너뜨릴 때
사내는 바람처럼 찾아와
등불의 심지를 지우곤 했다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봄 여름 가고
스산한 가을 언덕에 누워 산 그림자를 붙잡고 있다
물결처럼 연하던 속살은 고목 등짝 같고
펑퍼짐한 엉덩이는 바위처럼 무겁다
때로는 하늘로 기어오르려 버둥거려도 본다
오늘은 기어이 사내를 찾아 떠난다고
밤새 봇짐 메었다 풀었다 하면서
불어오는 갈바람에 허기진 가슴 걸어 놓고
눅눅한 마음 바싹 말려 본다
뙤약볕에 그리 간절하게 달구어야
노을빛 물드는지
가라앉은 앙금 아직 버리지 못해
길섶에서 사내의 흔적을 찾고 있는
누런 호박 내 누이
김금주 시낭독가입니다.
사랑해서 미안해
어느 날 뜨거운 바람이
눅눅한 내 가슴에 들어와
시들지 않는 꽃 한 송이 피워올렸다
하늘에 별 하나 더해지고
달빛이 쏟아지는 밤 가 보지 않은 바다에서
우린 하나가 되었다
보낼 수 없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 사람
떠나가도 이별이라 하지 말자
그대 없는 삶은 의미 없는 생
이제 너무 멀리 와, 돌아가는 길을 잃었다
기다려 달라 이별은 아니라며
돌아보지 않고 아이 같이 뛰어갔다
떠났어도 내 안에 있는 그대
떠난 빈자리에 고이는 눈물
김석 시인의 낭독입니다
가시고기
괜찮아
빈속을 찬물 한잔으로 채워도
오늘도 내 땀을 팔아야 한다
한파 몰아치는 벼랑 끝에 서서도
너털웃음 지으며
천 근 같은 삶 홀로 지고 발버둥 친다
그 뒤편에는 드센 물결 소리뿐
모래밭에 꽃 한 송이 피워보려고
숯덩이 가슴 색칠하여 팔색조가 된다
분주한 몸짓으로
거친 물살 쉼 없이 헤엄쳐도
늘 제자리인 것을
어디 있나 이정표 찾아
두리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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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7회 詩하늘 시낭송회 (초대시인 김형범) 동영상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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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늘 수고해 주시는 모습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