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두 달 가까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성북구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집값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2000가구가 넘는 '공급 폭탄'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매매가와 전셋값 모두 하락하면서 거래도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지 공인 중개 관계자는 "매매, 전세 가격이 제자리를 찾을 시점은 입주 물량이 해소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 전셋값은 7억원 후반에서 8억원대에 형성됐다. 작년 10월 이 면적대는 9억원에 세입자를 찾았는데 불과 5개월 새 전셋값이 1억원 넘게 내린 것이다. 이 단지 전용 59㎡ 전셋값도 6억원대 수준이다. 한때 전세 호가가 8억원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길음동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입주 물량은 많은데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낮추고 있다"며 "급매물은 소진됐지만, 남은 물건은 가격을 내렸는데도 찾는 실수요자가 드물다"고 했다.
길음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 전셋값이 떨어지자 전세를 끼고 매매하려고 했던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매맷값에도 덩달아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길음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해 공급 물량이 언제 소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