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리따스 이주민 초월센터]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행정복지센터 뒤편 대쌍령2리 마을회관 2층.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원관구가 운영하는 ‘까리따스 이주민 초월센터’(센터장 이정은 케빈 수녀, 이하 이주민 센터).
3월 9일(주일) 오후 2시 마을회관 2층 201호와 202호 강의실에서는 각각 15명과 22명이, 1층 경로당 한켠에서는 9명의 이주민들이 각각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사회 이해> 등 강의를 듣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201·202호 두 강의실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낀 사무실에서는 이정은 수녀가 처음 센터를 찾아 온 이주민과 상담하고 있다.
이주민 센터에서 매주 월·금요일을 제외하고 화·수·목·토·일요일 등 5일간 열리는 강의에는 가나·네팔·미얀마·방글라데시·베트남·스리랑카·우즈베키스탄·이탈리아·카자흐스탄·캄보디아·타이완·태국·필리핀 출신 등 200여 명의 이주민들이 수강하고 있다. 이들은 초월읍 관내 이주민 약 2000명 중 10%에 달한다. 센터 이용 이주민은 경기 광주시 초월읍과 곤지암읍에 거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곳 센터가 분위기 좋기로 알음알음으로 소문나 용인·여주·이천·평택·화성에서 오는 이들도 있다.
법무부 지정 ‘이민자 사회통합프로그램’(Korea Immigration and Integration Program; KIIP) 운영기관인 이주민 센터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정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 적응에 필요한 역량 강화와 행복한 다문화 가정을 이루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1년 10월 개관한 이주민 센터는 이주민들을 위해 ▲사회통합프로그램에 의한 한국어 교육(강사 13명) ▲지게차 운전 기능사 필기 자격증 교육(3월 30일 개강, 매주 일요일 8시간씩 10회 교육, 강사 이종천 토마스) ▲컴퓨터 교육 등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대한 이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경제적 자립이라는 측면에서 위와 같은 교육은 이주민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지게차 교육 수업료가 10만 원이고, 나머지 다른 과목의 접수비는 연간 1만 원이다. 매주 센터를 이용하는 이주민들은 200여 명에 달한다. 또 외국인 근로자 체류 등 상담과 의료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주민 센터는 개관 때부터 대쌍령2리(이장 김진구)와 무상 임차로 3층 건물 중 2층을 사용하고 있다.
작년 어버이날을 맞아서는 이주민들이 경로당 어르신들을 이주민 센터에 초대해 잔치를 베풀었다. 이주민들이 곤지암본당 ‘사랑의 모후’ 쁘레시디움(단장 김미선 올리바) 단원들의 도움을 받아 어르신들에게 육개장을 끓여 대접했다. 이어 이주민들이 ‘어버이에게 드리는 편지’ 낭독과 카네이션 전달에 이어 축하 공연을 펼쳤다. 또 쌀과 비누 세트 등을 선물로 드리기도 했다. 이때 할머니·할아버지들의 마음이 활짝 열려 주일마다 경로당 거실을 강의실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주민 센터에서 종교 활동을 할 수는 없으나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도와주는 한편 간접적으로 ‘그리스도 정신’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주민 센터는 오는 5월 11일(주일) 초월읍행정복지센터 대강당에서 어버이날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이주민 센터는 2024년 센터를 이용하는 이주민 30여 명으로 구성된 ‘까리따스 행복나누기’ 자원봉사단 발대식을 했다. 이들은 길거리 청소, 농촌 봉사활동, 요양원 방문 공연, 안나의 집 무료급식소 설거지 봉사, 바다 쓰레기 청소 등으로 한국인들과의 관계 개선과 소통에 힘쓰고 있다.
9일 사회통합프로그램 5단계 <한국사회 이해> 강의를 진행한 강사 최병선(63·세종시) 씨는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한류 확산 등으로 인해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센터에서 일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8시까지 수업에 참석하는 이주민들과 이해·공감·소통을 통해 동행하면서 책임감과 열정으로 그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외국인들이 한국사회를 잘 이해하고 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수녀는 3월 15·16일 센터 인근 초월본당(주임 조봉익 도미니코 신부)에서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마태 5,7)을 주제로, 이주민 센터·한국사회 이주민 현황·이주민과 함께 하는 한국 사회와 교회 등을 소개하는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16일 본당에서 청소년미사를 집전한 조봉익 신부는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30~40년 후 한국의 인구가 지금보다 현저히 줄어드는 가운데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급격히 늘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분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과 서로 어울려 함께 사는 ‘공존 관계’를 잘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의 : 010-6734-2773 까리따스 이주민 초월센터 ※후원 계좌 : 농협 351-1201-3057-13 까리따스 이주민 초월센터
[인터뷰] 까리따스 이주민 초월센터 센터장 이정은 케빈 수녀
3월 8일 이주민 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이정은 수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변방’으로 나아가기를 초대하고 있다”면서 “그 변방의 자리에 이주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어도 음식도 낯선 나라에 와서 힘든 일을 하면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이주민들에게 우리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면 좋겠다”며 “한국 사회는 이주민이 없으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녀는 특히 신자들에게 “성당을 찾아오는 외국인이 있다면 따뜻한 관심을 갖고 구역 공동체 안에서 형제애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또 “이주민 센터에서 필요한 정보와 교육을 받도록 안내해 주실 것”과 “많은 형제자매님들이 센터에 오셔서 운전·음식 준비 등의 봉사 활동에 참여 해 주실 것”을 요청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